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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0.4%’ 비싼 땅 정조준…표준지 공시지가 20% 올렸다

부자동 작성일자2019.02.13. | 62 읽음

전국 평균 9.4%↑…11년만에 최대

나머지 99.6%는 7.29% 인상

올해 전국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10% 가까이 오른다. 11년 만에 가장 큰 인상폭이다. 특히 ‘상위 0.4%’ 고가(高價) 토지의 가격을 집중 인상해 ‘부자 증세’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공시지가가 크게 오르면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비싼 땅(20.05%↑), 서울 강남(23.13%↑) 정조준


12일 국토교통부는 전국 3309만 필지 중 표준지 50만 필지의 가격을 13일 관보에 게재한다고 밝혔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9.42% 상승해 2008년(9.63%)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울은 올해 공시지가가 평균 13.87% 오르면서 2018년(6.89%)에 비해 인상률이 2배 이상으로 뛰었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다. 서울에 이어 광주(10.71%), 부산(10.26%) 등도 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았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남구가 23.13% 오르며 올해 지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 중구(21.93%), 영등포구(19.86%) 등 상위 3곳 모두 서울 자치구가 차지했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전북 군산시(―1.13%)와 울산 동구(―0.53%) 두 곳은 올해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올해 공시지가 발표의 기조는 ‘비싼 땅 많이 올리기’로 요약할 수 있다. 국토부는 자료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0.4% 고가 토지를 중심으로 형평성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고가 토지’는 추정 시세가 m²당 2000만 원 이상인 땅이다. ‘고가 토지’는 평균 공시지가가 20.05% 올랐고, 나머지 99.6%는 인상률이 7.29%에 그쳤다. 앞서 국토부는 표준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결정할 때도 1주택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시세 15억 원(감정가 9억 원) 이상을 중점적으로 올린 바 있다.


올해도 전국 땅값 1위는 서울 중구 충무로1가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였다. 16년째 땅값 1위를 지키는 이곳은 올해 m²당 가격이 1억8300만 원으로 전년(9130만 원) 대비 100.4% 올랐다. 2위도 서울 중구 명동2가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부지로 전국 땅값 상위 1∼10위를 모두 서울 명동과 충무로 일대 상가 지역이 차지했다.

○ 자의적 책정, 원주민 내몰림 우려도


정부는 ‘형평성 개선’을 위해 비싼 토지 위주로 땅값을 올렸다고 밝혔다. 고가 토지일수록 토지의 실거래 가격 대비 공시지가 비율(현실화율)이 낮다 보니, 이를 중저가 토지와 비슷하게 맞추느라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 위주로 많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가격대별 토지 공시지가 현실화 비율이 실제 얼마나 벌어졌는지 등 관련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각 시도별 현실화율 편차도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자의적인 공시지가 책정이라는 비판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표준지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서울 강남권과 중구, 영등포구 등을 중심으로 올해 토지 소유주들의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후에는 종합부동산세 과세가 강화돼 공시지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세금은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급작스러운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건물주가 세금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지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 이후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원주민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최근 상가임대차법 개정에 따라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이 5% 이내로 묶여 있어 임대료 인상 현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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