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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오리진

[리뷰 오브 리뷰] 사고팔 수 없는 것

7월 네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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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사고파는 것이 사회 관계의 전부가 아니며 인류 역사에 선물과 증여, 대갚음의 전통이 있어 왔음을 밝힌 책입니다.


저자 마르셀 에나프(Marcel Henaff, 1942-2018)는 프랑스 태생의 인류학자이자 철학자입니다. 파리국제철학대학과 미국 UC 샌디에이고 교수를 지냈습니다. 레비스트로스와 마르셀 모스의 연구를 토대로 인간 사회의 선물과 상호 대갚음에 천착했습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입니다. 부제가 '증여와 계약의 계보학, 진리와 돈의 인류학'입니다.


진리는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제에서 출발, 인류 사회의 다양한 증여 전통을 탐색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증여는 서로에게 상호 헌신의 증거를 남기는 행위이자, 공적 인증의 징표입니다. 이러한 인정 관계야말로 사회적 연결의 기초이자 모든 도덕적 관계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남태평양 트로브리안드를 비롯한 비서구 사회들의 증여와 상호 대갚음의 세계를 거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게오르크 지멜, 말리노브스키, 마르셀 모스, 레비스트로스, 칼 폴라니, 등 철학자와 인류학자의 성과를 통해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회에 여러 형태의 증여가 있음을 논증합니다.


타인을 자기 존재의 일부로 인정하려는 모험이자 용기가 바로 증여의 본질이라며, 계약 관계가 유일한 인간 관계로 인정되고 추구되는 세태에 대해 맞세웁니다.


원제 Le Prix de la Vérité. Le don, l'argent, la philosophie. 2002년 2월 출간.

저는 증여 문제가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깨닫고 놀랐습니다. 이는 증여를 중심으로 철학과 사회과학이 사회관계와 윤리에 관한 쟁점들을 정리해 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이상으로 증여가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 지배적이 되어버린 금전관계와 이익의 논리를 뛰어넘어서 인간관계를 다시 그려보고 관대함에 다시 제자리를 찾아주고 싶어 합니다. 연대와 돌봄의 윤리를 새롭게 사유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세포부터 생태계, 도시, 기업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모든 것 이면의 질서를 '규모'의 법칙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 제프리 웨스트(Geoffrey West, 1940년생)는 네트워크와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영국 태생의 이론물리학자입니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면서, 샌타페이연구소 소장을 거쳐 특훈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저자는 수많은 생물이 지금 같은 형태를 갖고, 성장하고 죽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물리적 법칙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른바 ‘스케일링 법칙’이라 불리는 이것은 생물의 크기 변화에서 발견되는 규모 증감의 법칙입니다. 저자는 이것이 도시, 사회관계망과 기업 같은 인간의 창조물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수명은 왜 기껏해야 120년인가? 계속 먹는데도 때가 되면 성장을 멈추고 죽는 까닭은 무엇인가? 왜 어떤 기업은 잘나가고 어떤 기업은 망하는가? 삶의 속도, 혁신의 속도는 왜 지속적으로 빨라지는가? 지구는 언제까지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다양한 학제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답을 제시하는 한편, 자연법칙과 인간 문명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개념 틀’을 제시합니다.


원제 Scale: The Universal Laws of Life, Growth, and Death in Organisms, Cities, and Companies. 2017년 5월 출간.

도시, 기업, 종양, 우리 몸이 서로 대단히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각각이 조직화, 구조, 동역학 측면에서 놀라울 만치 체계적인 규칙성과 유사성을 보여주는 보편적인 주제의 변주곡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공유하는 한 가지 특성은 고도로 복잡하며, 분자든 세포든 사람이든 매우 넓은 범위의 시간과 공간 규모에 걸쳐 상호작용하고 연결망 구조를 통해 진화하는, 엄청나게 많은 개별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기원 전후 1000년 간의 고대 세계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문명사 책입니다. 이 시기는 세계의 여러 문명들이 밖으로 뻗어나가던 때였습니다.


저자 마이클 스콧(Michael Scott, 1981년생)은 영국 워릭대학교 서양고전학 및 고대사 부교수입니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역사의 무대를 서쪽 끝 이베리아반도부터 동쪽 끝 산동반도로까지 확장시켜, 기원전 5세기가 시작될 무렵부터 기원후 5세기 초까지 동서 세계의 성립과 교류, 그리고 상이한 발전을 조명합니다.


저자는 고대 문명(특히 그리스, 로마, 중국)에 관한 기존 연구가 무역이나 철학 등의 특정한 주제에 치우쳤음을 비판하고,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지역 문화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음에 주목합니다. 


