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뇌과학의 착각

조회수 2018. 9. 5. 08: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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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마지막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최근 유행인 뇌과학을 통한 인간 이해에 반기를 들고 철학적 전통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로서 인간을 논증하는 책입니다.


저자 마르쿠스 가브리엘(Markus Gabriel, 1980년생)은 독일 본Bonn 대학교 철학과 석좌 교수입니다. 인식론과 근현대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동 대학의 국제 철학 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전작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에서 자연과학이 기반으로 삼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비판한 데 이어, 이번 책에서는 인간의 정신의 자율성을 변론합니다.


전통적인 철학적 주제인 자아에 대한 물음이 오늘날 신경과학으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우리 뇌"라는 답으로 귀결되는 데 대해, 저자는 신경중심주의라 비판합니다.


여기에 맞서 데카르트, 칸트, 피히테, 프로이트 등을 통해 발전해온 의식, 자기의식, 《나》, 사유 등의 핵심 개념들이 어떻게 우리 어휘 안으로 진입했는지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나'가 무엇인지 밝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나>로 간주해 왔냐는 것이라며, 인간 정신에 대한 빛나는 통찰들이 어떻게 망각되었는지 이야기합니다.


원제 Ich ist nicht Gehirn. 2015년 11월.

인간 정신은 자화상을 제작하고 그럼으로써 다수의 정신적 실재들을 산출한다. 이 과정은 역사적으로 열린 구조를 가지며, 그 구조를 신경 생물학의 언어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불가능성의 이유는 우리가 지금 다양한 언어들을 가진다는 데 있지 않다. 인간 정신이 순수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정신사에서 우리의 시대, 곧 근대는 신경중심주의를 산출했고, 그 입장은 근대의 근본 동기들 중 하나인 '과학을 통한 계몽'과 전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점점 더 망각해 온 것은 이 시대의 역사성, 그리고 이 시대가 좌초하고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더 적은 근대성이 아니라 더 많은 근대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근대성은 우리 자화상의 역사성에 대한 통찰을 포함한다.

세계 각국의 불평등 현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모아 쓴 보고서입니다.


5년 전 자본의 집중으로 인한 세계 불평등 문제를 제기한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를 비롯한 경제학자 100여 명이 거의 모든 나라의 소득, 자산 불평등 데이터를 수집해 작성했습니다.


파리경제대학 세계불평등연구소와 UC버클리가 2000년대 초부터 전 대륙 70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소득과 자산의 축적 및 분배 추이를 추적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이번엔 중국과 인도·브라질 등 주요국을 망라했습니다.


여기서도 1980년 이후 세계 하위 50퍼센트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상위 1퍼센트와 하위 50퍼센트의 소득 격차는 1980년 27배에서 오늘날 81배로 벌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지금 추세로 나갈 경우 전 세계 부에서 최상위 1퍼센트의 몫은 현재 20퍼센트에서 2050년 24퍼센트로 늘어나는 반면 하위 50퍼센트의 몫은 10퍼센트에서 8퍼센트로 줄어든다고 예상합니다. 


보고서는 국가별 소득 불평등을 필두로, 전 세계적 자산 불평등, 공공자본의 축소와 민간자본의 확대, 누진세 등에 대해 논합니다.


앞으로도 자료가 업데이트되는 대로 개정판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원제 Rapport sur les inegalites mondiales 2018. 2018년 4월 출간.

우리는 정부가 현재 수준의 소득과 자산 불평등에 대응하고 불평등이 더 심화되지 않도록 막기 위해 미래에 더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선진국 정부들이 더 가난해지고 무거운 빚을 졌다는 점에서 특히 어려운 일이다.

공공부채를 줄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조세와 부채 경감,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몇 가지 대안이 있고, 모두 역사적으로 활용된 적이 있다. 이러한 해법들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려면 진지한 공개적 토론이 이뤄져야 하며, 토론은 탄탄한 경제적, 사회적, 역사적 분석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남녀의 성차를 과장해 불평등을 생물학적 차이로 정당화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책입니다.


저자 코델리아 파인(Cordelia Fine)은 캐나다 태생으로 호주 멜버른 대학교에 재직 중인 심리학자입니다. 대중적인 글 쓰기도 활발합니다. 전작 『뇌 마음대로』와 『젠더: 만들어진 성』 모두 국내에도 번역됐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남녀 ‘차이’를 말하면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논박합니다.


