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구글이라는 거울

조회수 2018. 5. 30. 09: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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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네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데이터 과학의 위력을 통해 사람들의 이중성을 조명한 책입니다.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Seth Stephens-davidowitz)는 미국의 데이터 과학자입니다. 구글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고 뉴욕타임스 객원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구글 검색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 응답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숨은 생각과 선호를 밝혀내면서 주목받았습니다.


그 내용을 담은 것이 이 책입니다. 저자는 전통적인 여론조사가 빗나가는 이유를 사람들의 '위선'에서 찾습니다. 의사, 친구, 연인, 설문조사원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합니다. 대개 자신을 실제보다 좋게 평가하고 속마음과 다른 답을 하곤 합니다.


저자는 밖으로는 숨기는 사람들의 속내를 검색어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는 미 대선과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예견한 바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데이트 사이트, 포르노 사이트 등에 축적된 디지털 금광을 분석하면 사람들이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원제 Everybody Lies. 2017년 5월 출간.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다.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사실, 인용, 농담, 장소, 사람, 물건, 도움을 검색하는지는 그들이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욕망을 가지며,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 막연한 추측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 작고 네모난 빈칸에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작은 진실의 자취를 남기며 이 자취 수백만 개가 모이면 결국 심오한 현실이 드러난다.

고대 아테네부터 실리콘밸리에 이르기까지 창조적인 천재의 탄생 비결을 찾아 나선 경쾌한 답사기입니다.


저자 에릭 와이너(Eric Weiner, 1963년생)는 미국 저널리스트 출신 논픽션 작가입니다. 현장 르포형 글쓰기에 뛰어납니다.


이 책에서는 창조적 천재가 왜 특정 시기에, 특정 장소에서 풍성히 배출됐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 아테네, 피렌체, 항저우, 에든버러, 캘커타, 빈, 실리콘밸리 등 일곱 도시를 답사합니다.


아테네의 민주주의, 철학부터 시작해 항저우에서 발명된 자기나침반, 피렌체에 남아 있는 두오모를 비롯한 예술 작품들, 캘커타의 문학 작품과 에든버러 황금기의 유산인 화학, 경제학, 의학 분야의 발전에 더해 빈의 고전음악과 정신분석학,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술까지 훑습니다.


그러면서 천재의 탄생을 가능케 한 도시와 문화 같은 ‘외부’ 요인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천재의 장소가 결코 낙원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 마찰과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창조적 에너지가 분출했다고 말합니다.


천재는 유전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독창성을 북돋우는 문화의 산물며, 천재성은 사적 행위가 아니라 공적 참여라고 말합니다. 창조적 장소의 조건으로 무질서, 다양성, 감식안을 꼽습니다.


원제 The Geography of Genius: A Search for the World's Most Creative Places from Ancient Athens to Silicon Valley. 2016년 1월 출간.

현상태를 뒤흔들고 균열을 일으키려면 무질서가 필요하다. 점의 개수뿐 아니라 종류를 늘리려면 민족의 다양성과 관점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감식안은 어쩌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간과되는 요소일 것이다...

고독한 천재라는 신화는 우리를 기운 빠지게 한다. 직원들이 '더 창조적으로 생각하게' 하기 위한 워크숍에 기업들은 돈을 쏟아붓는다. 대견한 일이긴 하지만, 그들의 업무 환경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지 않는다면 헛수고로 끝날 것이다.

소비자의 틈새시간을 파고드는 모바일 전략을 이야기한 경영전략서입니다.


저자 이선 터시(Ethan Tussey)은 조지아 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입니다.


이 책에서는 모바일 기기로 인해 생겨난 우리 일상의 틈새 공간에 주목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 최소 80회 이상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런 자투리 순간이 만들어내는 사업 기회를 '틈새경제(procrastination economy)'라 부릅니다.


저자는 영역별로 틈새경제가 어떻게 사람들의 버려진 시간을 통해 큰 수익을 내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봅니다.


틈새경제가 발생한 자투리 공간을 개인, 일터, 출퇴근길, 대기실, 커넥티드 리빙룸 등에 걸쳐 분석하고 최근 사례와 전문가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원제 The Procrastination Economy: The Big Business of Downtime. 2018년 2월 출간.

