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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빨래 잘 말리는 법, 가성비 최고는 전기건조대

빨래 쉰내에서 탈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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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문이 열린다. 내가 타는 전철은 하필 사람이 넘실거리는 2호선이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문턱을 밟으며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을 떠올린다. 악취가 나는 지옥의 모습이다. 단테는 이런 구절을 썼다. ‘Lasciate ogni speranza, voi ch’entrate(모든 희망을 버려라, 들어오는 그대들이여).’

밀폐 공간에서 빨래 잘못 말린 냄새를 맡으면 엑소시즘이라도 해야 될 느낌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땀이 한창 날 때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모든 죄는 어젯밤 덜 마른 빨래에서 온다.

빨래를 이기려고 하지 말자.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기계들이 있다. 기계는 가끔 자연을 이긴다. 빨래를 무성의하게 널어놓고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자. 여기 몇 가지의 방법이 있다.

초보의 선택, 선풍기, 다리미, 드럼세탁기


빨래를 말리려고 선풍기를 틀면 효과는 있다. 선풍기는 습기를 제거할 수는 없다. 날아간 습기는 다시 와서 세탁물에 엉겨 붙는다. 박지성 수비 급이다. 아무리 떼놓아도 다시 붙어있다(참고로 이탈리아 미드필더 전설인 피를로는 박지성의 수비를 보고 모기 같다고 했다. 정말 와닿는 문장이다. 어떻게 해도 뗄 수 없다는 의미다).

빨래 말리려다 죽는 수가 있다(물론 사실이 아니다).

다리미로 급할 때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유럽 축구팀 문장이 가슴에 아로새겨진다. 옷과 함께 내 마음도 타들어 간다. 드럼세탁기의 건조 기능으로 말릴 수는 있지만 드럼세탁기는 요즘 건조계에서 조금 후진 존재로 쳐준다. 전기세 폭탄 맞으면서도 완전히 다 말릴 수 없기 때문이다. 드럼 세탁기 안에서 빨래를 완전히 말리려면 볶음밥이나 삼겹살처럼 살짝 태우면서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애초에 초벌 용도다. 보너스로 옷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빨래를 말리는 대신 여러 형벌들을 치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방식들 말고 다른 기계를 준비하자. 후회하지 않는 것들이다.

해외에서는 한국인들이 선풍기때문에 죽는다는 미신을 신기해하며 밈(짤방)으로 사용한다(출처=How Koreans Do It)

습기를 제거하고 전기료를 보면 다시 눈물이 나는 제습기


언젠가부터 가정 필수품이 된 제습기는 엄연하게 말하자면 빨래 말리는 용도로만 쓰는 물건은 아니다. 그러나 습기를 제거하므로 빨래가 마른다. 처음 제습기를 집에 들인 날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빈 통에 물이 모인다. 굉장한 존재가 된 기분이다. 타노스 정도 된 기분이다. 사실 이건 마법이 아니라 과학의 결정체다. 그렇게 최신 기술도 아니다. 에어컨이나 보일러에 달린 그 콘덴싱 기술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은 대강 이렇다. 에어컨에도 있는 냉매를 통해 냉각핀을 차갑게 만든다. 이 차가운 냉각핀에 공기가 닿으면 이슬점 아래로 온도가 내려간다. 그러면 물이 되는 것이다. 이때 습기가 제거되므로 고온건조한 바람이 발생한다.

요즘은 공기청정기에 제습기가 달린 롯데월드타워가 출시된다 4계절 내내 쓰기엔 가장 좋다(출처=LG 블로그)

만일 집에 에어컨이 있다고 하면 굳이 제습기를 살 필요는 없다. 에어컨의 제습 기능과 제습기의 원리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왠지 에어컨이 공기를 더 많이 쓸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제습을 할 수 있는 단위 면적이 더 넓은 것뿐이다. 단위면적당 제습 능력은 비슷하다. 그러나 방이 여러 개고, 옮겨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아이 방에 제습기를 놓아주는 등 방을 옮기며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쓸만하다. 우리 집 제습기도 에어컨이 닿지 않는 구석방에서 열심히 빨래를 말리는 중이다.

기사를 위해 찾아본 것중 제일 이상하게 생긴 제습기. 좌심방 우심실에서 뜨거운 박동이 느껴진다.

만약 제습기를 사려면 다른 것보다 물통 용량에 주의하자. 매번 비워주기 번거롭다. 물통 용량을 작은 걸 사면 물을 비워줄 때마다 계속 후회한다. 인생에서 제일 후회되는 일 중 하나가 10L 용량 산 거다.

제습한 물을 정수해서 마실 수 있는 기기도 있다. 해외 제품이라 국내 설치는 어렵다. 이름은 아쿠아보이 프로 2(Aquaboy pro 2).

