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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오리진

[리뷰 오브 리뷰] 사나이로 태어나서

11월 첫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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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잉여 사회》로 알려진 사회학자 최태섭의 후속 저서입니다. 익숙했던 가부장제에 금이 가면서 한국 사회에서 남성의 사회사를 이야기로 썼습니다.


저자 최태섭은 성공회대 사회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입니다.


이 책에서는 30대, 남성, 사회학자의 시각에서 현재 페미니즘의 물결 에 직면해 곤란함을 느끼는 한국의 남성과 남성성을 진단하고 출구를 모색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남성의 몰락과 함께 국내 전개 양상을 소개하고, 지금의 한국 남성성을 만들어온 역사를 되짚습니다.


조선 후기 선비 시대부터, 식민지 시기와 6.25, 군부 독재, 90년대와 IMF 등 한국 남성성의 결정적 국면들을 재조명하는 한편, 지금은 어떻게 표현되고, 입장들을 취하는지 살펴봅니다.


가부장제 질서의 극복을 위해서는 그 안에서 만들어진 성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남성들이 자신에게서 누락된 것들이 여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임을 인식하는 데서 한국 남성성의 정확한 성찰이 가능할 거라고 말합니다.

사실 남자들은 생각보다 남자를 모른다. 그저 자기와 주변의 남자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의 파편으로 하나의 상을 그려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개관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남자로서 30대 중반이 된 나 자신이 처한 고민도 이 작업에 동기를 부여했다.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올해 초 영미권을 필두로 세계적인 화제와 논쟁거리가 된 캐나다 심리학자의 책입니다. 혼돈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조언합니다.


저자인 조던 B 피터슨(Jordan B. Peterson)은 현재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 교수입니다. 맥길대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교수로 있을 때 쓴 첫 책 《의미의 지도》는 종교심리학 서적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3년부터 강연 동영상으로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후 인터넷 문답 사이트인 ‘쿼라(Quora)’에 올린 답문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그 내용이 이 책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질문이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였는데 당시 40개 법칙으로 답한 내용을 12가지로 정리해 설명합니다.


인생은 혼돈과 질서, 익숙한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상호 작용인데 항상 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고통이며 비극이다, 이를 외면했을 때 무너지기 쉽다, 행복보다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워라’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같은 일상적인 명제를 앞세우고, 심리학, 생물학, 신화, 철학, 종교 등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원제 12 Rules for Life. 2018년 1월 출간.


면화 산업을 통해 글로벌 자본주의의 거친 진화사를 넓고 깊고 새롭게 조명한 대작입니다. 큰 시야와 방대한 논거, 섬세한 이야기가 결합된 수작입니다.


저자 스벤 베커트(Sven Beckert)는 콜럼비아대에서 자본주의의 정치·경제·사회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하버드대에서 미국사와 글로벌 자본주의의 역사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면화라는 작물을 통해 유럽이 단기간에 제국의 확장과 노예노동, 그리고 새로운 기계와 임금노동자를 결합시켜 글로벌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과정을 풀어 나갑니다.


근대 자본주의가 18세기 유럽의 산업혁명이 아니라 16세기 들판의 면화 농장에서 태동했다는 거지요.


그 핵심에 노예제와 원주민 약탈, 제국의 팽창, 무력을 동원한 교역이라는 ‘전쟁자본주의’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면화는 근대 세계의 특징인 심각한 불평등과 글로벌화의 오랜 역사,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본주의의 정치경제를 이해하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원제 Empire of Cotton: A Global History. 2014년 12월 출간.

전 지구적 수준에서 보면 영국 노동자들이 생산한 면직물의 양은 극미했고, 영국의 농부들은 아예 면화를 생산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영국이 생산을 개조하고 면화로 촉발된 산업혁명의 진원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영국 상인들이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장악했던 덕분이다. 산업자본주의는 확실히 혁명적이긴 하지만 앞선 몇 세기를 통틀어 가장 혁신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 전쟁자본주의의 산물이었다.
북 트레일러 (영어 자막)


합성생물학의 선구적인 학자가 DNA 합성으로 '생명'을 창조하기까지 과정과 전망을 이야기한 문제작입니다.


