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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동료 고양이의 죽음을 이해할까

조회수 2021. 1. 19. 13: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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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어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기 고양이 소식을 우린 가끔 접합니다. 고양이 눈에 죽음은 어떻게 비칠까요. 고양이도 우리 인간처럼 죽음이라는 것을 이해할까요. 

사례 하나. 

2묘를 둔 어느 반려묘 가정. 고양이들은 식기 하나를 사용했습니다. 커다란 밥그릇에 2마리 분의 밥을 집사가 부어주면 사이좋게 나눠먹었죠. 


시간이 흐르고 먼저 하늘의 부름을 받은 고양이가 생겼습니다. 집사는 전과 같이 그 밥그릇에 밥을 줍니다. 사료의 양만 1묘 분으로 줄인 채.  


그런데 남아 있는 고양이는 밥을 딱 절반만 먹습니다. 마치 동료 고양이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 여기고 그 몫을 남겨두기라도 하듯이 말이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 고양이는 나머지 식사에는 절대로 입을 대지 않습니다. 동료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 지 1년 반이 훌쩍 지났을 때도 이 고양이는 절반의 식사만 했다고 합니다.

사례 둘. 

역시 두 고양이를 둔 반려묘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두 고양이는 평소 사이가 좋았습니다. 그러다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 친구처럼 지낸 고양이가 보이지 않자, 남은 고양이는 계속 울면서 집안을 돌아다닙니다. 마치 동료 고양이를 애타게 찾는 것처럼.  

두 사례만 보더라도 최소한 고양이는 동료 고양이가 존재하고 있지 않음을 확실하게 인식합니다. 그렇다면 고양이도 우리 인간과 같은 감각으로 동료 고양이의 죽음을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고양이가 죽음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상실감’은 느낀다고 합니다.


함께 사는 고양이 또는 개의 죽음이 다른 고양이 또는 개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2016년에 발표된 논문(Walker JK, Waran NK, Phillips CJ. Owners 'Perceptions of Their Animal 's Behavioural Response to the Loss of an Animal Companion. Animals. 2016)에 따르면 고양이(개) 가 동료 고양이(개)의 죽음을 경험하면 행동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 집사에게 바싹 붙어서 곁을 떠나지 않고,
  • 영토 의식이 더 강해지며,
  • 죽은 동물이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다닌다.
  • 또 우는 횟수와 크기에 변화가 생긴다.

동료 고양이의 상실감에 따른 이런 행동 변화는 무려 6개월간 계속되는데, 더 놀라운 것은 죽은 동물이 동종이든 이종이든 상관없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펫로스증후군처럼 앓는 인간처럼, 고양이도 적잖은 심신 증세를 느낀다는 이야기인데요.


안타깝게도 상실감을 앓는 고양이에게 집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마음을 추스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밖에 없다고 합니다. 새로운 고양이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만, 잘 알려져 있듯 궁합이 서로 맞지 않으면 오히려 상황만 더 악화될 수 있으니 반드시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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