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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외국어의 기원

조회수 2018. 5. 16. 10: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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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둘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다양한 외국어의 전파 과정을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로버트 파우저(Robert J. Fouser)는 독특한 이력의 언어학자입니다. 미국 태생으로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웠으며,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원에서 응용언어학을 공부했고, 아일랜드에서 응용언어학 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틈나는 대로 동서 고전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몽골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배웠습니다.


200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임용되어 2014년까지 서울 생활을 했고, 지금은 미국에서 독립학자로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한글로 쓴 이 책은 그동안 다양한 외국어를 배우고 가르치면서 고찰해온 언어 전파의 관찰기이자 탐구의 기록입니다. 외국어의 전파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이 어떻게 만나고, 충돌하며 침략과 지배의 역사를 써왔는가에 주목했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몽고, 이슬람 왕조,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선주민 등 다양한 문화권의 언어를 둘러싼 여러 풍경을 폭넓게 담았습니다. 다양한 관련 이미지들도 수록했습니다.


다른 언어권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유래되었고, 인류 문화사에서는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펴보는 한편, 인공지능 통번역 시대 외국어의 운명을 통해 인류 문명의 향배까지 묻습니다.


서양의 욕설, 악담, 상소리에 관한 모든 것을 탐구한 문화사입니다.


저자 멀리사 모어(Melissa Mohr)는 스탠퍼드대에서 중세 르네상스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입니다. 이 책은 자신의 박사 논문을 발전시킨 책으로 출간 당시 학계와 대중의 주목을 함께 받았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상소리는 늘 우리와 함께했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고대 로마에도, 중세 성서의 시대에도, 르네상스 시대에도, 지금까지도 상소리는 일상 속에 공존합니다.


그만큼 인간의 극단적 감정들을 어떤 언어보다 더 강력하고 정확하게 표출하기 때문입니다. 그 당혹스러움과 희열, 충격과 카타르시스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저자는 고대 로마의 외설어, 중세의 서약어에서부터 현대의 인종모멸어까지 상소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해온 과정을 정리하는 한편, 그 원인을 사회적·문화적으로 조명합니다.


원제 Holy Sh*t: A Brief History of Swearing. 2013년 4월 출간.

상소리에 대한 불안감의 이면에는, 혹시 문명화라는 장막이 혼돈의 시대를 가리기엔 너무 얇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행여 상소리로 인해 그 얇디얇은 장막이 찢기지나 않을까, 고상하고 합리적인 담론의 여러 규칙이 내팽개쳐지고 마구잡이식 충동이 과다하게 입 밖으로 표출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말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언제나 비속어-그것이 무엇을 뜻하건 간에-와 더불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로 국내에도 유명한 작가 아고타 키르스토프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Agota Kristof, 1936-2011)는 헝가리 태생으로 2차대전 후 스위스에 정착해 프랑스어를 배워 작품을 쓴 작가입니다. 대표작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비밀노트, 타인의 증거, 50년간의 고독』은 스테디 셀러로 꼽힙니다.


이 책은 저자가 네 살 때부터 글을 읽기 시작해 병적일 만큼 독서와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스위스로 망명해 모국어를 잃고 ‘문맹’이 되어야 했던 시절, 그리고 다시 프랑스어를 배워 첫 소설이자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1부인 〈비밀 노트〉를 쓰기까지 반생을 기록했습니다.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담담하고 건조한 문장으로 그려내 주목받았던 작가가 타향에서 외국어로 읽고 써야 했던 운명 속에서 겪은 고민과 갈망을 담은 글쓰기의 자서전입니다.


저자의 삶과 문학에 동질감을 느낀다는 소설가 백수린이 옮겼습니다.


원제 L'Analphabète. 2004년 6월 출간.

무엇보다,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할 일은 쓰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쓰는 것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누구의 흥미를 끌지 못할 때조차. 그것이 영원토록 그 누구의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라는 기분이 들 때조차. 원고가 서랍 안에 쌓이고, 우리가 다른 것들을 쓰다 그 쌓인 원고들을 잊어버리게 될 때조차.

동화 '강아지똥' '몽실 언니'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의 삶과 문학을 그린 전기입니다. 5월 17일 기일 11주기를 앞두고 출간됐습니다


이충렬 전기 작가의 신작입니다. 권정생의 생전 인터뷰, 편지, 수기, 수필 같은 원자료와 지인들이 남긴 그에 대한 기록, 그리고 생존해 있는 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권정생은 안데르센이나 그림형제 같은 외국 작가들의 번역동화를 주로 읽던 시대에 독창적인 작품들로 우리 창작동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40여 년 창작 활동을 하면서 100권이 넘는 동화집을 남겼습니다.


가난과 결핵의 고통 속에 마을 교회 종지기로 살면서 써내려간 그의 동화는 가난과 불행의 근본 원인을 생각하게 하고, 시련과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잘못 알려지거나 부족한 내용, 권정생의 회고와 기록 가운데 기억에 착오가 있는 내용을 확인 과정을 거쳐 수정, 보완하는 등 꼼꼼한 자료 조사 끝에 권정생의 삶과 문학의 전모를 그려냈습니다. 


