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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연구소

사라져버린 한글자동차, 그 뒤를 잇는 센스 있는 작명방식들!

이제 막 제작된 새로운 자동차 모델에 어떤 이름을 지어주면 좋을까요? 자동차 작명은 그 모델의 개성과 매력을 함축시켜 부가적인 발광 효과까지 자아내는 마지막 화룡정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름을 지어놓고 그에 걸맞은 라인과 색상, 강점이 되는 성능을 잡아가기도 할 테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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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제작된 새로운 자동차 모델에 어떤 이름을 지어주면 좋을까요? 자동차 작명은 그 모델의 개성과 매력을 함축시켜 부가적인 발광 효과까지 자아내는 마지막 화룡정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름을 지어놓고 그에 걸맞은 라인과 색상, 강점이 되는 성능을 잡아가기도 할 테지만 말이죠.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자동차 이름에 영문과 숫자가 조합된 것이 읽기도, 부르기도 편합니다. 하지만 자동차 자체가 익숙지 않았던 과거에는 작명을 할 때에 자국의 색이 짙은 이름을 사용해 대중들에게 그 의미를 널리 알리곤 했다는데요. 그렇게 함으로써 다소 부담스럽고 어색한 탈 것인 자동차가 그나마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빠르게 스며들 수 있지 않았을까요?

 

오늘은 한글 날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과거 자동차 작명 역사부터 시작해서 전 세계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들의 작명 방식까지 둘러보려고 합니다. 그 안에서 지금은 잊혀진 ‘한글 자동차’의 위상도 한번 되새겨보도록 하자고요~! ^^


한글 자동차는 언제 생겨났을까?

우리나라의 가장 최초의 자동차는 ‘시발’ 자동차입니다. 우리말 이름을 가진 자동차인 것은 맞지만, 한자로 된 뜻을 가진 면에서 순우리말 이름이라고 할 순 없겠죠. 하지만 그 당시에는 국문과 한문이 혼용되어 사용되었던 시대였던 만큼,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와도 완벽히 닿아 있고요.

 

하지만 시발 이후의 자동차들은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된 이름을 갖고 출시되게 됩니다. 프린스, 콩코드, 포니처럼 쉬우면서도 멋진 인상을 주는 단어를 자동차에 붙였죠. 그 당시에도 자동차는 사치품이었고, 그런 사치품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영어로 된 이름을 통해 더해줄 수 있었습니다. 너무 친근한 이름은 고급스러움보다는 흔한 느낌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순우리말, 순 한글로 멋진 한국의 자동차의 면모를 뽐냈던 자동차들도 있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추억의 한글 자동차를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할게요!

■ 대우자동차 맵시, 맵시나

대우자동차 전신이었던 새한 자동차에서는 아름답고 멋이 있는 자태라는 뜻의 순우리말인 '맵시'라는 단어를 자동차에 붙였습니다. 맵시는 이름대로 맵시 있는 자동차였지만, 라이벌이었던 현대자동차의 포니 2가 너무 강력했던지라, 판매량이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새한 자동차가 대우자동차로 사명을 바꾸면서 맵시의 후속 모델을 발표하였습니다. '맵시'라는 이름에 가, 나, 다, 라....에서 두 번째 자리에 있는 '나'를 붙여 '맵시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맵시의 두 번째 모델이라는 뜻도 되면서, 맵시 난다는 뜻도 되는 거죠.

■ 대우자동차 누비라

맵시나 이후에도 대우자동차는 순 한글 이름을 한 번 더 시도했습니다. 이름을 보기만 해도 유추할 수 있듯, 다양한 도로를 누비고 다니라는 뜻을 담아서 작명을 했죠.

 

고급스러운 유선형 보디라인에, 내구성과 부족함 없는 성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는데요. 그 인기는 국내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발음하기 쉬운 이름 때문이었을까요? 출시 이후, 누비라는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왜건형 타입까지 출시되며 이름 그대로 세계를 누비고 다니게 됩니다.