직원들은 미디어 기기를 이용해 군것질 시간을 조절하고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낵을 고를 수 있는 접근 권한이 생기면서 보다 나은 원기회복용 휴식 시간을 갖게 되었다. 또한 모바일 기기의 변화무쌍함 덕분에 직원들은 그날에 맞춰 웹상에 올라온 콘텐츠와 관련지어 각자의 미디어 군것질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미디어 회사들은 틈새경제를 타깃으로 다양한 미디어 스낵을 제공하면서 직장인들이 미디어 군것질 일정을 잘 짜도록 돕니다.

국내 서양 고대사학자가 그리스 고대 비극을 연구한 책입니다.


저자 최혜영 전남대 교수는 그리스 이와니나 국립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이 주제에 천착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고대 그리스사를 훑어보면서 비극의 기원부터 당대 국제 정세 분석까지 아우르며 그리스 비극을 풀어냅니다.


아테네 시민에게 비극 공연은 공동체 디오니소스 제전에 바쳐진 전체의 종교 행사였을 뿐 아니라, 테바이 등 ‘적국’의 기세를 꺾기 위한 심리전의 도구이기도 했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정치적인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특히 당시 국제 정세에 주목합니다. 기원전 5세기 비극이 한창 공연되던 당시 아테네 시민은 페르시아 전쟁, 델로스 동맹, 펠로폰네소스 전쟁 등 국가의 운명이 달린 전쟁과 국제 정세에 가 있었음을 보여주면서 비극 작품이 왜, 어떤 내용으로 탄생했는지 설명합니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기슭의 디오니소스 극장을 비롯해 엘레우테리아이 등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지역까지 저자가 답사해 촬영한 사진 자료들도 실었습니다.

비극悲劇, 즉 ‘슬픈 극’이라는 단어는 영어 tragedy를 옮긴 말인데, 제대로 된 번역어라 보기 힘든 면이 있다. tragedy의 어원은 그리스어 tragos(염소)+ode(노래)의 합성어, 즉‘ 염소의 노래’다... 기본적으로 디오니소스 신에게 바친 제의로서의 노래라는 의미이며, 꼭 ‘슬픈 이야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 비극은 디오니소스 신을 ‘환대하고 즐겁게 하기 위해’ 바쳐진 여러 제의 가운데 하나인 무대극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비극의 소재로 당시 정세와 연관된 아테네 적국의 왕실 이야기를 많이 다루다보니, 그 나라들의 어두운 면이 강조되어 슬픈 이야기가 된 것으로 본다.

최근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자발적 죽음을 택하면서 조명을 받았는가 하면 올초 국내에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존엄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 책은 죽음학 연구자인 최준식 교수가 쓴 임종을 준비하기 위한 안내서입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인 저자는 40년 가까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 종교와 죽음을 폭넓게 연구하고 책을 써 왔습니다. 


전작인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가 죽음의 본질과 죽음 이후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존엄한 임종을 위한 실제적인 준비를 이야기합니다.


인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어떻게 준비할지와 같은 물음에 답합니다. 죽음을 인식한 순간부터 임종 후 사별까지의 긴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본인ㆍ가족ㆍ의료진 등 구성원별로 임종에 대처하는 자세를 구체적으로 조언합니다.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도하면 인생의 경륜이고 뭐고 소용없습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은 본능만이 작동하지요.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많은 경우 무작정 연명의료에 돌입합니다. ‘죽음’에 대한 올바른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조건 ‘삶’을 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결국 약에 지치고 기력이 쇠약해져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게 삶을 끝내면 당사자에게 큰 손실입니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거론조차 꺼렸던 동성애 문제가 소수 인권 차원에서 사회적 관심사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외 관련 책들도 많습니다. 


이 책은 프랑스 저널리스트가 성소수자(LGBT)의 세계 현황을 조사해 소개한 책입니다. LGBT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약자로 성소수자를 뜻합니다.


