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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조회수 2018. 11. 20. 10: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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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둘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작년초에 작고한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1925-2017)의 마지막 저서입니다. 오늘날 세계의 일련의 퇴행적 흐름을 진단한 책입니다.


지금 세계는 곳곳에서 난민 문제, 경제적 격차, 인종차별, 정치에 대한 불신, 우파 포퓰리즘의 등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가가 보장했던 신체적 안전과 경제적 안정은 이제 각자 책임으로 넘어오면서 불안과 경쟁심만 커져 갑니다. 더 많은 자유를 줄 거라 믿었던 인터넷 기술과 미디어도 상대적 불행감을 더해가고, 이제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 근저에는 세계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좌절된 사람들의 분노가 있다고 봅니다. 보통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은 분노하는 약자와 무능한 이방인에 대한 혐오로 향합니다.


불평등과 상대적 박탈감의 확산 위에 과거를 분식해 파는 포퓰리즘과 민족주의가 득세합니다. 공동의 연대와 공동체의 전망은 사라지고 저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습니다.


저자는 이런 흐름의 원인이 소거되지 않는 한 바뀌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대안으로 ‘기본소득’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이 제도를 도입해 문제 상황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진짜 혁명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합니다.


원제 Retrotopia. 2017년 2월 출간.

‘진보’라는 이념을 삶의 개선 추구의 사유화 및 개별화에 팔아넘긴 것은 권력자들이었으며 대다수 국민들은 이를 해방이라고 받아들였다. 해방이란 사회복지사업과 국가보호라는 대가를 치르고 복종과 규율이라는 엄격한 요구에서 벗어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계속 늘고 있는 숱한 사안들에서 이런 해방의 희비가 교차한다는 사실이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세계화의 폐해에 맞서 '지역 경제'를 주창해온 생태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사상을 집약한 책입니다.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 1946년생)는

스웨덴 언어학자 출신의 생태운동가입니다. 글로벌 경제에 맞서 이른바 '로컬 경제 운동'을 선도해 왔습니다. 현재 로컬퓨처(Local Futures)와 국제지역화연합(IAL)을 세워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이 책은 저자와 국내 출판사의 공동기획으로 지금까지 저자의 강의와 인터뷰, 칼럼 등에서 핵심 메시지를 집약하고, 한국 독자들의 질문에 답한 새로운 인터뷰를 더해 출간됐습니다.


저자는 지난 40년 간 소비 중심의 글로벌 경제가, 국제 무역과 금융이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류의 문화다양성을 해치며, 인간 개개인의 행복을 깨뜨리는지 분석하고 비판해 왔습니다.


그 대안으로 ‘지역화(localization)’를 행복의 경제학이라 주창하며 그 가능성을 타진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제기된 문제와 원인을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 지역화의 사례들과 방법론, 의문과 반론에 대한 답변까지 제시합니다.

근본적으로 오늘날의 ‘세계화’는 500년 전에 시작한 정복과 식민주의에 새로운 탈을 씌우고 계속 이어가는 착취에 불과하다. 세계화는 현재 전 세계로 더 깊숙이 침투해서 생태계, 지역과 지방 경제, 국가 경제를 빨아들여 중앙에서 관리하는 단일 글로벌 경제를 형성하고 있다. 단일 글로벌 경제의 발판은 영원한 성장과 무시무시한 소비지상주의, 즉 기업 지배다.

대중과 소통하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새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물리의 기본 개념을 포괄적으로 다뤘습니다.


저자는 ‘물리’를 세계를 읽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과학의 언어라고 말합니다. 빛, 시공간, 원자, 전자부터 최소작용의 원리, 카오스, 엔트로피, 양자역학, 단진동까지 핵심 개념들을 소개하면서 ‘물리’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우리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까지 새로운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스마트폰까지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모두 ‘원자’라는, 바이러스보다 훨씬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런 점에서 인간의 생사도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과학 개념의 설명에서 시작해서 철학적인 질문으로까지 연결합니다.


저자는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는 것이며, 무엇을 안다고 말할 때는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질적 증거를 들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합니다.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모른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진화했지만, 최초의 생명체가 무엇인지 모른다. 지구 이외의 장소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모른다.

시간에 시작점이 있다면 그 시작점 이전의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시간은 우주의 본질적인 것인가, 아니면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의 부산물인가?