■ 쌍용자동차 무쏘

쌍용자동차는 코뿔소를 뜻하는 순우리말인 '무소'를 조금 더 강하게 발음하여 만들어진 단어, '무쏘'를 모델명으로 골랐습니다. 강한 힘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동시에 가진 고급 SUV로 출시된 이 모델에게 공격적인 외양의 거대한 코뿔소의 이름을 붙인 것이 당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로고에도 코뿔소가 연상되는 디자인 요소를 집어넣기도 했는데요. 덕분에 모델의 아이덴티티가 잘 자리 잡혀서, 단종된 지 한참이 된 지금도 무쏘 하면 단단하고 강한 이미지의, 잘 만들어진 SUV가 바로 떠오르죠.

■ 삼성자동차 야무진

"Yes! Mount the Zone of Imazine!", "그래, 상상의 영역으로 올라가!"라는 야무진 문장의 머리글자를 따 만들어진 것이 바로 삼성 자동차의 1.2톤 트럭 '야무진'입니다. 하지만 모델 자체는 강성이 약해 쉽게 주저앉고 무너지기도 하면서 야무지지 못한 모습을 보였죠.

 

트럭은 그 특성상 많은 화물을 싣고 터프한 상황에서 달리게 되기 일쑤인 만큼, 야무진의 이런 연약한 강성은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트럭의 주 소비층인 용달 업계에서 야무진은 약골이란 이미지를 얻으면서 외면받게 됩니다. 이후 삼성 자동차가 파산을 하게 되면서 상용차 사업을 접게 되었고, 야무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1. 장소의 의미를 살린다

한글 자동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 이름에도 트렌드, 즉 유행이란 것이 있습니다. 몇몇 브랜드들은 그들이 고집하는 자동차 작명 기법을 이후 모델이 나올 때에도 계속해서 적용하곤 했는데요. 그중 특색 있는 것 중 하나는 자동차 이름에 장소가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를테면 국내에서는 세계 휴양지 중 자신들의 브랜드와 이미지가 흡사한 곳을 선정하여 이름에 담아내곤 했는데요. 아래 예시처럼 현대자동차, 쉐보레, 쌍용자동차가 최근까지 그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현대자동차

▲ 현대자동차 싼타페

현대자동차의 SUV들은 세계의 휴양지 이름을 따와서 만들어졌습니다. 휴양지 특유의 에너제틱 한 분위기와 특유의 풍경, 그리고 도시와는 달리 거친 도로를 만나게 되는 돌발성 등이 현대가 원하는 SUV의 이미지와 잘 맞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현대의 대표 SUV인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의 휴양지 이름입니다. 미국 중부에 위치한 도시인데요. 스페인어로 '거룩한 믿음이라는 뜻'의 '싼타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수도이기도 합니다.

투싼 역시 미국을 대표하는 장르인 서부극이 시작된 애리조나 주의 도시 이름입니다. 코나는 미국령 하와이 섬의 북서쪽에 위치한 휴양지 이름입니다. 세계 3대 커피로 불리는 코나 커피로도 유명하죠.

■ 쉐보레와 쌍용자동차

▲ 쉐보레 말리부

그 밖에도 세계의 유명한 휴양지 이름을 따온 자동차들은 많이 있습니다. 쉐보레의 대표 SUV였던 말리부는 해안 도로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작지만 화려한 바다마을, 올란도는 오렌지로 유명한 플로리다 주의 유명 휴양도시 이름이죠.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역시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작은 관광 도시입니다.


2. 연관 단어를 끊임없이 파생한다

작명 시 브랜드의 중심이 되는 단어를 선정하고, 명확하게 파고드는 제조사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차에서 ‘처음’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첫사랑’, ‘설렘’, ‘낯섦’과 같은 단어들을 파생하는 것처럼 말이죠.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람보르기니와 폭스바겐이 있는데 각각 어떤 단어를 중심으로 이미지에 무게를 싣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역사 속의 전설적인 투우 소의 이름을 따와서 차에 붙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소의 이름이 아니더라도 유명한 투우사의 이름이거나, 혹은 투우용 검의 이름처럼, 투우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이름들로 지어지고 있죠. 단순히 설립자인 페루치오가 투우의 팬이었다는 이유 때문이지만, 덕분에 람보르기니 하면 투우 소의 단단하고 터프한 이미지가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 람보르기니 이슬레로

