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실격 인간' 변론

조회수 2018. 6. 27. 07: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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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네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장애인 변호사가 '차이'와 '결핍'의 인생 편에서 쓴 자전적 사회학적 변론서입니다. 인간 존엄의 근거로까지 나아갑니다.


저자 김원영은 1급 지체장애인 변호사입니다. 골형성부전증으로 15살까지 병원과 집만 오가다 검정고시와 장애인학교를 거쳐 서울대 사회학과와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습니다.


이 책은 자신이 장애인으로 성장하면서 내내 고민해온 '결격자'의 정체성 문제를 공동체 차원으로 확장해서 쓴 글입니다.


'차이'와 '결핍'을 가진 존재가 그것을 정체성으로 받아들이 위해 분투한 기록이면서, 그 과정에서 모은 법적, 사회적, 철학적, 경험적 근거들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가난한 집에서 걷지 못하는 몸으로 태어난 저자는 자신의 존재가 부모와 사회는 물론, 자신에게도 손해인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물어야 했다고 합니다. 자신처럼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 불리는 이들도 그 존재 자체로 존엄하고 매력적임을 증명해 보이는 변론을 시도합니다.


먼저, 사람들 간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어떻게 인간에 대한 존중이 싹트는지를 탐색합니다. 이어 자신의 결핍과 차이를 자기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결단이란 어떤 의미인지, 그렇게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개개인의 고유한 이야기가 어떻게 법과 제도의 문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 모색합니다.


저자는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연극적인 상호작용이 인간의 존엄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존엄을 구성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홀로 고통을 감내하던 개인이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존엄한 인간으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극명하게 빛나는 순간은 서로가 서로의 연기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존엄한 존재로 대우하는 때이다. 품격이 상대방을 적절하게 접대하는 연기에 의해 구성된다면, 존엄은 상대를 환대하고 그 환대를 다시 환대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 우리가 본래 존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서로를 대우한다기보다는 그렇게 서로를 대우할 때 비로소 존엄이 ‘구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시리아 내전 중에 총 대신 책을 들었던 젊은 저항자들의 실화입니다.


저자 델핀 미누이(Delphine Minoui)는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입니다. 20여 년간 중동의 분쟁 현장을 누비며 이슬람권의 변화를 알려왔습니다. 


이 책은 2015년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계기가 됐습니다. 오랜 독재와 전쟁의 참화 속에서 소도시 다라야에 지하 도서관을 지은 청년들이 있음을 알고 다라야의 강제 이주가 시행되는 2016년 8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스카이프를 통해 이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청년들은 무너진 폐허에서 찾아낸 책들로 지하 도서관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도시 곳곳에서 모은 약 1만5천 권의 책으로 꾸민 도서관에서 청년들은 책을 읽고 공유하며 절망의 시간을 견딥니다.


평범한 청년들의 삶이 독재로 무너지는 과정과 매일 벌어지는 전쟁터에서의 고민, 지치고 절망한 그들이 독서를 통해 정신적으로 고양되는 경험을 담았습니다.


시공을 초월한 책을 함께 읽으며 나눈 깊은 대화를 통해 인간이 살면서 놓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독서의 의미는 무엇인지 묻습니다.


원제 Les Passeurs de livres de Daraya. 2017년 9월 출간.

이 모든 책은 전장에서 구해낸 것으로, 새로 꾸려진 도서관 책장의 선반에서 우연히 집어 든 것이었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이 책들은 세상의 끝에 고립된 듯한 다라야에서 밖을 향해 조금 열린 창문과 같았다. 나는 멀리서 울리는 총성과 함께 이들의 목소리가 흩어지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책이 자신들에게는 새로운 성벽과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읽었던 책의 구절들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혁명 전에는 책의 단 한 줄도 제대로 인용할 줄 몰랐던 이들이었다. 시리아를 피로 물들인 이 분쟁이 역설적으로 책을 더 가까이하게 한 것이다.

기본소득을 선구적으로 주창해온 학자가 쓴 체계적인 설명서입니다.


저자 필리프 판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는 벨기에 정치철학자로 현재 루뱅대학 교수입니다. 기본소득 운동의 주창자이자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의 공동창립자입니다.


