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만 가득한 제로페이 직접 써보니?

조회수 2019. 3. 1.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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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갈 길이 멀다
안녕하세요 쉬운 돈 관리의 시작
브로콜리입니다.

 매일 서울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제로페이'에 대한 광고를 한 번쯤 듣거나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제로페이는 구매자에게는 소득공제 40%를 가맹점에게는 결제 수수료 0%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서비스입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QR코드 인식으로 빠르고 간편한 결제를 할 수 있었지만 흥행하기에는 아직 아쉬움이 있는 서비스입니다.

출처: 제로페이
제로페이 직접 써보니?
지난 12월 제로페이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 서울시내의 파리바게뜨의 가맹점은 모두 '제로페이'가 가능하다는 가짜 기사가 유포되었습니다. 곧장 동네의 파리바게뜨를 모두(4곳) 들려봤지만 단 한 곳도 제로페이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전통 시장에서 제로페이를 몇 번 시도했는데, 사용 방법을 모르는 종업원들이 있으면 결제를 진행할 수 없는 민망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제로페이 가맹점 확인하기
제로페이 가맹점의 경우 보통 입구에 이를 나타내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또는 계산대 앞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요, 가맹점 명과 고유 QR코드가 있어 이를 인식 시 바로 결제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출처: 제로페이 (제로페이 지원 어플)
무엇이 편했나?
어플을 따로 깔지 않아도, 네이버페이, 페이코, 제로페이를 지원하는 은행 앱들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점. QR코드의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점. 이 두 가지입니다. 구매 고객 입장에선 현금이나 카드를 따로 소지하지 않아도 QR을 찍는 것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브로콜리 에디터의 집 주변 전통시장 내 제로페이가 설치된 슈퍼 점원은 '하루 2~3건의 제로페이 결제가 신용카드나 현금을 챙기는 것을 깜빡한 손님 위주로 발생한다.'라며 이용객은 대부분 상가 내 사장님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제로페이를 아는 사람만 쓴다는 말이었는데요. 실제로 제가 제로페이를 사용해 본 여의도 한 음식점은 제로페이를 가입한지 약 2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손님만 이를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네이버페이를 통해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모습
무엇이 불편했나?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가맹점에서 송금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로페이가 구매 고객마다 생성되는 QR을 가맹점 측에서 바코드를 찍어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이 아닌 구매 고객이 판매처의 QR을 찍어 직접 금액을 입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송금된 이력의 값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 결제는 포스에서 카드 및 현금을 바로 받아 처리한다면 제로페이는 가맹점 측에서 핸드폰에서 제로페이 어플을 실행한 후,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송금액을 확인해야 결제가 완료됩니다. 결국 개인 간의 계좌이체를 QR로 조금 더 빠르게 하는 정도의 수준인 것입니다.
또한 결제 금액을 구매자나 판매자가 직접 입력해야 합니다. 저 또한 구매금액인 11,000원을 입력한 후 결제 완료를 누르려 하는데 다시 확인하니 0을 하나 더 붙인 110,000원이었습니다. 저만 이런 실수를 하는 걸까 싶을 때 제 뒤의 제로페이를 사용해보려던 직장동료도 똑같은 실수를 할 뻔했습니다. 결제 완료를 누르면 재확인이 없이 바로 송금이 되는 시스템으로 잘못해서 0을 더 붙일 경우 굉장히 복잡한 과정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로페이가 불편하다는 가맹점주
위에서 언급한 불편한 점 외에도 치명적인 단점은 '가맹점 측에서 사용을 불편하게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가맹점주들이 현금을 좋아하는 이유는 결제수수료가 없어서가 아닌 부가세 신고를 하지 않아도 아무도 모른다는 점(엄연한 탈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지 결제수수료 0%라는 것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일반 결제가 1분 이내 해결된다면 제로페이는 2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실제로 여의도의 한 음식점의 점장은 제로페이 앱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입금 내역을 구매자 핸드폰으로 확인했으며, 전통시장 내 슈퍼도 '금액을 확인하는 과정이 번거롭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편한 것은 제로페이가 아닌 QR코드?
소득공제 40%, 결제 수수료 0%라는 장점을 제외하고 생각했을 때 QR이 빠르게 넘어간다는 장점 외에 제로페이의 강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위 첨부된 제로페이의 결제방식 2가지 중 <소비자 제시 QR 결제 방식>이 100% 적용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을 극복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제로페이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무관심 속에 사라질지 아직은 판단하기 섣부른듯합니다. 더 많은 소비자가 사용하고 가맹점 등록이 확대되며 <소비자 제시 QR 방식>으로 바꿔나간다면 더 많은 이용자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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