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렌즈 2 체험기 – 신이 된 기분

조회수 2020. 11. 2. 15: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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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AR 글래스 홀로렌즈 2가 국내에도 정식 출시된다. MS는 이 기기를 두고 혼합현실(Mixed Reality) 기기라고 부른다. 원리 자체는 현실에 가상의 상을 띄워주므로 AR과 동일하다.

홀로렌즈는 아직까지는 기업용 제품으로 출시된다. 소비자는 이 제품으로 비교적 간단한 기능만을 실행할 수 있는 반면, 기업에서는 안전이나 교육 등 중요한 영역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격이 3500달러로 가격 접근성이 높지 않다.

기업에서는 주로 원격지원과 진단, 교육, 의료, 영업 지원 등에서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는 만져볼 일이 많지 않지만 MS가 핸즈온 행사를 열어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체험행사는 업무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앱들로 진행됐다.

제품을 착용하면 처음에는 눈 움직임을 스캔한다. 홀로렌즈가 눈에 상을 비추는 원리는 앞 유리(바이저)에 화상을 띄우는 것이 아니라, 빛을 쏴서 망막 뒤에 상을 맺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눈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1분 미만으로 금방 끝난다. 이후 눈에 맞춰 3D 사물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착용감은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일반적인 헬멧을 쓴 정도 느낌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불편하지만 업무에 필요한 장비를 착용했다고 생각하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착용감이 나쁘지 않은 이유는 배터리와 로직보드, 센서 등을 탑재한 무거운 제품이지만 유닛을 절반으로 나눠 얼굴 위와 뒤통수 부분에 무게를 분산했기 때문이다. 콧잔등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다른 VR 제품과는 천양지차의 차이다.

안경 부분을 위로 올릴 수도 있도록 재설계됐다

이 제품은 뎁스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윈도우의 키넥트나 아이폰의 Face ID 카메라 등과 비슷한 원리다. 따라서 사용자의 시선 방향을 3D로 인식(매핑)하고 있다. 따라서 두 손을 제어 장치로 사용한다. 소프트웨어 실행도 왼쪽 손목을 들어 스마트 워치에서 실행하듯이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 부분에서 굉장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핸즈온은 총 세개 세션으로 진행됐는데, 대부분 3D 사물을 가상으로 만져보는 것이었다. 정육면체를 만지고, 양손으로 확대하고, 돌려볼 수 있다. 손은 화면에 비치는 상을 2D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3D로 인식하므로, 손을 깊숙이 넣어 만지고 돌리는 것까지 가능했다. 우리가 보통 AR에서 제품을 돌려보다 휙하고 돌리는 대부분의 행동이 가능했다. 몇가지 제품은 중력이 적용돼 있어 마구 집어던질 수 있는데, 파괴신이 된 기분이 든다.

손의 깊이를 인식하기 때문에 실제 버튼을 누르는 듯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다음 버튼을 손으로 꾹 누르듯이 밀어야 한다. 촉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시각적으로 충분한 피드백을 준다. 어떤 버튼은 멀리 있어서 실제로 걸어가 눌러야 한다. 이런 인터페이스들이 가상의 3D 모델도 실제로 느껴지도록 하는 힘이 있다. 주로 VR 제품들이 자주 사용하는 응시하고 있으면 눌리는 인터페이스도 앱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

핸즈온의 마지막 세션은 기계 장비를 놓고 어떻게 고칠지 배우는 세션이었다. 실제로 홀로렌즈나 다른 기업용 AR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다. 현실과 똑같은 형태의 기계를 보여주고,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교육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슨 기계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커리큘럼에 따라 배우다 보니 고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션에서는 가상의 사물만 띄웠지만 실제로는 옆에 똑같이 생긴 기계를 놓고 배울 수도 있고, 실제 기계 위에 상을 띄울 수도 있다.

전기자동차를 수리하는 것을 배우는 장면이다
손가락으로 상을 돌리거나 크게 키울 수 있다
매장에서 원하는 컬러를 입혀보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다

실제의 사물 위에 상을 띄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홀로렌즈는 다양한 교육이나 시뮬레이션 등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요즘처럼 수리나 설치 전문가가 국내에 출장을 올 수 없는 경우 AR을 통해 교육이나 지시를 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도 장기의 위치를 알려주거나 장기의 3D 모델을 꺼내 확대해보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건축 부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건물을 세우기 전 홀로렌즈를 건축주에게 씌우고 건물이 어떤 형태로 건축될지를 미리 보여줄 수 있고 이 방법은 실제로 지금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인테리어를 적용해보고 있다

앞으로 산업의 핵심이 될 디지털 트윈(디지털 쌍둥이)을 사용하기에도 좋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 건물, 인테리어 등을 실물 사이즈로 3D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확해보거나 줄여보며 동선, 공기흐름, 교통량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에서 사용하기에도 용이하다.

시중에는 여러 AR이 있지만, MS 제품의 장점은 엣지투엣지 서비스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다양한 AI와 개발킷 등을 제공하고, 개발을 쉽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기업용 앱이 많은 제품이기도 하다. 다양한 파트너들이 의료, 영업 지원, 산업현장 등에서 쓸 수 있는 앱을 제공하고 있다.

단점은 3D 사물이 실물만큼 또렷하지 않은 정도인데, 이 부분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어떤 물건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는 되고, 초기의 AR보다 크게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실물과 동일하지 않다. 실물과 동일하면 사용자가 착각을 느낄 수 있으므로 태생적 한계에 해당하기도 한다. 현재 3D 사물의 품질은 영화 속 아이언맨의 HUD 수준 이상은 된다.

이렇게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론 이정도의 느낌이다

또 다른 단점은 가격이다. 홀로렌즈가 등장하기 이전, 가정생활을 모두 바꿀 것처럼 광고한 것과 달리 홀로렌즈는 여전히 비싸다. 따라서 소비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홀로렌즈 1 출시 전의 티저 광고

가장 큰 단점은 썼을 때의 모습이 정말 처참하다는 것이다. 킹스맨을 떠올렸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은 처참했다. 차라리 이 모든 게 가상현실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모든 게 꿈이길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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