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랩

하지만 오히려 다른 여러 국가에서는 그 자태와 눈빛을 신비로이 여겨 '길조'로 받아들였다. 검은 고양이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따스한 시선들.

영국에서는 검은색을 행운의 색으로 여긴다. 그래서 선원들은 검은 고양이를 배에 태우면 항해를 무사히 마치고 안전히 집에 귀가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와 함께 검은 고양이가 집에 있으면 무사 귀환을 빌어준다고 믿었다.

영국에서는 결혼식 당일 신부가 검은 고양이를 입양하면 결혼 생활에 축복이 깃든다는 믿음이 있다. 검은 고양이가 더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해주고 집 안에 악의 기운이 들어오는 것도 막아주는 수호신의 역할도 해준다고 믿고 있다.

이집트에서 검은 고양이가 행운의 기원으로 여겨진 것은 고대 여신 바스트(Bast)의 신성한 검은 고양이와 함께 시작되었다.
바스트는 매우 까탈스러운 성격의 여신이었는데, 유독 검은 고양이를 신성하게 여겼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호의를 사기 위해서 검은 고양이를 가정에서 데려왔고, 그 대가로 바스트는 부와 번영으로 가정을 축복해 줬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마타곳(Matagot)'이라고 부른다. 마타곳은 영혼이 깃든 동물을 일컫는다.
검은 고양이는 귀한 영혼이기 때문에 저녁식사 전 일부를 먼저 나눠주거나 잠 잘 곳을 마련해주거나 혹은 죽고 난 뒤 장례를 잘 치러주면 그 사람에게 행운으로 보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프랑스에서 검은 고양이는 때로 마법사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프랑스 농민들은 다섯 개의 길이 교차하는 곳에 검은 고양이를 놓아두면 고양이가 보물과 재화가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고 믿었다.

고양이 친화적인 국가로 알려진 일본. 일본에서는 길을 건너는 검은 고양이를 보는 것을 길조로 여긴다. 절대로 방해하거나 중간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검은 고양이가 주는 행운을 온전히 받는 방법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싱글 여성이 검은 고양이를 키우면 좋은 배필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검은 고양이가 좋은 기운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검은 고양이를 키우는 싱글 여성은 매력적으로 어필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한 번쯤은 ‘마네키네코’라는 일본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앞발을 흔들고 있는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는 손님을 끌어 모으는 상징으로 여겨져 상점 카운터에 놓이곤 한다. 검은 마네키네코는 이뿐 아니라 나쁜 기운과 악을 쫓아낸다고 믿는다.

노르웨이 신화에서 사랑, 풍요, 아름다움의 여신인 프레야(Freya)는 두 마리의 검은 고양이가 끄는 전차를 탄다.
프레야의 사랑을 얻기 위해 농부들은 그녀의 밭에 그 고양이들이 먹을 우유 두 접시를 두곤 했다. 그러면 프레야는 그들에게 풍족한 농작물을 주면서 축복하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중국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집안에서 행복하게 키우면 가족들을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믿는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집에서는 고양이 형상을 집의 북쪽에 둬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