각 문명이 국가와 개인의 권력을 조정하며 정치체제를 완성시킨 기원전 6세기 말, 권력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확장된 제국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각국이 분투하던 기원전 3세기 말, 통치자의 권력과 종교가 결합된 기원후 4세기 초의 로마사, 중국사, 인도사, 중앙아시아사를 ‘세계사Universal History’라는 이름하에 하나로 묶어 서술합니다.


이로써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서 흥미로운 상상―이를테면 소크라테스, 공자, 부처의 만남이나, 로마 군단과 한나라 군대의 전투 등―으로 치부되던 고대 세계가 기원 전후 천년을 거치며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오늘날의 세계로까지 이어졌는지 보여줍니다.


원제 Ancient Worlds: An Epic History of East and West. 2016년 출간.

기원전 229년 무렵의 고대 세계는 지중해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격동에 휩싸였다. 서방의 로마는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과 저항에 부닥쳤고, 중앙부는 격렬한 경쟁과 왕위 쟁탈전으로 불안정했으며, 동방에서는 진나라가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이 시기는 각 지역에서 대두한 젊은 통치자 및 사령관 집단의 의식구조와 그들이 주도한 군사적, 정치적 지형이 점차 구체화된 중요한 기점이다. 불과 10년 만에 전 세계에서 권력의 세대교체가 일어났다. 이십대 중반의 한니발은 카르타고군을 전장으로 이끌었다. 필리포스 5세는 열여섯 나이로 마케도니아를 장악했고, 갓 스물을 넘긴 안티오코스 3세는 거대한 셀레우코스제국을 통치했다. 이집트는 스물한 살의 프톨레마이오스 4세가 장악했다. 이제 젊은이들이 국가의 운명을 걸고 도박을 벌이는 새 시대가 열렸다.

르네상스형 지식인 움베르토 에코(1932-2016)가 동료 철학교수와 함께 기획한 이야기 철학사 고대-중세편입니다.


공동 편저자인 리카르도 페드리가(Riccardo Fedriga)는 볼로냐 대학의 철학 교수입니다.


이 책은 철학을 사회에 더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사상과 그 사상의 문화적인 환경을 연결하는 이야기 형식의 철학사로 기획됐습니다.


대중을 '생각하는 삶'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철학의 역사를 한데 모으고, 철학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학자와 전문가 83명을 참여시켰습니다.


원저는 고대·중세, 근대, 현대로 나뉘어 총 세 권으로 발행되었으며 에코와 페드리가는 기획자이자 저자로서 각 시대에 대한 자신의 관점들 (예를 들어 중세에 대한 해석, 플라톤이 그리스도교에 미친 영향 등)을 적절하게 녹여 넣었습니다.


철학은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을 다루는 학문’이지만 철학적 질문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쳐 왔고, 철학을 실천하는 것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소개합니다.


원제 Storia della filosofia. Per le Scuole supeiori: 1. 2014년 3월 출간.

소피스트들은 과연 ‘무엇’이었나? 이들은 말 그대로 앎의 전문가들, 다시 말해 사고와 언변에 탁월한 능력과 기술을 가졌던 이들이며 오늘날의 문화 비평가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 소피스트들에게는 분명히 이상적이었을 아테네의 청중은 그들에게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의 철학 강의나 플라톤이 그의 아카데미에서 가르치던 철학을 기대하지 않았다. 아테네의 청중은 히피아스의 백과사전적인 지식이 증명되는 과정을 목격하거나 담론을 통해 한 논제의 증명과 반대되는 논제의 변론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줄 알았던 프로타고라스의 뛰어난 논쟁술을 보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고 몰려들었다.

국내에도 알려진 미국 교육운동가 파커 파머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이번엔 나이듦에 관한 글들입니다.


저자 파커 J. 파머(Parker J. Palmer, 1939년생)는 UC 버클리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딴 뒤 공동체 조직가와 ‘퀘이커 삶-배움 공동체’ 활동가로 일했습니다. 저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가르칠 수 있는 용기』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역설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등 다수가 국내에 번역됐습니다.


스물네 편의 에세이와 여러 편의 시로 짜인 이 책은 저자가 생의 후반부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난 후에 발견한 노년의 느낌과 생각들을 썼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놀랍도록 매력적이라고 말합니다.


노화라는 중력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나이듦에 협력’할 때 얻게 되는 것들에 대한 경험을 들려줍니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을 염두에 둔 말들입니다.


저자의 경험을 비추는 프리즘을 일곱 번 바꿔 보여주면서 독자들도 그런 작업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저녁놀처럼 번지는, 수채화 물감처럼 스며드는 문장이 좋습니다.