빨래 말리는 데 최고, 건조기


건조기가 좋냐 제습기가 좋냐는 이야기가 나오면 각자 자기 집에 있는 기계를 예로 들며 냉전 시대 소련과 미국처럼 싸운다. 첩자 보내서 암살이라도 할 기세다. 그냥 자기 집에 있는 게 제일 좋다고 믿으면 된다. 굳이 싸울 필요 없다.

굳이 따지자면 건조기가 당연히 빨래 건조에는 좋다. 그러라고 나온 물건이기 때문이다. 제습기는 유틸리티성이 강점이라면 건조기 장점은 확실한 건조 딱 하나다.

건조기엔 직접 가열식과 히트 펌프식이 있다. 직접 가열식은 건조기같이 생긴 헤어드라이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히트 펌프식은 아까 그 컴프레셔를 반대로 적용한 것이다. 건조기 밖의 공기로 뜨거운 공기를 만들어 빨래를 건조시킨다. 직접 가열식이 기계는 더 싸고 유지비는 많이 들며, 히트 펌프식은 기계가 비싸고 유지비는 적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히트 펌프식이 좋지만, 자주 안 돌리는 집이라면 직접 가열식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히트펌프라고 자랑스럽게써놓은 삼성 건조기. 건조기가 왜 드럼세탁기와 똑같이 생긴지 가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케이스 돌려막기다.(출처=삼성전자 뉴스룸)

배수하는 방법도 여러 가진데, 직접 배기방식을 선택하면 에어컨처럼 밖으로 배기관을 빼는 공사를 해야 한다. 만약 콘덴싱 배수를 쓴다면 아까의 제습기 원리처럼 제습하고 난 뒤의 공기를 물로 바꿔줘 배기를 하지 않고 세탁기처럼 하수구에 흘려보낸다. 히트 펌프의 경우 콘덴싱 기술을 사용하므로 직접 배기할 필요는 없으니 히트 펌프+콘덴싱 배수, 직접 가열+콘덴싱 배수, 직접 가열+직접 배기의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오래 자주 쓰려면 히트 펌프+콘덴싱 배수를, 그렇지 않다면 직접 가열+아무 배수를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건조기 중에는 가스를 사용하는 가스 건조기도 있다. 세탁물을 말리는 열을 가스를 통해 만드는 것이다. 가정용 가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가스 설비 공사를 해야 하고, 배기 장치가 필수다. 물뿐 아니라 사용하고 난 가스 연소 후 배기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스비는 히트 펌프식의 전기료보다 적게 들지만 이사를 자주 다니면 매우 곤란해짐을 참고하자.


가성비/가심비 최고는 전기 건조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장치다. 사실 이 글을 보는 대다수가 전기 건조대를 보러 왔을 것이다. 저 히트가 어쩌고저쩌고는 연막이다. 쓰는 나는 열심히 썼지만 아무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비싸기 때문이다.

전기 건조대는 저렴하다. 별로 대단한 장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콘덴싱같이 대단한 원리가 들어가 있지도 않다. 흔히 쓰는 가정용 건조대에 열선을 넣은 것이 다다. 즉, 그냥 건조대같이 생긴 전기장판 같은 것이다. 겨울철 전기장판에 (목숨걸고)빨래를 너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건조대 모양 그대로 빨래 사이 작은 틈이 생겨 빨리 마르게 되는 그뿐이다.

제품은 영국 제품과 중국 제품이 있는데, 중국산은 건조 판이 하나며, 영국 제품은 옆으로 날개를 펴는 형식이다. 영국 제품은 카피 제품도 있는데 애초에 영국 제품도 제조는 중국에서 하므로 별반 차이가 없다. 그냥 둘 다 중국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국산 제품명은 AISA인데, 중국 카피 제품명은 MMom이라고 써져 있는데 그냥 똑같은 제품이다. 최저가 기준 약 6만9000원 정도이며 각종 오픈마켓이나 qoo10 등의 직구 대행 서비스에서 구매하면 된다.

이렇게 생겼다.

장점은 전기료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판매 업체에 따르면 10시간에 200원 정도의 전기가 든다고 한다. 10시간을 돌릴 필요까지는 없으니 실제로는 훨씬 적게 든다. 또한, 건조기에 돌리고 나서 건조대에 다시 널 필요가 없다.

단점은 건조기만큼 완벽하게 말릴 수는 없으며, 이것이 집 안의 습기를 제거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빨래에서 나온 습기는 환기를 하지 않는다면 집 안을 돌아다닌다. 실내의 제습을 위해서 쓸 수는 없다. 또한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덜 마른 빨래를 아이에게 입힐 수는 없으므로 구매 시 섬세한 고려가 필요하긴 뭐가 필요해 싸니까 그냥 사자. 싼 게 최고다. 아낀 돈으로 치킨 사 먹자.

 

이렇게 한칸짜리 제품도 있는데 왠지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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