저자 프레데리크 마르텔(Frederic Martel)은 프랑스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입니다. 디지털 문명의 현장을 담은 책 『스마트Smart』로 국내에도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성애자 차별의 현실을 전하면서 미래를 전망합니다.


저자가 8년 동안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러시아,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바, 브라질, 인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등 50여 개국을 찾아 600여 명의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정치인, 사회운동가를 인터뷰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불어판 원제 Global gay : Comment la révolution gay change le monde. 2013년 2월 출간.


한편에서는 ‘가족해체’를 걱정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국내 성소수자들의 가족공동체 이야기를 묶은 책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친구사이’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의 약칭인 ‘가구넷’이 함께 기획 집필해 출간했습니다.


성소수자들도 평등하고 다양하게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알리려는 취지에서,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10개 가족공동체 사례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법적 혼인이나 혈연, 입양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사람들이 꾸린 ‘신가족’ 공동체 이야기를 통해 가족 너머 가족의 의미를 묻습니다.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로 이름을 알린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고양이에 관한 그림 역사를 풀어 설명한 책입니다.


모리스(Desmond Morris)는 1967년 《털 없는 원숭이》로 일찍 주목받은 후 동물 생태에 관한 책 말고도 고양이에 관한 책도 많이 썼습니다. 또 화가로도 활동해 왔습니다.


이 책은 고양이의 생태와 미술사를 접목한 에세이입니다. 동서고금의 그림을 통해 고양이가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게 되었는지, 특성은 무엇인지 이야기합니다.


신의 상징, 악마의 현신, 쥐 잡이, 움직이는 장난감, 집 안의 일인자까지 화폭에 표현돼온 변화를 통해 고양이의 사회적 위상과 처우가 어떻게 달라져왔는지 살펴봅니다.


기원전 5000년 리비아의 싸우는 고양이 암각화에서 시작해서 중세의 동물우화, 피카소의 초상, 솔 스타인버그의 〈뉴요커〉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뱅크시의 벽화 등에 이르기까지 137점의 고양이 명화들을 골라 동물학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원제 Cats in Art. 2017년 10월 출간.


수필가 피천득의 수필집 『인연』과 창작 시집 『창밖은 오월인데』의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오월에 태어나 오월에 작고한 피천득 선생의 탄생일과 기일을 맞아 새로 단장해 출간했습니다.


1996년 초판이 나온 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인연』 개정판에는 기존 수록 원고 이외 「기다리는 편지」, 「여름밤의 나그네」 등 2편을 추가했습니다.


그 외 박준 시인의 발문과 생전에 박완서 작가가 쓴 추모 글, 피천득 작가의 아들 피수영 박사의 추모 글도 실었습니다.


『창밖은 오월인데』는 시인의 유일한 창작 시집으로, 종전에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나 이번에 제목과 목록에 변화를 주는 한편, 7편의 시를 새로 추가해 재출간했습니다.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 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창밖은 오월인데」에서

올해 소설 이력 35주년을 맞은 작가 정찬의 여덟번째 소설집입니다.


표제작인 제25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을 포함해 모두 7편의 단편을 수록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갖가지 죽음을 소재로 다뤘습니다.


「새의 시선」에서는 1986년 김세진·이재호 분신자살 사건과 2009년 용산참사를, 「등불」에서는 1999년 씨랜드 참사를 다뤘고,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한 작품은 「사라지는 것들」 「새들의 길」 「등불」 등 3편에 이릅니다.


이 외에도 혈육의 갑작스런 실종이나 자동차 사고, 친구의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 등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효율만 찾는 자본주의, 폭력마저 불사하는 전체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은 자, 구조된 자는 가라앉은 자, 사라진 자를 어떻게 기억하고 살아갈 것인가를 질문한다고 소개합니다.

과거는 고정된 시간의 어떤 형태가 아닙니다. 현재의 시선에 의해 끊임없이 변하는 역동적인 생명체입니다. 상상은 과거를 현재와 연결시킴으로써 과거를 역동적인 생명체로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상상력이 없으면 과거에 갇혀버리는 거죠. 과거에 갇히면 현재의 시간이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의미 없는 삶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어떤 비정상적인 행위도 의미 없는 삶보다 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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