원제 On the Brink of Everything. 2018년 6월 출간.

온전함은 목적이다. 하지만 온전함은 완전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의 필수 요소로서 부서짐의 수용을 의미한다. 이를 빨리 이해할수록 좋다. 이는 우리를 해방시켜 잘 살고, 사랑을 잘하며, 궁극적으로 잘 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진리다.

열성적인 독서가이면서 책에 대한 글쓰기로 유명한 알베르토 망겔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저자 알베르토 망겔(Alberto Manguel, 1948년생)은 작가이자 번역가, 편집자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모국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십 대 후반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났고, 시력을 잃어가던 그에게 4년 동안 책을 읽어주면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그가 이사를 하게 되면서 장서 3만 5천여 권을 포장하며 느낀 소회와 단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뜻밖의 송사에 휘말려 15년 넘게 산 시골집을 떠나면서 책 짐을 싸게 된 자신의 신세가 80여 년 전 베냐민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느낍니다.


원제 ‘Packing My Library’도 발터 베냐민의 에세이 ‘Unpacking My Library’(민음사판 『발테 벤야민의 문예이론』에 ‘나의 서재 공개’라는 제목으로 수록)를 변주했습니다.


서재를 해체하고 책들을 상자에 집어넣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신에게 서재가 어떤 의미인지, 지금 시대에 문학이 갖는 힘은 무엇인지 자문하고 답합니다.


문장 속에 단테, 보르헤스, 카프카, 셰익스피어, 플라톤, 장자 등 동서고금의 책과 작가들이 거미줄처럼 이어집니다. 옮긴이의 풍부한 역주가 폭과 깊이를 더합니다.


원제 Packing My Library: An Elegy and Ten Digressions. 2018년 3월 출간.

독서를 단순히 여러 즐거움 중의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겸손한 표현이다. 내게 독서는 모든 즐거움의 원천이며, 모든 체험에 영향을 주면서 그걸 좀 더 견딜 만하고 나아가 좀 더 합리적인 것으로 만드는 행위다. 영어에서 read(읽다)라는 동사는 reason(추론하다)이라는 동사와 어원이 같다. 내게 이해가 필요한 어떤 일이 벌어지면 나는 그 일을 내가 이미 읽은 것과 비교해본다.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열한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지구온난화라는 위기와 그에 마주한 탐욕스러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인생을 통해 인간 본성과 현대사회의 모순을 통렬하게 풍자한 작품입니다.


소개된 집필의 계기가 재미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기후변화를 소설로 다루고 싶었지만 각종 수치와 그래프로 가득한 까다로운 주제인데다 가치 판단의 문제가 결부되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05년 환경단체 케이프 페어웰의 초청을 받아 여러 예술가, 과학자와 함께 지구온난화의 실체를 확인하러 북극해의 스발바르로 떠난 여행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얼어붙은 피오르의 장엄한 풍경에 감탄하는 한편 나날이 심해져가는 공용 탈의실의 카오스에 충격받았다. 참가자들의 드높은 이상과 탈의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조차 질서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들의 한심함의 괴리는 나약한 인간 본성의 완벽한 메타포였다. 마침내 그는 자기 삶도 추스르지 못하면서 온난화라는 대재앙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야심에 사로잡힌 전무후무한 안티히어로를 탄생시켰다."


첫 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과 부커 상 수상작 『암스테르담』 등 인간의 얄팍한 도덕성과 위선을 풍자한 전작이 조소나 냉소를 자아냈다면, 이번 작품은 블랙유머의 폭소가 압도적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원제 Solar. 2010년 3월 출간.

탈의실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다. 주 중반쯤 되자 헬멧 네 개와 육중한 스노모빌복 세 벌, 그리고 많은 작은 장비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서 전체 인원 3분의 2 이상이 한꺼번에 외출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밖에 나가려면 훔쳐야만 했다. (……) 그런 사람들이 탈의실보다 훨씬 큰 세상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그는 회의적이지만, 세상을 구해야만 한다면 말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김숨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저자는 2016년 장편소설 <한 명>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역사를 글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만주의 위안소에 살았던 열다섯 살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의 생애를 다뤘습니다.


그동안 취재한 증언과 자료들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고 위안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쓸 "용기"가 생기기까지 2년여가 걸렸다고 말합니다.


올해 작고한 미국 작가 필립 로스가 쓴 첫번째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그가 남긴 유일한 자서전이 됐습니다.


갓 대학생이 된 시기부터 작가로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무렵까지, 젊음의 시간들의 기록입니다. 그가 쓴 소설들의 원형이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로스의 애독자들이 반길 책입니다.


원제 The Facts: A Novelist's Autobiography. 1988년 9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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