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랩

 ‘3년 기른 주인 3일이면 잊는다’는 속담이 일본에 있을 정도로 고양이는 기억력이 나쁘다는 오해를 받습니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정말 기억력이 나쁜 걸까요? 고양이의 기억력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칩니다.  

하나, 단기 기억력에 강하다 

고양이의 기억력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는 단기 기억력에 강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단기 기억력이 보통 30초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먹이를 이용한 고양이 단기 기억 테스트에서 고양이는 무려 인간의 20배인 10분 이상이나 기억했다는 어느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먼저 여러 개의 상자를 준비하고 개와 고양이에게 사료가 들어있는 상자만 전구에 불이 들어온다고 인식시킨 다음 각각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개는 5분 정도만 기억할 수 있었던 반면 고양이는 16시간이나 기억하고 사료가 들어있는 상자를 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둘,  관심이 있는 것만 기억한다

그렇다면 왜 고양이의 기억력에 관해 이런 오해들이 생기는 걸까요. 아마도 두 번째 특징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양이의 기억력 특징 두 번째는 자신이 흥미 있는 것만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실험은 또 다른 버전이 있었으니 바로 사료를 장난감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고양이의 기억력은 10초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흥미를 가졌느냐가 실험 결과에 큰 차이를 줬는데요. 개에 비해 고양이에게 훈련이 잘 통하지 않았던 이유는 기억력의 문제가 아닌 흥미가 없는 것에는 시큰둥한 고양이의 성격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셋, 안 좋은 기억은 오랫동안 기억한다

고양이가 단기 기억에 강하다고 했지만 장기 기억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랍니다. 장기 기억은 단기 기억이 반복되어 머릿속에 정착되는데요. 

특히 고양이는 좋지 않았던 일에 대한 기억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싫어하는 것, 불안, 공포, 아픔 등의 기억은 그때의 상황을 연상시키는 냄새나 소리 등과 연관 지어 기억해 내고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만약 동물병원, 욕실 등 특정 장소나 인물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면 이와 관련해서 고양이가 싫어하는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 집사? 당연히 기억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집사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 고양이는 집사를 기억할까요? 

고양이는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자신을 돌봐주고 사랑해준 집사를 당연히 잊지 않습니다. 집사와 함께 지낸 시간이 쌓이면서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집사와 떨어져 지낸 고양이는 2~3년 정도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고 결국은 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캣랩에서 ‘고양이는 결코 주인을 잊지 않는다(하단 참조)’라는 기사를 통해 소개한 구짱도 길러준 할아버지와 2년 만에 만났지만 목소리를 잊지 않고 있었네요. 글 | 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