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 없어도 김민희는 여유롭다

조회수 2017. 5. 30. 18: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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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칸의 김민희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이하 현지시각) 12일간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마침내 축제의 막을 내렸다.

출처: 칸오피셜페이스북
올해 칸의 해변은 영화인들의 고고한 자태와 아름다운 열정으로 가득차 수많은 볼거리를 남겼다. 그 중에서도 국내 언론 및 대중에 가장 뜨거우면서 차가운 관심을 받은 이가 있다면 바로 배우 김민희 아닐까. 누구보다도 대중적이고 친근했던 그였지만, 이제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의 스캔들 주인공이자 홍 감독의 예술적 원천으로 저 멀리 자리한다.
출처: 시네마 스코프 트위터
김민희는 앞서 지난 2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한국 영화사의 잊지 못할 족적을 남기게 됐지만, 그의 연인인 감독 홍상수와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처연하면서도 신비로운, 그 특유의 감성 짙은 연기가 이미 세계 영화인들의 뇌리에 깊이 녹아들었다는 점. 김민희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이어 올해 홍상수 감독의 '그 후'로 2년 연속 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로서의 저력을 다시금 각인시킨다.

하지만 김민희가 노렸던 칸의 여왕 자리는 영화 '인 더 페이드'(파티 아킨 감독)의 다이앤 크루거에게 돌아가며 불발됐다. 저명한 평론가, 기자의 평으로 발표된 프랑스 영화 전문 사이트 카오스 레인즈의 평점은 5점 만점 중 4.66. 스페인 영화 전문 사이트 투다스 라스 크리티카스 역시 8.13을 내리며 황금종려상 유력한 후보로 선정한데 반하는 결과였다. 애초에 이 점수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지만 홍 감독과 김민희가 유럽 영화계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만큼은 입증받은 셈이다.
출처: 칸오피셜페이스북
이로써 김민희는 홍상수의 뮤즈 뿐만 아니라 유럽의 뮤즈로 다시 태어난 듯 해보인다. 특히나 칸에서 그가 보여준 자유롭고 또 여유로운 애티튜드는 국내 정서보다는 유럽에 더 어울리기도 하니 말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색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그. 이제서야 안착한 듯 보이는 듯하다.

국내 대중이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치명적 스캔들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김민희 스스로도 다시 국내의 워너비로 돌아올 생각은 없는 듯 보인다. 김민희의 이 같은 뚝심(?)은 남다른 스타일링에서도 느껴진다.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듯 현재 많은 브랜드들이 쉬쉬하며 김민희 의상 협찬을 꺼리고 있다. 김민희는 여기에 마치 개의치 않는 듯, 이번 칸 영화제에서 시즌이나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미(美)를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그가 선택한 드레스 중 가장 화려했다고 할 수 있는 블랙 벨벳 드레스 역시 소재에서 오는 묵직한 분위기와 앤티크 한 디테일로 오묘한 뉘앙스를 풍긴다. 이는 블루걸(blugirl) 컬렉션 제품.
출처: 퍼스트룩
앞서 지난해 칸에서의 김민희는 '아가씨'로 국내·외 인기와 명성에 있어 정점을 찍은 만큼, 유명 하이엔드 브랜드의 컬렉션 드레스만을 선택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포토콜 행사에서는 샤넬(CHANEL)의 슬립 드레스로 고혹적인 로맨틱 룩을 선보였고, 레드 카펫에서는 살결이 은은하게 비추는 구찌(GUCCI) 오트쿠튀르 튤 드레스에 신비로움을 더했다. 당시 프랑스 칸의 호텔에는 김민희만을 위한 드레스 룸이 마련될 만큼 명품 브랜드의 김민희 사랑은 대단했다. 구찌의 레드 드레스 역시 장인의 손길을 거쳐 제작된 단 하나뿐인 의상으로 이와 같은 애정을 받은 배우는 김민희가 국내 최초라고 전한다.
출처: 퍼스트룩
칸 해변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우아한 트렌치 룩도 큰 화제를 모았다. 자연스러운 볼륨감이 느껴지는 실루엣 그리고 이를 한층 세련되게 연출해주는 샌들 힐까지,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 더욱이 눈에 띄었다. 트렌치 형태의 드레스는 셀린느(Celine) 제품.

이 같은 명품 브랜드로부터의 러브콜은 비록 작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희의 스타일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는 작년이나 지금이나 자신만의 취향 가득한 드레스를 고집한다. 애교스러운 소녀풍 디테일, 부담스럽지 않은 실루엣. 검은 머리와 옅은 화장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동양적인 분위기까지 김민희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출처: 칸오피셜페이스북
출처: 칸오피셜페이스북
칸 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섹션에 공식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에 함께 출연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정진영과 함께 자리한 김민희의 모습이다.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두 벌의 옷은 모두 르메르(lemaire) 컬렉션 제품.
출처: 칸오피셜페이스북
출처: 칸오피셜페이스북
끝으로 올해 칸 영하제의 기자회견에서 김민희가 착용한 경쾌한 리듬감이 느껴지는 블랙 롱 드레스는 록산다(Roksanda) 제품. 치마 아랫단 컬러풀한 슬릿 디테일로 포인트가 더해져 있다.

한편 지난 28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는 '더 스퀘어'(루벤 외스틀룬드 감독)가 황금종려상을, '120BPM'(로뱅 캉피요 감독)이 심사위원대상을, '매혹당한 사람들'(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감독상을,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의 호아킨 피닉스가 남우주연상을, '인 더 페이드'의 다이앤 크루거가 여우주연상을, '러브리스'(안드레이 즈뱌긴체브 감독)가 심사위원상을,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프티미스 필리포우,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의 린 램지 감독이 각본상을 받았다.


또한 '어 젠틀 나이트'(치우 양 감독)가 단편 황금종려상을, '카토'(테포 아이락시넨 감독)가 단편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 '준느 팜므'(레오노르 세라이예 감독)가 황금카메라상을, '히카리'(나오미 카와세 감독)가 에큐메니컬상을, 니콜 키드먼이 70주년 특별 기념상을 수상했다.

글=최트멍(셀럽스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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