생명 과학 기술의 첨단인 합성생물학, 크리스퍼, 줄기 세포에 대해 국내 전문가인 송기원 교수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풀어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 송기원 연세대 교수는 연세대 생화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미 코넬대에서 생화학 및 분자 유전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통령 소속 국가 생명 윤리 심의 위원회 위원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합성 생물학과 크리스퍼 가위, 세포 치료제 등 생명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상세한 일러스트와 컷 만화까지 곁들여 이해를 돕습니다.


최근 생명 과학 기술 연구는 상당히 급진적으로 발전되고 있지만 그 연구 결과나 함의 들이 대중적으로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생명의 정체성과 인간성의 개념을 흔들고 우리 자신의 존재 인식과 윤리에도 첨예한 고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영역을 넘어 일반 시민들도 알고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과학과 윤리 양 쪽의 균형을 추구하는 입장입니다. 인류 역사의 경험으로 볼 때 과학의 진보를 인간의 우려나 논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 다만 그 진보의 속도만큼 사회·윤리적인 논의가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의견을 폅니다.

21세기 생명 과학은 과학의 영역뿐 아니라 비과학의 영역인 자본, 윤리, 종교 등의 영역에서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생명 과학을 공부하는 나도 이 쏟아지는 질문들이 버겁다고 느낀다. 과학자로써 내 실험실의 연구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하는가도 고민이고, 또 한 인간으로서 이런 변화들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늘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 책이 나와 같이 질문의 홍수 속에 선 여러분이 나름의 길을 찾아가는 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남녀 젠더에 대한 고정관념 없이 아이를 개성 있게 키우는 법을 조언하는 책입니다. 


저자 크리스티아 스피어스 브라운(Christia Spears Brown)은 미국 켄터키대학의 발달심리학 교수입니다. 20년간 젠더가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결과를 학술지와 대중매체에 소개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기존의 젠더 고정관념이 왜 과학적으로 오류인지 조목조목 반박하고, 부모와 사회의 고정관념이 아이들의 자존감, 학업 성취도, 직업 선호도 등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젠더란 머리카락 색, 피부색, 눈동자 색 같은 생물학적 특징 중 하나일 뿐, 어떤 이의 성격, 기질, 감정 등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남녀 간의 차이보다 사람 간의 개별적인 차이가 훨씬 크다는 거지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젠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재능을 꽃피우도록 부모가 도울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합니다. 학문적인 연구 결과뿐 아니라 두 아이의 엄마로서 경험을 토대로 설득력을 더합니다.


원제 Parenting Beyond Pink & Blue. 2014년 4월 출간.

남자아이들이 용감하고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는 이야기를 읽을 때 여자아이의 자존감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모든 책이 예쁘고 날씬한(“그 나라에서 가장 어여쁜”) 여자아이들만을 그릴 때 어떤 일이 생길까? 모든 남자아이들이 강하고 용감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읽을 때 남자아이의 자존감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겉으로는 고요한 식물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맺는지 숨은 세계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稻垣榮洋) 시즈오카대학 대학원 교수는 오카야마대학 대학원 농학 연구과에서 잡초생태학을 전공하고 농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정적이고 수동적으로 보이는 식물 세계의 역동적인 이면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생존의 각축장인 자연계에서 식물이 환경, 병원균, 곤충, 동물, 인간에 이르는 주변의 모든 것들과 투쟁하면서 펼치는 놀라운 전략과 전술이 다큐멘터리처럼 소개됩니다.


흔히 ‘약자’로 여겨지는 식물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상대와 싸우는 과정에서 적을 속이고, 이용하고, 배신하고 끝내 동맹을 통해 공생하는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합니다. 


그럼에도 “식물은 다른 생물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고자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하고 먼저 챙겨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가져오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소개합니다.


“다른 생물과 ‘공존’하기를 택한 식물이 옳은지, 다른 생물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고 멸종으로 내모는 인류가 옳은지, 정답은 곧 나올 것”이라는 말을 저자는 덧붙입니다.


원제 たたかう植物: 仁義なき生存戦略. 2015년 8월 출간.