약탈과 창조라는 자본주의의 양면성을 밝히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 책입니다.


저자 제프 멀건(Geoff Mulgan)은 영국의 사회혁신 전문 지식인이자 활동가입니다.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미래전략위원회 전략기획관을 지냈고 현재 사회혁신단체 네스타(NESTA, 영국 국립과학기술예술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메뚜기’와 ‘꿀벌’, 즉 ‘약탈자’와 ‘창조자’라는 두 개념으로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자본주의의 방향과 전망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약탈적 모습에서 다양성을 지닌 ‘창조자’의 모습으로 경계를 넓혀왔다고 진단합니다. 많은 과오와 함께 진화를 거듭해 왔으며 지금도 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교환 가능한 가치의 추구’로 규정합니다. 교환 가능한 가치란 화폐, 주식, 신용카드 등 재화뿐 아니라 자원봉사, 기부, 돌봄, 공유처럼 우리가 느끼는 가치까지 포함합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후자 쪽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앞으로 핵심 분야는 자동차, 철강, 마이크로칩, 금융 서비스 등이 아닌 건강, 교육, 돌봄, 그리고 넓은 의미의 ‘녹색 산업’ 쪽으로 옮겨 갈 거라고 전망합니다.


또한 종래의 양적 추구가 아닌 삶의 질 추구, 가치의 연결, 사람 사이의 ‘관계’와 지속적인 ‘유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원제 The Locust and the Bee. 2013년 3월 출간.

자본주의는 약탈자에게 막대한 보상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 이에게 창조하는 자, 만드는 자, 제공하는 자가 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자본주의 안에는 ‘성장’, ‘가치’, ‘기업가 정신’에 대해, 그리고 ‘사랑’이나 ‘우정’에 대해서까지도 매우 상이한 해석과 접근 방식들이 함께 존재한다.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의 모호한 속성이 긍정적인 결실을 내는 쪽으로 발휘되게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생각과 행동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도구들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작가 장강명이 쓴 논픽션입니다. 국내 문학공모전과 공채 제도의 문제점을 비롯해 간판 집착, 서열 문화 같은 것을 다뤘습니다.


기자 출신으로 단기간에 4개 문학상을 받으면서 주목받은 작가가 스스로 그런 '기회의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취재해서 쓴 결과물입니다.


사회가 사람을 발탁하는 입시-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한계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합니다. ‘당선’과 ‘합격’이라는 제도가 어떻게 사회적 신분으로 굳어지며 ‘계급화’하고 새로운 좌절을 만들어내는지 메커니즘을 드러냅니다.


삼성그룹 입사 시험 현장, 로스쿨 반대 시위 현장, 문학상 심사 현장 취재를 통해 공채 시스템의 갈등과 부작용을 살펴보고, 문학상을 운영하는 출판사 대표, 문학상을 준비하는 작가 지망생, 작가와 출판 편집자, 그리고 영화, 엔터, 기업 인사 담당자 등 관계자들을 폭넓게 인터뷰해서 쓴 내용입니다.


공모전과 공채제도의 부작용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두 제도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려면 어떻게 할지 생각을 펼칩니다.

'입시-공채 시스템'이 예전처럼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한다. 몇몇은 이 시스템이 거의 한계에 온 것 아닐까 내심 걱정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선발 시험이 이제 오히려 사람들을 억압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험 자체가 부당한 계급사회를 만드는 권력의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번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다시는 지망생들의 세계로 떨어지지 않는 경직성이 근본 원인이다.

시인 정한아의 두 번째 시집입니다.


정한아(1975년생) 시인은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6년 『현대시』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어른스런 입맞춤』이 있습니다. '작란' 동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해설을 쓴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정한아 시인의 작품 세계를 '부정성의 시학'이라 명명합니다.


"에두르지 않고 직접 치고 들어가는 날카로운 창과 같은 언술, 그래서 결국, 솔직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실천적 발화"이며 "낙관이나 희망, 희구나 확신, 안심과 위안 같은 것들을 손쉽게 움켜쥐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비판의 구심점으로 삼을 때만 가능한 부정성의 언어"라고 평합니다.

쓰는 일을, 읽는 일을
게을리해도 아무도 벌하지 않고
생각을 중단해도 누구 하나 위협하지 않는
더러운 책상 앞
불빛은 떨어지고 밤이면 길에서
조용히 죽어갈 어린 고양이들의
가냘픈 울음소리

[……]

도무지 장난칠 맛이 안 나는 날
밥 먹는 일을 등한히 하여도 누구 하나
엄포를 놓지 않는
임투도 등투도 없는
더러운 책상 앞

손 없는 새들이 깃털로 창공을 어루만질 때
죄 없이 부푸는 잎맥의 감탄과 탄식 사이에서

일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일이란 대체 무엇인가

- 「봄, 태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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