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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웨딩 플래너 양선희, 웨딩 불황기에 잘 나가는 이유

조회수 2017. 10. 24. 16: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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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스픽 트렌드100

※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7년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 마흔일곱 번째 주인공은 상위 1% 웨딩플래너라는 타이틀의 패밀리 웨딩 양선희 대표입니다.

흔히 웨딩 플래너하면 웨딩이라는 단어가 전하는 분위기 때문인지 화려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또각 또각 하이힐을 신고, H라인 스커트를 입은 똑 부러진 이미지. 하지만 실제 만난 양선희 대표는 똑 부러진 인상 만큼은 그 편견과 같았지만, 낮은 굽의 단화에 편하지만 단정한 옷차림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가 최근 오픈한 패밀리웨딩의 직원들의 옷차림은 그와 비슷했다.

"예쁘게 보이는 건 신부님만 그러면 돼요. 저희는 빨리 일 처리 할 수 있는 편한 차림으로 일을 해야 하죠. 그리고 힐은 건강도 상하게 해요. 건강하지 않은데 어떻게 신부,신랑님을 만나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겠어요?"

알고보니 이 엇비슷한 옷차림은 양 대표가 직접 마련한 이 곳, 패밀리 웨딩의 유니폼이라고 한다. 직원이 행복하게 일 할 수 있어야만 행복하기 위해 결혼의 번거러운 작업에 들어가는 신랑신부들의 예민함을 더 따듯하게 맞을 수 있다는 철학. 그것이 양 대표가 패밀리 웨딩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하 일문일답)

-최근에 출산을 했습니다. 출산 직후 새 회사를 차려 독립하셨어요.

▶조리원에서 나온 뒤 3일 후부터 바로 일했어요. 살 빼려고 미역국에 국물도 안 마시고 간식은 입에도 안대고 하루 한끼 먹었죠. 모델 장윤주 씨와 같은 조리원에 있었는데, 조리원 직원분들이 저더러 모델보다 더 독하다고 하셨어요(웃음). 그런데 어떡해요. 저는 이제 제 회사를 차려 빨리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살도 안 빠진 상태로 복귀하면 어떡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육아는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저희 아기는 아직도 통잠을 안자요!

-홍록기 씨의 웨딩회사에서 꽤 오래 일을 하셨고, 두 분 사이가 끈끈한 걸로 알고 있어요. 독립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임신 중에 홍 대표님과 정말 많이 상담을 했어요 상담했다. 그런데 이제 아이가 생기면 정시 출퇴근이 쉽지 않은 일이 될테고 제가 연봉이 꽤 높은 편이었는데 그 돈을 받으면서 정시 출퇴근을 안한다는 게 폐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또 10년 가까이 그 회사에 실무적인 일들을 제가 다 했었는데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고도 솔직하게 말씀드렸죠(웃음). 그렇게 독립하기로 해놓고도 제가 출산하고 나서 가장 먼저 찾아오신 분이 홍록기 대표님이셨어요. 조리원에서 나와 집에 갔을 때도 일등으로 찾아오신 손님이셨고요. 아기 옷을 바리바리 사오셨는데, '저 그만둔다니까 왜 이러세요'라며 장난 쳤더니 '네가 일을 그만두는거지 나랑 인연을 그만두는 건 아니지 않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최고에요. 회사 오픈 때도 회사 첫 박람회 때도 제게 제일 먼저 연락주셔서 '무조건 성공해라'라고 응원해주셨어요. 

-그렇게 든든한 주변 사람들이 있음에도 독립 준비는 힘든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텐데요.


▶그럼요! 사람들이 사업할 때 왜 빚을 지는지 알겠더라고요. 사무실 공간이 작은데도 월세가 400이 넘어요.


