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에서 유행한다는 고양이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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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자 수도인 '베른', 이 도시의 많은 건축물 벽면에는 수년 전부터 독특한 형태의 작은 사다리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고양이들이 건물 내부와 외부를 드나들기 쉽도록, 또는 여러 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 위해 '고양이 전용 사다리'를 만든 것.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브리짓 슈스터(Brigitte Schuster)는 5년 전 베른을 거닐다가 독특한 사다리가 설치된 건물을 발견했다. 작가는 사람이 사용하기엔 너무 작은 이 사다리는 오직 '고양이'만을 위한 사다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는 큰 감명을 받게 된다.
고양이가 쉽게 점핑할 수 있도록 건물에 만들어진 고양이 사다리에서는 사회학적, 건축적, 미적 관점이 드러났다. 이내 고양이 사다리가 보존되고 다음 세대에도 전달되기를 바란 작가는 이 같은 기획의도가 담긴 <스위스 고양이 사다리>라는 사진집을 발간하기에 이른다.
그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엮어진 이 책은 고양이 사다리와 주변 건축물과의 관계성(context)을 사진에 기초해 연구되었으며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를 조사하는 데 사용된다고.
이쯤 해서 작가가 촬영한 사진 몇 점을 살펴보자. 그에 눈에 비친, 시민들이 가진 지식을 동원해 사다리를 만드는 방법은 매우 창의적이었다.
1. 인간용 계단을 활용한 사례
2. 기존 우편함을 이용한 사례
3. 배관을 활용한 사례
4. 나선형 계단으로 만들어준 사례
5. 건물 옆 고목나무를 이용한 사레
6. 건물 외벽에 계단을 낸 사례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작된 고양이 전용 사다리 설치는 이제 '고양이 사다리 현상' 이라고 불릴 만큼 베른뿐만 아니라 스위스, 더 나아가서는 유럽 각 지역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민들끼리 만드는 방법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또 고양이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디자인을 고려한 사다리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점점 보기 좋은, 견고한 사다리로 발전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양이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을 겉으로 드러냄으로써, 더 많은 시민들이 고양이에 대해 친화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하나의 움직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이다.
브리짓 슈스터 작가는 “사다리들이 일회적으로 호기심이나 단순 재미를 위해 설치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고양이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하거나 낡아서 위험해졌을 때는 교체나 수리를 하는 등 지속적인 유지를 하면서 베른 지역의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 | 캣랩 김유란 기자 yukim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