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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디밴드 들었는데 돈은 왜 아이돌한테 갈까?

지금의 음원 스트리밍 정산 방식은 공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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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이어폰이 없으면 출퇴근길이 괴롭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꽤 아깝게 느껴지거든요. 저는 주로 팟캐스트나 음악을 듣습니다. 오늘 아침의 선곡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화동’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내는 8900원의 월정액 이용료 중에서 에피톤 프로젝트가 가져가는 몫은 얼마나 될까?’

멜론을 비롯한 음원 서비스 사업자(유통 플랫폼)에 문의해봤습니다. 소위 ‘N분의 1’ 이더군요. 월 구독료와 광고료를 합친 전체 수익을 재생 횟수의 비중대로 나눠 갖습니다.


간단히 계산해 보죠. 계산하기 쉽게 한 음원 플랫폼에서 가수들에게 나눠줄 돈이 1500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가수 A의 노래가 10번, 가수 B의 노래가 5번 재생됐다고 해보죠. 이 경우 가수 A가 1000원, 가수 B가 500원을 가져가게 됩니다. 합리적으로 보이나요? 네,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다른 가정을 해보죠. 이 음원사이트에 월정액 상품에 가입한 6명의 회원이 있다고 해보죠. 아까처럼 15번의 노래가 재생됐는데, 6명 중 회원 한 명이 가수 A의 노래를 10번 들었습니다. 나머지 5명의 회원은 똑같이 월정액을 내지만 음악을 많이 듣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가수 B의 노래만 한번씩 들었습니다. 이 경우에도 가수 A의 노래는 10회, 가수 B의 노래는 5회 재생되겠죠? 수익 배분은 어떻게 될까요? 


아까와 같습니다. 가수 A가 1000원, 가수 B가 500원을 가져가게 됩니다. 5명의 회원은 가수 A의 노래를 전혀 듣지 않았는데, 5명이 낸 요금의 3분의 2가 가수 A에게 가겠네요. 가수 B는 5명이 자신의 노래를 들었는데 가수 A보다 수익이 훨씬 적고요.

음원이 많이 재생될수록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소수가 많이 재생했다고 수익을 많이 가져가는 게 정답일까요? 


일부 아이돌 스타의 팬들은 듣든 듣지 않든, 본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음원을 하루종일 음원을 재생시킨다고 합니다. 스타의 음원 수익을 높여주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많은 가수들이 ‘실시간 차트’의 높은 순위에 오르길 희망합니다. 실시간 차트 톱 100에 들어가는 것과 들어가지 못하는 것 사이에는 수익에 큰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죠.

여기까지 적고 보니, 제가 좋아하는 에피톤 프로젝트가 음원으로 돈을 벌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이네요. 

저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화동을 듣기 위해 8900원을 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 돈은 차트에서 큰 사랑을 받는 몇몇 아이돌 그룹이 가져가겠군요.

지난해 연말부터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음원 사재기’ 논란도 바로 이같은 환경 때문에 벌어졌습니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매일 평균 340개의 새 앨범과 1500여개의 신곡이 나옵니다1). 이렇게 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어느 한 순간이라도 차트에 진입해야만 수익도 생기는 상황이죠.

멜론의 실시간 차트 1위부터 3위까지의 득표수(?) 변동 추이 그래프입니다. 집계가 공정하다는 걸 보여주는 장치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역할을 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저는 이 그래프를 보고, 선거 그래프를 떠올리기도 했답니다.

이 문제는 저만 느끼는 건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차트를 없애면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합니다. 차트 시스템을 없애면 음원 줄세우기도 사라질 것이고, 사람들이 실시간 차트 톱 100을 듣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지 않겠느냐는 것이죠. 특정 음원이 수익을 독점할 가능성도 따라 낮아질 겁니다.


그런데 이같은 논리는 초등학교에서 지나친 성적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 반등수를 공개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유사해 보이지 않나요? 모두가 알다시피, 초등학생부터 시작하는 과열된 사교육 경쟁은 단순히 지금의 반 등수를 올리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이라는 입시 구조에서 승자가 되려는 것이죠.


음원 사재기 현상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음원 사재기를 불러오는 근본적인 문제는 차트의 순위가 아니라 1등이 불러오는 수익의 독점 현상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찌됐든 전체 파이를 재생 수대로 나누는 그 방식이 결과적으로는 음원 순위 줄세우기라는 현상을 재현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내는 돈을 에피톤 프로젝트가 가져갈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요?

음원 판매로 인한 수익이 공정하게 분배되는 방법을 찾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겠죠.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정산 방식을 손대야한다는 생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덜 알려진 가수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현재의 방식이 불공정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저 멀리 프랑스에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현지 음원 사이트 중 하나인 ‘디저’라는 곳인데요. 이 사이트에서는 재생 수가 아닌 이용자 중심의 정산 방식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용자별로 어떤 음원을 들었는지 파악하고, 개인이 실제로 들은 음원에만 권리료를 나눠주는 방식이죠. 프랑스의 유명한 음반 사업가인 엠마뉴엘 드브흐텔이 대형 스트리핑 플랫폼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지금이 CD의 시대였다면, 제 1만원은 모두 제가 좋아하는 가수에게 갔겠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지금은 음악을 듣는 방식이 변했다 뿐,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는 본질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용자 중심의 정산 방식을 선택하면 어떤게 달라질까요,

아래를 보실까요?

제가 월 1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아이유를 재생 10번, 방탄소년단을 10번, 에피톤 프로젝트를 10번 듣는다면, (역시 다른 수수료는 억지로 제외하고 계산하겠습니다) 1만원 중 3333원은 아이유에게, 다른 3333원은 방탄소년단에게, 또 3333원은 에피톤 프로젝트에게 돌아가겠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유만 100번 듣는다면 월 1만원은 모두 아이유에게로 가겠죠. 또 누군가는 어떤 인디 밴드나 혹은 클래식 음악만 듣는다고 생각해보시죠. 해당 아티스트들이 월 1만원을 나눠서 정산 받게 됩니다. 자기가 선택한 아티스트에 자신의 권리료를 지불하게 하자는 주장인 거죠. 마치 CD를 구매하는 것처럼 말이죠.

각자 음원을 들은 만큼 해당 아티스트에게 정산이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어쩌면, 커다란 팬덤을 가진 가수나 기획사의 수익은 줄어들 수는 있겠죠. 그러나 팬덤은 적지만 다양한 음악을 하는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에게는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할 길이 열리겠죠. 생존할 가능성이 열리면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가 생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1) 지니뮤직 2019년 10월 등록 음원 콘텐츠 기준, 대량음원 등록 제외 순수 발매앨범 기준.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 세미나’ 자료집 발췌, 발표자= 홍세희 지니뮤직 플랫폼사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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