-국내 최고의 웨딩플래너로서 웨딩 플래너가 갖춰야 할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웨딩일을 좋아해야 하고요. 신랑신부님과 일로 만난다기 보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드레스를 고르고 하는 것들이 재미있고 행복해야 돼요. 저희는 1년 365일 핸드폰을 끌 수 없어요. 비행기 탈 때 빼고요. 특히 카톡이라는 게 생긴 후부터는 신부님들이 질문거리를 잊어버릴 까봐 궁금할 때 바로바로 남기시는데, 답을 해드려야 하죠. 또 명절 때도 아플 때도 그분들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치르시는 분들이기에 그분들과의 약속을 펑크내면 안되니까 쉴 수 없죠. 저 같은 경우는 출산하기 이틀 전에도 상담했어요. 또 아기 낳고 나와 잠깐 정신이 들었을 때도 신부님들 질문과 일정을 체크했었죠. 이런 일이 스스로에게 행복으로 다가와야 해요.


-회사를 차리시면서 새 식구들을 꾸릴 때도 이런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겠네요.


▶ 사실 전 이 회사를 차릴 때 그런 마음을 가진 친구들과 소소하게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오픈하니 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너무 많았죠. 모두 7년 지기 10년 지기 오랜 친구들이에요. 제가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모였죠. 사무실을 복층으로 나눠 30명이 다 앉을 공간을 만들었어요. 그래도 (공간이) 부족하죠. 다행히 저희 쪽에 투자하시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 사옥을 짓고 있어요. 올 12월에는 사옥으로 이사를 갈 예정입니다.


-단 시간에 크게 성장했네요.


▶운이 좋았어요. 투자자분들 덕분이죠. 중국 하이엔드급 고객분들이 요즘 한국식 웨딩에 관심이 많아요. 저희 회사에서도 그 분들의 예식을 많이 진행 중인데 투자자분들과 그 수익구조에 대해 이야기 하기로 했어요.


-요즘 중국 결혼 트렌드가 한국식인가요?


▶맞아요. 부유한 집안에서는 한국식으로 하고 싶어하죠. 중국에서 가장 대박이 난 한국 사업이 조리원이고 두 번째가 웨딩이에요. 중국에서는 결혼식 때 남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다 보니 식이 성대해야 시집을 잘 갔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에요. 보여지는 게 무척 중요한 거죠. 사드 때문에 아무리 분위기가 안 좋아도 돈을 싸들고 오세요. 한국에 친구들을 다 초청해 총각처녀 파티도 하고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까지 다 하고 돌아가시죠. 여자분들끼리 와서는 성형도 많이 하고 가시고요. 그런 예약들도 다 저희가 잡아드리죠.


-한국은 도리어 스몰웨딩이 유행하는데 말이죠.


▶웨딩의 형태는 정말 다양하죠. 한국은 현재 스몰 웨딩이 유행하지만, 또 베트남에서는 결혼에 돈을 많이 써요. 월급이 40~80만원 정도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드메에 200만원 정도를 쓰는 편이에요. 베트남은 청년층이 총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앞으로 우리나라의 웨딩업체들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할 것 같아요.


-그런데 박수홍 씨가 한 방송에서 말씀하셨듯이, 한국에서 스몰웨딩이 유행한 것이 정말 웨딩업계에 타격이 컸나요?


▶그럼요.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신랑 신부님들이 남들이 하는 걸 다 하면서 스드메 가격만 낮추길 원하세요. 하지만 현실상 단가가 더 낮아질 수는 없어요. 가전가구도 꼭 필요하고 폐백 음식도 적게 하고 주례도 아는 분께 부탁드려 약소하게 하는 등 모든 허례허식을 빼는 게 진정한 스몰웨딩인데 스드메만 싸게 하는 걸로 인식이 되서 아쉽긴해요. 실제 스몰 웨딩은 하객 몇 명만 불러 심플하게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원하는 스몰 웨딩은 뭔가 야외 느낌이 나면서 예쁘고 꽃 장식이 어마어마하게 있어야 하는 거예요. 웨딩홀 처럼 이미 꾸며진 공간은 돈이 덜 드는데 그런 웨딩은 돈이 더 많이 들어요. 그래서 결국 웨딩홀로 바꾸게 되는 경우도 많죠. 진짜 스몰 웨딩을 원하면 충분히 할수 있지만 예쁘게 하려면 비싸다고 말씀드려요.