식물은 균류와 싸운 끝에, 균류의 침입을 막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길을 택했다. 꽃가루를 노리는 곤충은 꽃가루에 운반책으로 쓰며 상리공생의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씨방을 비대하게 하여 열매를 만들고 그것을 동물과 새에게 먹이를 주는 대가로 씨를 옮기게 했다.

다른 생물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려고 식물이 한 일, 그것은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하고 먼저 챙겨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국내 분야별 전문가들이 쓴 글을 묶은 책입니다.


저자들은 ‘난감함’이 일본 자체의 특징이라고 말합니다. 8월 15일마다 침략의 과거를 미화하는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강행되면서, 9월 1일에는 한국에서도 잊힌 관동대지진 한인희생자 추모모임이 열립니다. ‘한류(韓流)’의 중심에 있는 나라이면서도 혐한 물결이 끊이지 않습니다.


‘반일(反日)’과 혐한이라는 증오의 시선을 거두고, 민족주의의 이념을 내려놓으면, 그들 역시 자신들의 내부 모순과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또 하나의 이웃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대중문화편〉에서는 병리현상으로 불리던 오타쿠가 어떻게 대중문화의 주역으로 인정받고 정책에까지 영향력을 끼치는지 살펴봅니다.


〈사상편〉에서는 일본의 혐한과, 한류, 그리고 일본에 반감을 가지는 우리의 반일감정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들여다보고, 〈미디어편〉에서는 혐한의 온상인 뉴미디어와, 그에 맞선 시민사회를 살핍니다.


〈역사편〉에서는 일본의 복잡한 역사를 정리해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세계화를 향한 일본의 열망과 좌절을 읽습니다.


〈정치편〉에서는 일본 보수세력의 개헌 움직임을 역사적으로 조명해보고 〈문학편〉에서는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통해 일본 근대를 살펴봅니다.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가 회복되기를 바라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배타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현상이 과연 일본에서만 일어나는가? 동아시아 각국의 내셔널리즘이 충돌하는 현상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겠는가? 시민자치의 내실을 꾀하기보다, 재정 재분배 정책에만 의존하면서 국가주의에 힘을 싣는 현상은 대한민국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국민국가를 생존경쟁의 이기적인 괴물로 키우는 모습은 동아시아의 미래에 더 암담한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 단편소설의 대가 조지 손더스의 첫 장편소설이자, 2017년 맨부커상 수상작입니다.


출간 직후 미국 언론과 평단의 찬사가 쏟아진 데 이어, 그해 영어권 소설을 대상으로 한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링컨 대통령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오래전 저자가 워싱턴을 방문했다가 지인에게서 링컨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였습니다.


링컨의 셋째 아들 윌리가 장티푸스에 걸려 열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비탄에 잠긴 링컨이 몇 차례나 납골묘에 들어가 아이의 시신을 꺼내 안고 오열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작가는 링컨기념관과 피에타가 합쳐진 이미지를 떠올렸고,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오다 작품화했습니다.


‘바르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세계의 사이’를 뜻하는 티베트 불교 용어로, 죽은 이들이 이승을 떠나 저세상으로 가기 전 머물러 있는 시공간을 가리킵니다.


이 작품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윌리 링컨을 중심으로, 아직 바르도에 머물러 있는 영혼들이 대화를 나누며 서사를 이끌어갑니다.


망자들의 이야기가 주축이지만 진정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원제 Lincoln in the Bardo. 2017년 2월 출간.

세상이 슬픔으로 가득하다는 사실, 모두가 어떤 슬픔의 짐을 지고 노동한다는 사실, 모두가 고난을 겪는다는, 이 세상에서 어떤 길을 택하든 모두가 고난을 겪고 있다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고, 모두가 부당한 대접을 받고, 무시당하고, 간과당하고, 오해받는다는) 것을 기억하려 노력해야 하고, 따라서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의 짐을 가볍게 해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 그의 현재의 슬픈 상태가 그에게만 있는 유일무이한 것이 아니고, 전혀 아니고, 오히려 모든 시대에, 모든 시간에, 다른 사람들 다수가 느껴왔고, 앞으로도 느끼게 될 것이며, 따라서 오래 끌거나 과장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이런 상태에서 그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며, 세상에서 그가 차지한 위치로 인해 그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큰 해가 될 수도 있는데, 계속 낮게 가라앉아 있는 것은 도움이 안 되므로 할 수만 있다면 피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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