공저자인 야니크 판데르보흐트(Yannick Vanderborght)는 벨기에 브뤼셀 생-루이대학 정치과학 교수이자 「기본소득 연구」의 부편집장입니다.


이 책은 판 레이스 교수가 1996년에 출간한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를』 이후 12년 만에 나온 후속 저서입니다.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의 경과와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오해와 오보 등을 바로잡고, 필요한 정보와 근거를 제시합니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문제에서 한계가 분명해지는 상황에서 왜 기본소득이 최선의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지, 기본소득을 왜 정치적 포퓰리즘이나 진영 논리로 이해해서는 안 되는지, 어떻게 해서 모든 사람의 자유와 합리적 경제를 향한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설명합니다.


기본소득 개념이 등장하게 된 역사를 비롯해, 윤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지, 정치적으로 달성가능한지, 지구화 시대에 가능한지 등의 의문에 차례로 답합니다.


원제 Basic Income. 2017년 3월 출간.

굉장한 규모의 경천동지할 사건이 한 방에 터져서 모든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수천 번의 작은 기회들을 단기적인 목표로 지혜롭게 이용하여 이를 장기적 진보로 쌓아올리는 편이 바람직하다. 무수한 실망과 무수한 퇴보가 있겠지만, 이는 보편적 참정권을 위한 싸움과 노예제 폐지를 위한 싸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토피아의 비전은 하루아침에 현실로 바뀌지 않지만, 그러한 노력은 시종일관 우리의 나침반이 되어주고 우리에게 힘을 주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우리 모두가 굳건히 설 수 있는 든든한 경제적 발판을 얻게 되는 날이 올 것이며, 그때가 되면 우리는 이게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하고 의아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국내 대표 천문학자 사진가가 들려주는 천체 관측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 전영범 박사는 국내에서 드문 천문학자이자 천체사진가입니다. 부산대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천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해발 1124미터 보현산 정상에 국내 최대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천문대가 건설된 1992년부터 근무해 왔습니다. 보현산천문대 대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관측 체험을 토대로 쓴 우주 이야기이자 밤하늘 사진 기록입니다. 행성, 달, 별, 혜성, 유성 등 밤하늘을 수놓는 다양한 천체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과학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밤하늘 관측법부터 천문대 생활과 천체 사진에 얽힌 일화, 천문학자의 연구 과정까지 소개합니다. 과학자들이 이론을 세우고 관측을 통해 검증해나가는 실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별의 진화 과정,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중력파 등 최신 천문학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의 가이드북이라 할 만합니다.


클래식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 여행 안내서입니다.


저자 박종호 풍월당 대표는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클래식과 오페라 해설과 문화예술 강의, 여행 기획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간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풍월당 문화 예술 여행'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잘츠부르크를 첫 책으로 냈습니다.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의 크고 작은 아름다움과 함께 감상에 도움이 되는 사전 지식과 정보를 실었습니다.


가령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소개할 때는 매번 개막을 장식하는 연극 '예더만'의 내용과 함께 관람 요령, 예매, 숙식 팁도 함께 소개하는 식입니다.


각종 극장과 성당 등 건물의 기원과 에피소드 등을 통해 역사를 읽을 수 있게 돕습니다.

도시에서 미술 작품만 감상하거나 음식만 먹으며 다닐 수는 없다. 우리는 유서 깊은 문화를 담고 있는 장소나 카페 그리고 현지에서의 수준 높을 공연도 원한다.

이 책은 그런 문화와 예술에 관한 본격 여행안내서다. 이것은 문화와 예술을 찾아서 한 시기에 유럽을 편력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저자가 두 발로 쓴 책이다. 이 책이 여행에 대한 범위와 깊이를 더해 주기를 소망하면서 세상에 내놓는다.

김탁환 작가의 새 역사소설입니다. 이번에는 조선 최고의 연예인 '달문'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달문은 연암 박지원의 「광문자전」의 주인공 '광문'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의로운 인품과 뛰어난 재주로 여러 사료에 기록된 인물입니다.


수표교 거지 패의 왕초에서 인삼 가게 점원, 산대놀이 으뜸 광대, 도성 최고의 기생들을 거느린 조방꾼, 조선 통신사의 재인才人 등으로 활약한 만능 엔터테이너였지만 자신의 뛰어난 재주로 재물을 탐하지 않고 오로지 어려운 이들에게 헌신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작가는 매설가(소설가) 모독의 눈을 빌려 조선 시정세태와 달문의 휴머니즘을 현대적으로 그렸습니다.