-요즘 웨딩업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양 대표님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을 종종 받아요. 저는 늘 인맥이라고 말하죠. 지금까지 제가 진행한 커플이 2000쌍 정도 돼요. 다 소개로 진행이 됐죠. 요즘은 웨딩 플래너 마진이 30만원 정도 되지만 저희 회사는 50만원이에요. 저한테 오시면 더 비싸지는 이유죠. 하지만 저는 그 외 부분에서 아껴드리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예를 들어 기타 업체에서 플래너에게 주는 수수료 라는 게 있는데 저희는 그걸 받지 않겠다고 해요. 그 대신 업체에 신부님께 할인을 해달라고 요청 드립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더 싸지는 거죠. 그리고 저희-업체-신랑신부님 간에 신뢰가 생기고요.


-사실 양 대표님 인맥이 대단하다고 들었어요.


▶재미있는 인연이 많아요. 회식을 갔는데 우연히 마주쳐서 친해진 사람이 김세진 감독님이에요. 그러다 가족들도 다 아는 각별한 사이가 됐죠. 감독님 배구단 선수들 결혼은 제가 다 진행하게 됐어요. 또 한 번은 친한 동생이랑 술을 먹다가 '내가 TV에서 장진 감독님을 봤는데 너무 멋있어. 그런 분과 이야기 한번 해보고 싶어' 했는데 마침 그 동생이 장진 감독님과 아는 사이라 몇 시간 뒤에 정말 제 앞에 장진 감독님이 계신 거에요. 그 후로 정말 많이 얻어 먹어 '제가 도와드릴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주세요' 했는데 '너한테 도움 받을 일은 안 생겨야지' 하시며 사양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참 많은 예식을 진행하셨을 텐데, 그 중 기억나는 건요.


▶제일 당황했던 것은 하하 씨 결혼식에서 축의금을 받은 거예요. 축의금을 받아야 하는 가족분들이 1부 예식이 끝난 뒤 식장으로 들어가버리셨거든요. 그런데 워낙 하객이 많아 뒤늦게 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제가 결국 축의금을 받게 됐죠. 플래너하면서 처음으로 축의금 받은 날이었어요.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제 결혼식인데, 결혼식 축가를 몇 년째 친하게 지낸 신부님이 해주셨어요. 노래를 썩 잘하진 않으셨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그분의 결혼이 인연이 돼 저와 만나게 된 것인데 그런 분이 제 결혼에서 축가를 불러주셨으니까요. 참, 그분과 친해진 계기도 재미있어요. 준비 과정 동안 너무 편하고 잘해주셨던 신부님이셨는데 결혼식 당일날 드레스가 바뀐 거예요. 그분이 고른 드레스는 다른 신부님이 이미 가져 가버렸고, 제가 급하게 다시 드레스 샵에 가서 다른 걸로 골라드렸는데 화를 내지 않으셨어요. 그렇지만 저는 얼마나 미안해요. 결혼식 끝날 때 까지 케어 다 해드리고 신혼여행 갔다 오실 때도 픽업을 갔어요. 본식 사진 나올 때도 직접 가져다 드리고요. 그런데 오히려 더 고마워 하시면서 지금은 언니 동생으로 지내고 있죠.


-끝으로, 웨딩 플래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양 대표님이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알려주세요.


▶어쩔 수 없이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말을 예쁘게 잘하는 부분을 보게 돼요. 이 일은 처음부터 돈을 잘 벌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이야기 해주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인지를 체크하죠. 플래너 입장에서는 여러 예식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신부님들에게는 평생 딱 한 번 있는 일이잖아요. 우리에게 실수는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업체가 실수하더라도 그건 플래너 잘못이 되는 거구요. 수없이 확인 절차가 필요한 직업이에요. 그래서 전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책임감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또 본인이 꼼꼼한지를 스스로에게 한 번 더 물어보라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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