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랩

피아노 액션 위에 누워 있는 이 고양이. 

2분 6초가 지나서까지도 꿈쩍 하지 않았을 때, 마취된 고양이를 올려놓고 촬영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불쾌감이 엄습합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피아노 소리는 차치하고라도 시시각각 움직이는 레버 위에서 숙면한다는 게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연주자가 그 예민한 앞발의 위치를 잡아 옮겨도 고양이는 꼼짝하지 않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잠자는 고양이를 보여주는 동영상.

“뭔가 수상해…”

라고 확신이 드는 2분 7초의 순간. 고양이가 잠에서 번뜩 깨어납니다. 피식 입가에는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고양이는 안전지향주의자입니다. 자신의 영역 내에서 선조 때부터 혹은 자신이 터득해놓은 가장 안전한 방법대로 살아가고자 하죠. 신뢰하는 집사 곁은 대부분의 집고양이가 느끼는 가장 안전한 장소라는 데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