제목의 ‘테스토스테론 렉스’란 남성 호르몬에 육식공룡 T렉스를 결합한 조어로, 남녀가 본질적으로 다르며 그 원인이 호르몬에 있다고 보는 관점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종종 '남자다움'과 '여성다움'을 정당화하고, 사회적인 문제까지 생물학적 문제로 환원시켜 성 불평등을 자연적인 현상처럼 보이게 한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뇌의 성차는 존재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은 여러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고 상호작용하는 신경 활동 복합체의 산물이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남녀에게 불평등하게 작용하며 성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과 환경에 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원제 Testosterone Rex: Myths of Sex, Science, and Society. 2017년 1월 출간

수컷은 암컷보다 훨씬 적은 투자(“정액 한 큰 술과 쾌락이 가미된 약간의 수고”)를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다른 많은 암컷들과 짝짓기를 해서 자신의 씨를 최대한 많이 뿌리는 것이 이익이지만, 암컷은 자식을 돌보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해야 하므로 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짝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이익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컷이 암컷보다 문란한 종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문란함은 수컷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 여러 종들에서 발견되었다. 심지어 한 마리의 수컷하고만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추정되던 암컷 새들 중 일부는 친부 확인 결과 오히려 수컷들보다 더 많은 상대와 자식을 낳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트랜스휴머니즘의 다양한 주제를 두고 프랑스 작가와 철학자가 찬반론을 주고받은 책입니다.


저자 로랑 알렉상드르(Laurent Alexandre, 1960년생)는 트랜스휴머니즘을 옹호하는 작가이자 의사이자 파이낸스 기업가이며, 장 미셸 베스니에(Jean-Michel Besnier, 1950년생)는 기술철학자이자 파리 소르본대학의 철학과 명예 교수입니다.


두 사람은 트랜스휴머니즘이 인간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어떤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 12가지 주제에 걸쳐 토론합니다.


기술을 이용해 신체적, 지적으로 증강된 인류가 꼭 탄생해야 할까? 유전자 조작으로 우수한 아이들이 만들어지게 된다면 우생학의 위험은 없나? 인간이 천 살까지 살 수 있으면 행복하기만 할까? 로봇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노동은 어떻게 변할까? 기술 변화에 굼뜬 정치 관료와 제도는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에 의한 인간의 노예화로 귀결되지 않으려면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두 사람의 찬반 대화를 통해 다가올 미래의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원제 Les robots font-ils l'amour? 2016년 10월 출간.


글 쓰는 천문학자 이명현의 과학 서평 에세이입니다.


저자 이명현은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에서 천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습니다. 현재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색하는 세티(SETI)연구소 한국 책임자이자, 최근 문을 연 과학책방 ‘갈다’ 대표입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읽은 과학책 내용과 자전적 체험을 엮어 '우주와 별과 지구의 아름다움', '한국 과학자가 쓴 과학책', '과학자란 누구인가?', '세상의 온갖 궁금증',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법' 등 다섯 가지 주제에 걸쳐 과학책을 소개합니다.


달력, 날씨, 진화, 외계인 같은 친숙한 주제에서 블랙홀, 양자역학, 빅뱅, 힉스 입자 같은 어려운 과학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과학이 생소한 분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한 입문서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필명 '로쟈'로 알려진 서평가 이현우의 칼럼 모음입니다.


전작 '책을 읽을 자유'(2000-2010), '그래도 책읽기는 계속된다'(2010-2012) 이후 2012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6년간 쓴 칼럼을 선별하고 분야별로 정리하여 묶었습니다.


분야를 크게 인문, 역사, 정치, 사회, 문화, 과학의 7개로 나누고 각 분야에 어울리는 173개의 글을 담았습니다.


각 글마다 책과 저자, 책과 책, 책과 사회, 책과 나, 쓰기와 읽기 등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글에 따라서는 별도의 생각거리나 읽을거리를 덧붙였습니다.


2000년 이후 18년간 서평가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저자는 ‘필독할 책을 서로가 걸러주고, 동시에 한동안 읽지 못할 책에 대해서는 핵심이라도 챙겨놓는 것이 서평’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똑똑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똑똑해진다. 우리 각자는 독서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하면서 비로소 독서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지식이 늘어남과 함께 정신이 성장하고 사고가 깊어지며 세계의 지평이 확장되는 것, 그것이 독서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와 ‘나의 세계’를 새롭게 변형하고 갱신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읽는 것이 아’라는 말은 그런 의미의 무게를 지닌다.

작가 손보미의 새 소설집입니다.


저자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각 한 권씩 냈으며,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이번 책은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산책」, 제6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임시교사」 등 9편의 작품들을 묶었습니다.


삶이 불가해한 존재의 침입으로 인해 미묘하게 변화되어가는 양상을 묘사하는 한편,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면서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는 인물들이 새로운 자아와 관계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나영은 “각자의 삶이 자신과 타인에게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 혹은 그것이 어째서 불가능한가에 관한 집요하고도 예리한 성찰”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합니다.


세계 문학의 고전이자 톨스토이의 대표작인 '안나 카레니나'의 새로운 번역본입니다.


톨스토이의 예술적 재능이 절정기였을 때 쓴 작품으로, '전쟁과 평화', '부활』과 더불어 그의 3대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소설입니다.


이번 역자인 이명현(1969년생)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는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러시아어 원문의 뉘앙스를 중시하면서도 가독성을 높여, 우아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톨스토이 문체의 특징과 질감을 살렸다고 소개합니다.


번역 대본은 Lev Tolstoi, Anna Karenina (Moskva: Khudozhestvennaia literatura,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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