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인간의 본래 자리

조회수 2018. 10. 31. 08: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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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넷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진화론을 통해 인류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 케네스 밀러(Kenneth R. Miller)는 브라운대학 생물학 교수입니다. 가톨릭교 신자이면서 지적 설계론을 포함한 창조 이론에 반대하고 진화론을 옹호하는 학자로 유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 자체는 물론 인간의 정신이나 의식, 자유의지를 진화의 산물로 이해하면서도 여전히 인류를 다른 생명체로부터 구별하고 인류가 지구상에서 가지는 의미도 지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진화론을 둘러싼 현대과학의 다양한 양상을 소개합니다.


진화는 단선적인 진보 과정도 아니고 인류가 진화의 최종 목표인 것도 아니지만 인류는 진화의 긴 역사 속에서 전례 없던 생태 지위를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으며, 그것은 우주가 최초로 스스로의 존재를 탐구하기 시작한 자리라고 평가합니다.


진화가 인류에게 플랫폼을 마련해주긴 했지만 실제로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한 가능성을 펼친 건 인류 자신이었음을 상기시킵니다.


과학적 사실인 진화를 인문학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대의 문학, 철학, 과학 고전들을 인용해가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원제 The Human Instinct. 2018년 4월 출간.

인간이 진화의 종점, 역사의 목적인이라 선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진화는 계속 이어지고, 계속해서 우리 자신을 비롯한 생명체들을 변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우주 자체가 의식과 자기인식을 향해 나아가는 성향이 있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는 모든 면에서 그 우주를 물질적으로 구성하는 일부분이다. 우리는 의식이 있고 자기인식을 한다. 따라서 적어도 우주의 작은 일부만큼은 그러한 목적에 도달했다. 감히 그것을 목적이라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인류의 독특한 사회적 협력의 진화사를 전쟁이라는 변수로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 피터 터친(Turchin, Peter, 1957년생)은 듀크대에서 동물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코네티컷 대학교 교수로 있습니다. 복잡계 과학과 문화 진화를 이용해 역사상의 제국들과 근대 민족국가를 설명하는 ‘역사동역학(Cliodynamics)’으로 알려진 학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인류가 대규모 낯선 사람들과 협력하는 초사회성(ultrasociality)을 어떻게 키워왔는지 설명합니다. 인간 사회의 융성, 쇠락, 소멸 과정은 개체들 간 경쟁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그 간극을 집단 간 경쟁에 대한 분석이 메워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변수가 전쟁이라는 거지요.


문화진화론적 분석을 통해 협력과 전쟁이 소규모 사회에서 대규모 사회로 이행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음을 보여줍니다. 국가도 전쟁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진화했고, 협력의 규모가 커진 국가를 결속하는 힘이 제도와 문화 양쪽에서 ‘공진화’했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인간 사회의 폭력과 불평등은 선형적으로 줄지 않았으며 지그재그로 진화해왔다고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사회성의 진화를 추진하는 것이 폭력, 즉 전쟁이었고 궁극적으로 폭력을 줄이는 것 역시 초사회성이라고 주장합니다.


원제 Ultrasociety: How 10,000 Years of War Made Humans the Greatest Cooperators on Earth. 2015년 11월 출간.

작은 수렵채집 무리에서 거대한 국민국가로 바뀌게 만든 동력은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쟁과 갈등이었다. 좀더 직설적으로 말해, 처음에 전제군주가 다스리는 고대국가를 만든 것도 전쟁이고 그것을 무너뜨려 더 좋고 더 평등한 사회로 대치한 것도 전쟁이었다.

전쟁은 파괴하면서 동시에 창조한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창조적 파괴의 힘이다. 사실 이 말은 강조가 잘못되었다. 전쟁은 파괴적 창조의 힘으로, 놀라운 목적을 위한 가공할 수단이다. 그리고 그 힘이 스스로를 파괴하여 전쟁이 없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마르께스의 서재에서>로 국내에 알려진 대만 작가 탕누어의 신작입니다. 중국 고전 『좌전』을 독해한 책입니다.


저자 탕누어(唐諾, 1958년생)는 타이완대학(臺灣大學)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저술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 책은 중국의 13경 중 사학(史學)을 대표하는 텍스트인 『좌전』을 저자 특유의 깊은 시선으로 읽고 해석하고 생각을 풀어냈습니다.


『좌전』은 공자가 집필한 노나라 역사서인 『춘추(春秋)』에 후대 학자가 주석을 붙여 집필한 책으로, 2천여 년 전 춘추시대의 인물 및 사건을 가장 정확히 기술한 문헌으로 꼽힙니다.