저자 크레이그 벤터(J. Craig Venter, 1946년생)는 2000년 6월 세계 최초로 인간 유전체 지도를 완성한 데 이어 2010년 3월에는 최초의 합성생명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금은 비영리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유전체 합성과 인공생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유전체학 연구가 걸어온 길과 함께 합성유전체학과 합성생명의 연구 과정을 보여주고, 이것이 과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들려줍니다.


합성생명은 DNA 부호를 적절히 합성하면 현존하는 생명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디지털화된 유전 정보와 DNA 합성 기술을 결합해 처음으로 합성유전체를 지닌 생명체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로써 생물학을 정보학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생명의 정의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보와 마찬가지로 생명 역시 빛의 속도로 전달할 수 있으며, 앞으로 맞춤형 의료 개발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원제 Life at the Speed of Light: From the Double Helix to the Dawn of Digital Life. 2013년 10월 출간.

바야흐로 디지털 생물학의 시대이다. 단백질 및 하나의 세포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여타 분자들을 하드웨어로 볼 수 있고, 그 DNA에 부호화된 정보를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다. 자기 복제하는 살아 있는 세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는 DNA 이중나선의 나선에 들어 있다. 우리는 그 부호를 읽고 해석하면서 마침내 세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다음에는 새로운 세포 소프트웨어를 작성함으로써 세포를 바꾸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전후로 미국의 여러 유명인사들에게 큰 영향을 준 자연주의 작가 존 버로스의 수필집입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됩니다.


저자 존 버로스(John Burroughs, 1837-1921)는 19세기 미국에서 자연 에세이를 대중화시킨 인물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후 가장 중요한 자연주의 작가이자 선구적인 자연보호 실천가로 존경받아 왔습니다.


뉴욕 캐츠킬산맥 기슭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찍부터 자연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살며 글을 썼습니다.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뒤 산자락에 오두막을 지어 평생 그곳에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면서 자연에 관한 글쓰기를 이어갔습니다.


글의 주제는 자연의 동식물 초목 뿐 아니라 종교, 철학, 문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합니다. 그는 감상을 벗어난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작가의 운명


자신의 취향에 맞게 글을 재조정하거나 논평을 덧붙이지 않고, 관찰한 순간 자극받은 것을 그대로 글로 옮겼습니다. 진정한 자연 작가란, 바로 이렇듯 자연의 불결하고 추악한 것들 속에서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


원제 Ways of Nature. 1905년 출간.

올곧게 볼 수 있는 힘은 아주 보기 드문 재능이다. 실제로 앞에 있는 것 이상도 이하도 보아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에게서 분리하여 실제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상이나 선입관에 의해 변색하거나 수정해서는 안 된다. 요컨대, 여러분 자신이 가진 지각뿐만 아니라 이성을 갖고 보아야 한다. 그랬을 때 올바른 관찰자가 되며, 자연 서적도 올바로 볼 수 있게 된다.

2014년 대형 해난 사고를 다룬 <거짓말이다>에 이은 김탁환 작가의 두 번째 사회파 소설입니다. 2015년 여름에 일어난 메르스 사태를 다뤘습니다.


186명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공중 의료 재난을 환자와 가족의 관점에서 이야기합니다.


2015년 5월 발병부터 신고와 공식 확인, 보건 당국의 안일하고 미숙한 대처, 비운의 환자들의 투병 과정, 사건 이후의 삶을 짚습니다.


작가는 메르스 사태를 불운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허술한 국가 방역 시스템과 병원의 잘못된 관습과 운영체계가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라고 말합니다.

정보 부족과 관리 미숙에 따른 허점,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상황이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와 병원과 보건소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많은 이들이 자가격리와 관련하여 낯설고 불편한 국면에 맞닥뜨렸다. 보건 당국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적도 지침을 받은 적도 없었고, 어디에 문의해도 마땅한 답을 얻지 못했다.

국민들은 보건 행정의 사각지대에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만 했다. 격리를 결심하고 유지하고 또 마침내 해제를 택하면서도, 계속 자기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지금 해제하는 것이 옳을까? 공허한 메아리처럼 질문만 되돌아왔다. 시원한 대답은 어디에도 없는 갑갑한 나날이었다.

