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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

정엽의 해방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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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기슭 용산2가동 일대는 해방촌이라 불린다. 해방 후 월남한 이북 사람과 해외 귀국자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란민들이 모여 만든 동네다. 처음에는 해방동이라고 했다는데 용산2가동이 정확한 행정명이지만 여전히 해방촌이라 불린다. 박화목, 김관식과 같은 문화예술인이 살았다는 문화촌과 방정희 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땅을 내줘 마을이 조성되었다는 기자촌과 함께 여전히 촌이라는 정겨운 이름으로 불리는 동네다. 우스갯소리도 서울에서 마을 사람들끼리 단체여행을 가장 많이 가는 동네가 해방촌이라고 하니 여전히 옛 정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해방촌에 들러보면 외국인들도 많다. 해방촌 주민이 대략 1만2천명인데 이중 1천명이 외국 사람이다. 예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흩어지다 보니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해방촌 오거리 한쪽에는 신흥시장이 있다. 빛이 들어오지 않아 컴컴하고 허름하여 쇠락하기 일보 직전이다. 80년대에는 이태원과 후암동 사람들도 장을 보러 왔다고 하니 과거에는 번창했던 재래시장이었다. 이 낡은 신흥시장이 최근 큰 변화의 길목에 서있다. 카페와 공방, 향초가게 등을 창업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시장 초입에는 작은 공연 무대까지 있어 문화적 풍취를 진하게 풍기고 있다.


18년 5월에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되면서 많이 이들에게 알려졌다. 용산구도 신흥시장의 부활을 지원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정하고 아트 마켓으로 특성화할 생각이다. 2018년까지 신흥시장 활성화 등에 1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주민들 또한 도시재생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태세다.

해방촌에 빌딩 2채 매입

정엽은 2003년 브라운아이드소올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본인이 리드보컬이었지만 또다른 보컬 나얼의 영향력이 워낙 커다보니 정엽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는 곧 찾아온다. 2007년 콘서트 때 부른 “Nothing Better” 라이브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퍼지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2008년 솔로 1집(Thinkin’ Back on Me)을 발표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정엽의 팬들은 대부분 2011년 MBC예능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로 그를 기억하다. 안타깝게도 출연하자마자 곧바로 탈락했지만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많은 여자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후 콘서트를 통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R&B가수로 주목받게 된다.


가수 정엽은 이제 투잡족으로 변신했다. 2017년 6월19일자 중앙일보에 의하면 정엽은 해방촌에 오리올이라는 카페 겸 바를 운영 중이다. 해방촌이 눈앞에 펼쳐지는 루프탑은 오후 6시 이전에는 카페로 그 이후에는 바(bar)로 운영된다. 1층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를 마쳐야 자리를 안내받는데 명당은 2층 테라스와 3층 루프탑이다. 뒤로는 남산이 앞에는 해방촌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주말에는 길게 줄을 설 각오를 해야 한다.


정엽은 2015년 4월에 해방촌 인근에 건물 한 채를 매입했는데 건물의 토지면적은 약25평, 연면적은 59평인 초꼬마빌딩이다. 건물 매입 후 리모델링을 통해 2016년 12월 “오리올 루프탑”이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정엽이 매입한 건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에 의하면 정엽이 덜컥 찾아와 부동산 매매를 빠르게 진행했다고 한다. 아마도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여러 조건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조망의 중요성

정엽이 오리올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빌딩은 해방촌에서는 조망권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이 빌딩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이처럼 조망 권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외부세계를 인식하여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감각기관이 제공하는 정보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는 청각이 20%, 촉각 15%, 미각 3%, 후각 2%를 받아들이며 나머지 60%는 시각이 받아들인다. 시각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감각기관인데 이런 이유로 일조, 조망, 채광 등의 가치가 부동산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조망 권은 독점에 따른 혜택이자 가치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조망 권이자 혜택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독점이라고 하면 현대의 자유경쟁 사회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또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불법행위로 생각한다. 허나 실제로 우리 주변의 일류기업들은 독점을 활용하여 남보다 뛰어난 상품을 출시하고 한 발 앞서 나간다. 독점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며,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이런 조망에 대한 가치가 활용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는 것 같다. 웰빙과 힐링의 라이프스타일이 일반화되면서 조망의 대상이 되는 하천이나 바다 그리고 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 그 부동산의 가치 또한 반감된다. 예를 들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지만 한강공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한강변 아파트는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조망과 함께 활용의 가치도 중요하게 부각된다는 말이다.

루프탑 카페, 원칙적으로는 불법

출처신동아

루프탑(rooftop)이란 원래 아웃도어에서 파생된 단어다. 자외선 차단이나 결로 방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일반 텐트에 루프(지붕)를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 전파되면서 자동차 지붕 위에 설치된 텐트를 루프탑이라고 부른다. 야생동물의 위협이 큰 지역에서 캠퍼들의 안전을 보호 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오토캠핑이 일반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퍼져나간 아웃도어의 한 스타일이다.


최근 하늘 위 카페로 알려진 루프탑 카페는 모두 불법이다. 테라스카페가 대부분 불법이듯이 루프탑 카페 또한 불법이다. 멋진 조망을 즐기면서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옥상카페에서 음식료를 파는 행위는 법에 맞지 않다. 특히나 안전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루프탑 카페는 대부분 기둥과 천정을 설치하고 그 아래에서 식사 등을 한다. 하지만 이미 건축물은 기존의 용적율과 건폐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신고도 없이 가설된 건축물은 기존 건축 인허가를 초과하기 때문에 불법이다. 기둥이 있고 천정이 있다면 건축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테라스도 마찬가지다.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로망으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는 순간 우리는 불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우리의 주거환경이 콘크리트 박스인 아파트에 계속 머물게 된다면 이런 루프탑 카페나 테라스 카페는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아웃도어시장이 크다. 이 조그마한 나라의 아웃도어 내수시장이 세계 2위의 규모이니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아웃도어활동에 한국 사람들이 목을 매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녹색갈증이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가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는 이제는 발코니마저 전부 확장을 한 상태라 더 이상 외부와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푸르른 자연을 느끼고 싶은 욕망이 강해진다. 본인들의 거주공간인 아파트에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당연히 밖으로 나가게 된다. 베란다에서는 빨래를 말려야겠지만 테라스에서는 커피를 마셔야하지 않겠는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곳에서는 돈이 돌게 된다. 루프탑 카페나 테라스는 인간 욕망의 배출구로서 소비가 집중될 수 있다. 이런 공간에서 커피나 칵테일을 마시는 것은 그나마 일상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현재 불법으로 점철된 루프탑 카페나 테라스 공간을 합법화해야 하는 이유다.

노홍철 서점도 가까이 있어

출처여성동아

정엽은 2016년에도 해방촌 신흥시장 내에 있는 꼬마 빌딩 한 채를 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에 의하면 토지는 약 12평, 건물은 36평인 작고 허름한 지상3층 건물이다. 정엽이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은 해방촌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가까운 거리에 노홍철의 서점도 있으니 방문객들의 발걸음도 잦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정엽, 노홍철이 새롭게 탈바꿈해갈 해방촌에 활기를 불어넣어줬으면 한다.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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