저자는 『좌전』에 담긴 세계상과 문화, 국가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욕망과 파멸 등에 얽힌 역사적 사례를 재연하고 해체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보르헤스, 토크빌, 휘트먼, 레이먼드 챈들러, 한나 아렌트 같은 사상가들의 사고와 철학, 인문학적 지식을 교차시켜가며 지나간 역사를 통해 눈앞의 현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알려진 고전에 대한 색다른 인문학적 해석을 음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인간을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당면한 이 세계의 진실한 면모이고, 지금까지 줄곧 지속되어 왔고 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분명해진 인간의 상황이다. 문학과 역사는 각각 할 수 있는 일이 물리학이나 수학보다도 훨씬 많다. 문학과 역사는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는 과학'으로만 그치지 않고, 결국 완전무결함을 추구하다가 마음이 위축되어 오류를 피하려고만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을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일에 탐욕스럽게 한 사람을 더 보태고자 한다. 그는 바로 <좌전>의 저자, 즉 과거 책 속으로 편입되지 못한 사람이다. 이것은 <좌전>의 내면 깊이를 한 겹 더하는 일이고, 또 먼 것을 바라보는 새 시각을 하나 더 보태는 일이다.

우리 한문 고전 인문지리서인 《택리지》의 새로운 번역본입니다.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 팀이 처음으로 정본화 작업을 거쳐 출간한 책입니다.


저자 이중환은 조선 영조 때 시인이자 학자입니다. 24세에 문과에 급제해 관직에 올랐으나 당쟁으로 30대 중반 이후 관계에서 밀려나 저술에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택리지》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18세기 조선 팔도의 정치와 역사, 경제와 사회, 문화와 전설, 산수와 명승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평론한 뒤 살 만한 곳과 살 만하지 않은 곳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평안도와 전라도를 제외한 지역을 30여 년에 걸쳐 직접 탐방한 경험을 토대로 어느 지역의 어떤 산과 강, 누정과 명소, 문화유적 등을 찾아가면 좋을지 안내합니다.


이번 책은 우리 고전 정본화 작업에 힘써온 안대회 교수 팀이 200여 종의 이본 《택리지》 중 선본 23종을 추려 교감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본 텍스트를 확정한 뒤 번역했습니다. 고지도도 실어 본문에 소개된 주요 지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양장본과 보급판 두 종으로 출간됐습니다. 본문 내용은 같지만, 양장본에는 보다 상세한 주석과 원문이 들어 있고, 보급판은 본문을 좀 더 쉽게 풀어쓰고, 중요한 도판만 추려 실었습니다.

무릇 산수란 심신을 즐겁게 하고 감정을 발산하게 하는 것이다. 사는 곳에 그런 산수가 없으면 사람은 거칠어진다. 그러나 산수가 좋은 곳은 생리가 변변치 않은 곳이 많다. 사람인 이상 자라처럼 제 등껍질을 이고 살거나 지렁이처럼 흙을 파먹고 살 수는 없으니, 그냥 산수만을 취하여 삶을 영위할 수는 없다. 그러니 차라리 기름진 땅과 넓은 들이 있어 지리가 좋은 곳을 선택하여 집을 짓고 살면서, 10리 밖이나 반나절 거리에 경치가 아름다운 산과 물을 두고, 생각이 날 때마다 가서 시름을 풀거나 하루 이틀 묵고 돌아오는 것이 낫다. 이야말로 훗날까지 이어갈 만한 좋은 방법이다.

137년에 이르는 한반도의 화교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 이정희는 경북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교토대에서 조선화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20년째 화교 연구에 매진해 왔습니다.


이 책은 그 결실입니다. 중국인의 한반도 이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1882년부터 현재까지 화교의 경제, 생활, 사회, 정치 등 전반을 다뤘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화교는 1944년 7만 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2만 명 정도 남았습니다. 최근에는 조선족을 중심으로 ‘신(新)화교’가 대림동에만 3만여 명( 2015년)이 정착해 있습니다.


화교는 멀게는 정유재란부터, 본격적으로는 임오군란부터 한반도에 정착한 화교는 근현대의 격동기를 우리와 함께 겪었습니다. 차별과 배척의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화교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풀어갑니다. 더 심층적인 내용을 담은 같은 저자의 양장본 <한반도 화교사>도 함께 출간됐습니다.