마음산책 출판사의 짧은 소설 시리즈 여섯 번째 편으로, 이번엔 젊은 세대 작가인 김금희의 작품들을 모았습니다.


집을 나간 ‘공시생’ 남수를 찾는 여자친구의 이야기, 세 친구가 함께 우정 여행을 떠나 겪게 되는 이야기 등, 지금 시대에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다양한 인물군을 등장시켜 다채로운 삶의 무늬를 감각적으로 그려 보입니다.


모두 19편의 짧은 소설에는 저마다 “특별하고 생동감 있고 따뜻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의 그림 14컷이 매력을 더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들이 괜찮다면 나는 아주 오랫동안 당신들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야기는 계속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자주 만났다가 헤어지며 그리워도 하겠지만 끝내 서로를 다 이해하지는 못할 거라고. 하지만 그렇게 거듭되는 재회와 헤어짐 속에서도 당신들이 처음 내 마음속에 들어와 헤이, 라고 스스로의 존재를 각인시켰던 그 눈부신 순간에 대한 감각은 잃지 않을 것이다.

중견 시인 곽효환의 네 번째 시집입니다.


곽효환 시인은 1967년 전북 전주 태생으로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6년 『세계일보』에 '벽화 속의 고양이 3'을, 2002년 『시평』에 '수락산'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4년마다 한 권씩 새 시집을 출간해온 저자는 모두 71편의 시들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서 사회역사적인 상상력에 뿌리를 둔 깊은 사유를 섬세한 언어들로 풀어 놓습니다.


길이 끊어진 곳에서 더 들어가기, '북방'에 대한 공감의 정서, 시원이나 시작에 대한 열망이라는 곽효환 시의 특징이 이번 시집에서도 곳곳에서 되풀이된다고 소개합니다.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한때는 단단했으나 조금씩 녹아
어느새 부유하는 유빙의 위태로운 미련을
뙤약볕 아래 홀로 남아 끝내 시들고 만
풀 한 포기, 그 불모의 고요를
잠 못 드는 밤
격랑이 일고 폭풍이 지난 뒤의 폐허를
그 후에 밀려오는 것들을

낮과 밤의 길이를 몸으로 느낄 때 마침내
꽃을 피우는 식물들의 광주성光週性처럼
빛과 그늘의 길이를
그 분계를
아슬아슬하게 혹은 아프게
넘나들어본 사람만이 안다
사랑은 빛의 길이에 따라
오고 또 가는 것임을

/'사랑 이후' 전문

라틴 아메리카의 칠레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Roberto Bolaño Ávalos, 1953-2003)의 시집입니다.


산티아고 태생의 볼라뇨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한 작가입니다. 멕시코에서 청년기를 보내고 20대 중반 유럽으로 이주해 활동했습니다.


1998년 발표한 방대한 소설 《야만스러운 탐정들》로 라틴 아메리카의 노벨 문학상이라 불리는 로물로 가예고스 상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대 때부터 쓴 40여 편의 시를 모아 1995년에 처음 출간됐습니다. 당시엔 1977-1990년에 쓴 시편들이 실렸으나, 2000년에 재출간하면서 1980-1998년에 쓴 시들까지 실었습니다.


혁명의 좌절, 라틴 아메리카의 비루한 현실, 방황하는 멕시코의 젊은 시인들에 대한 연민 등을 노래한 이 시집은, 고단하고 혼란한 현실 속에서도 시에 열광적으로 사로잡혀 있던 젊은 시절 저자의 초상을 보여줍니다.


볼라뇨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 소개해온 김현균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고 스페인어 원문도 함께 실었습니다.


유고 단편 선집 '악의 비밀'도 별도로 함께 번역돼 나왔습니다.


원제 Los perros romanticos. 2006년 출간.

당시 나는 스무 살이었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라를 잃었지만
꿈을 얻었다.
꿈을 가졌으니
다른 것은 상관없었다.
일도 기도도 하지 않았고
새벽녘에 낭만적인
개들 옆에서 공부를 하지도 않았다.
꿈은 내 영혼의 빈터에 살았다.
열대의 어느 허파 깊숙한 곳,
어스름이 짙게 깔린,
목제 침실.
이따금 나는 꿈을 찾아 내 안으로
돌아가곤 했다: 액상의 생각들로

/'낭만적인 개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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