이슬레로는 1947년의 경기에서 투우사의 칼에 찔리고도 그런 투우사를 죽이고 살아남아 전설이 된 소의 이름입니다. 디아블로는 1867년대 유명했던 스페인의 귀족 공작의 투우 소로, 유명한 투우사인 엘 치코로의 경기에서 유명해졌습니다. 무르시엘라고는 1879년 코르도바의 유명한 투우 경기에서 투우사가 휘두른 24번의 검술에서도 살아남아 유명해진 소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에스파다는 투우사의 검을 뜻하는 스페인어죠. 아벤타도르는 비교적 최근인 1990년 대 사라고사에서 열린 투우 경기로 유명해진 투우 소의 이름입니다. 그 밖에도 우라칸, 아스테리온, 베네노 등 많은 람보르기니의 모델들이 과거 거친 싸움에서 승리한 투우 소들의 이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주요 모델들에 바람과 관련된 단어들로 자동차의 이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바람에서 느껴지는 역동적인 이미지와 강한 힘을 연상시키게 하기 위해서죠.

▲ 폭스바겐 제타

골프는 멕시코 만류의 강한 북남풍의 별명인 걸프 스트림에서 따왔습니다. 제타의 이름은 대기권의 위쪽 부분에서 주로 나타나는 빠르고 좁은 공기의 흐름인 제트기류에서 따왔죠. 파사트는 고압대에서 저압대를 향해 부는 바람인 무역풍의 독일어입니다. 시로코는 초여름에 아프리카를 넘어 이탈리아로 불어오는 지중해 풍을 부르는 말입니다.


3.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다

독일의 주요 3사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는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해 모델명을 짓습니다. 이 방식을 알파뉴메릭이라고 하죠. 알파벳과 숫자를 붙이는 방식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 있어, 이 브랜드들이 이름을 짓는 공식만 알아도 해당 모델의 크기와 특성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 BMW

BMW의 경우, 홀수 숫자는 4도어를 가진 세단 스타일의 모델에 붙게 됩니다. 짝수는 2 도어의 쿠페 스타일 모델에 지정되죠. 1 시리즈는 소형, 3 시리즈는 준중형, 5 시리즈는 중형, 7 시리즈는 대형의 세단, 혹은 해치백 타입 모델로 출시됩니다. 짝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2, 4, 6의 세 가지 크기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X가 앞에 붙으면 SUV 라인이 되고, i가 붙으면 전기차 라인이 되죠. 마지막으로 숫자 뒤에 i가 붙으면 휘발유를, d가 붙으면 디젤연료를 사용하는 모델이란 뜻이 됩니다.

■ 그밖에

▲ 벤츠 E 클래스

아우디와 벤츠는 모델 특성에 따라 알파벳을 붙이고, 여기에 배기량과 관련된 숫자를 붙여 이름을 정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벤츠 E 220d라면 E 클래스의 2.2 리터급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인 거죠.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의 자동차들이 알파뉴메릭 작명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기아자동차의 K 시리즈도 알파뉴메릭을 사용하고 있죠. 그 밖에도 많은 브랜드들이 이 방법을 이용하여 자동차의 이름을 짓고 있습니다.


오늘은 순우리말로 된 우리나라 자동차 이름의 역사와 함께,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작명 방식을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결과 각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작명 규칙을 엿볼 수도 있었는데요. 현대자동차의 휴양지에서 이름을 따오는 방식, 폭스바겐의 바람과 관련된 단어로 짓는 방식, 벤츠의 알파벳과 배기량을 조합한 알파뉴메릭 방식 등이 인상 깊네요.

 

이쯤 되면 새로 나올 모델의 그럴싸~한 이름, 여러분도 지어볼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멋진 이름이 생각난 분들은 자신 있게 의견을 공유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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