나는 화교 연구는 누구나 품을 만한 의문을 해명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진행되었다. 중국인은 왜 한반도에 이주하여 화교가 된 것일까? 화교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고 작동하고 있었던 것일까? 중국의 한반도 주재 외교기관은 화교를 어떻게 보호했을까? 화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화교학교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화교는 어떤 종교 생활과 문화 생활을 영위했을까? 화교와 조선인 및 한국인은 어떤 관계에 있었으며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을까? 화교는 어떤 분야에서 경제 활동을 펼쳤으며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을까? 화교경제는 왜 쇠퇴했을까?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공식 전기입니다. 내년인 달 착륙 50주년을 앞두고 이 책을 각색한 영화가 개봉되면서 번역돼 나왔습니다.


저자 제임스 R. 핸슨은 미국의 항공우주산업과 과학기술 역사 전문 연구자이자 저술가입니다. 세계적인 유명세와는 달리 언론을 피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렸던 암스트롱을 3년 동안 설득한 끝에 동의를 받아 이 공인 전기를 썼습니다.


저자의 전문성과 꼼꼼한 자료 조사 및 취재 덕분에 역사적인 주인공의 남다른 극적인 인생사뿐 아니라 20세기 후반 미국의 역사적 배경과 우주 개발 사업의 과정, 이면의 명암도 자세히 들려다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을 완수하고 귀환하기까지 우주 비행 전 과정이 정밀하게 묘사되는가 하면, 첫 발을 내딛는 사람이 누가 될 것인지를 두고 벌어지는 알력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까지 가감없이 그려집니다.


흔한 영웅담이 아닌 역사적 인물의 명암에 충실한 모범적 전기입니다.


원제 First Man: The Life of Neil A. Armstrong. 2005년 10월 출간.

베트남에서 공연할 때 한 군인이 "언젠가는 인간이 달에서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 "맞아요.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달에 유인과학기지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게 될 거예요. 남극기지와 굉장히 비슷하게 국제 팀이 운영하는 과학기지가 될 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달에서 살 수 있을까'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요. '인류가 여기 지구에서 함께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해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2016년에 작고한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가 죽기 1년 전에 출간한 마지막 소설입니다.


공정성을 잃은 보도와 음모론의 난무, 무책임한 포르노적 정보 공세 등, 이탈리아의 선정적인 저널리즘을 소재로 쓴 소설입니다. 정치적 야심을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업가와 특종을 강요받는 저널리스트, 그리고 그런 취재 과정에서 희생양이 되는 대중을 그렸습니다.


에코는 기호학자이자 철학자로 유명하지만 1954년 이탈리아에서 텔레비전 방송이 처음 시작됐을 때 RAI(이탈리아 방송 협회)의 문화 프로그램 제작 종사자로 일한 경험도 있습니다.


정보 홍수와 가짜 뉴스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올바른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특유의 해학을 담은 글쓰기를 통해 종국에는 인간 사이의 애정과 연대를 제시합니다.


원제 Numero Zero. 2015년 1월 출간.

「주필님이 책을 내시겠다고요?」

「그래요, 책을 한 권 낼 겁니다. 한 저널리스트의 회상록입니다. 우리 신문은 창간하기로 해놓고 끝내 창간되지 않을 신문이지만, 그 신문을 내기 위해 1년 동안 준비하면서 겪은 일을 이야기하는 책이죠.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그 신문의 제호는 <도마니>, 즉 내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슬로건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내일 얘기하기로 해요. 아무튼 내가 내려는 책의 제목은 <내일을 알려면 어제를 보라>가 될 것입니다. 멋있지 않아요?」

올해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미국 작가 리처드 포드의 대표작입니다.


저자는 '일상적 삶의 사실주의’의 정수이자 ‘가장 미국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알려졌습니다. 이 작품으로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을 받았습니다.


포드의 문학적 페르소나이며 미국문학사상 가장 현실적인 인물 프랭크 배스컴을 주인공으로 한 ‘배스컴 4부작’ 중 두번째 작품입니다. 결혼, 가족, 공동체와 같은 정신적 기반과 집, 돈, 직업 같은 물리적 기반이 무너진 자리에서 방황과 좌절,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을 그렸습니다.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비영웅적 삶 속의 영웅적인 삶, 거대 서사가 없어진 곳에서 찾아낸 작은 거대 서사”라고 평했습니다.


원제 Independence Day. 1995년 출간.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끝나버린다. 우리는 인생을 놓쳐버린다. 시인이 말한 그대로다. “인생을 놓쳐버리는 여러 방식들,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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