“쪼개고 무너뜨리고 뭉개고 부수는 짓은 어려서부터 잘 못했습니다. 싸우더라도 상대를 끌어안으려 했습죠. 가난뱅이든 부자든, 천민이든 양반이든 혹은 나라님이든, 나라 안 사람이든 나라 밖 사람이든, 사람이든 동물과 식물이든 혹은 바위나 바람이나 별까지도 다 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만 살리는 게 아니라, 모두 다 살리길 원합니다. 그런 사람을 그런 고을을 그런 나라를!”

주목받는 신진 작가 김금희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김 작가는 2014년 출간한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이듬해 '체스의 모든 것'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내왔습니다.


이번 소설은 2017년 봄-겨울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될 때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입니다.


고교 시절 호프집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짝 친구를 잃은 상수가 그런 사실은 모른 채 같은 회사의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시작되는 소설 속에 다층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의 차로 말할 것 같으면 그의 인생을 모두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일단 다섯 사람이 탈 수 있지만 뒷좌석에 짐이 차 있고 조수석은 조수석대로 당장 필요한 자질구레한 소지품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 차는 오직 그, 공상수 한 사람을 위한 차였다.

베트남계 2세대 미국 작가가 베트남전을 소재로 쓴 소설로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화제작입니다.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Viet Thanh Nguyen, 1971년생)은 베트남 태생으로 1975년 사이공 함락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와서 UC 버클리에서 영문학과 민족학 학위를 받은 후 현재 USC에서 영문학과 소수민족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의 첫 장편소설로, 베트남전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이중간첩인 주인공의 눈을 통해 솜씨 있게 그리면서 정체성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베트남 대위이지만, 알고 보면 CIA 비밀요원이고, 마지막 꺼풀을 벗기면 베트콩 고정간첩인 ‘나’를 주인공으로, 나라를 잃었으면서도 여전히 탐욕스럽고 귀국의 날을 꿈꾸는 베트남 군인들, 시혜적이며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으로 그들을 보는 ‘구출자’ 미국인들, 미국 문화와 물질문명에 빠져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 그사이에서 영원히 두 얼굴의 남자로 살아가 ‘나’, 남-북베트남을 상징하는 두 친구의 우정과 첨예한 이데올로기, 고도의 정치· 사회 풍자가 중첩됩니다.


출간 당시 미국 주요 문학상을 휩쓰는 한편, 다인종 다문화 작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2천 년대 이후 미국 문학의 흐름을 대변한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원제 Viet Thanh Nguyen. 2015년 4월 출간.

그들은 내 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전우였습니다. 그들이 사랑하는 도시는 막 함락되려는 참이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도시는 곧 해방될 터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세상의 종말이었지만 내게는 단지 세상의 변화일 따름이었습니다. 그래서 2분 동안 우리는 진심을 가득 담아 노래하면서 지난날을 안타까워하고 애써 시선을 돌려 미래를 외면했습니다. 배영을 하면서 폭포 쪽으로 다가가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와 미국의 전설적인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가 21년 동안(1919~1940년) 주고받은 편지 모음입니다.


얼마전 국내에도 개봉한 영화 <지니어스>의 주인공이기도 한 퍼킨스는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토머스 울프 등 최고의 작가들을 키워낸 편집자로 유명합니다.


이 책은 대형 작가와 편집자 사이에 꾸준히 오간 긴 '대화'이면서 당시 미국 문학계의 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피츠제럴드가 작가로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동시대 작가들의 동향을 접할 수 있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지극히 인간적인, 내밀한 고백을 비롯해, <위대한 개츠비>의 탄생 비화, 헤밍웨이와 평론가의 육탄전 같은 문학계 뒷이야기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이 편지의 목적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라는 젊은 작가를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파리에 살면서(미국인입니다) <트랜스애틀랜틱 리뷰>에 글을 발표하기도 하는 미래가 아주 밝은 친구입니다. … 곧 그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진짜 물건입니다. /피츠제럴드

부디 제 판단에 따르지 마십시오. 중요한 부분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선생을 강요했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떤 경우이건 작가는 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까닭입니다. /퍼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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