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새로운 길을 꿈꾸자

조회수 2017. 9. 20.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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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세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기본소득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와 실험의 불씨를 댕긴 책입니다.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Rutger Bregman)은 네덜란드 저널리스트이자 저술가입니다.


이 책에서는 지금의 경제사회질서를 문제 삼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는데도 왜 점점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지, 빈곤을 퇴치하고도 남을 만큼 풍족한데도 왜 수백만이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는지, 과거에 꿈꿨던 물질적 풍요의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왜 행복하지 않은지 반문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존중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의식주, 합리적인 임금, 자신의 인생을 위한 진정한 기회의 발견 정도의 소박한 것들이며, 기계와 스마트폰 앱, 알고리즘이나 트렌드세터들에 의해 역사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합니다.


기본소득과 근무시간 축소, 빈곤 퇴치에 관한 과거 선구적인 생각들을 소개하는 한편, 자동화로 인한 실직에 대한 해법으로 점진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교육 투자 확충, 정년제 유연화 등의 방안을 검토합니다.


저자는 노예제 폐지부터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적 이정표는 한때 환상으로 여겨졌다면서, 보편적 기본소득과 주당 15시간 노동, 국경 없는 세계 같은 생각들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원제 Utopia for Realists: How We Can Build the Ideal World. 2017년 3월 출간.

오스카 와일드는 “진보는 유토피아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다”라고 썼다. 하지만 저 멀리 수평선은 텅 비었고 풍요의 땅은 안개에 싸여 있다. 우리는 이 풍요롭고 안전하고 건강한 장소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역사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유토피아를 매장시켰다. 여태껏 누려온 것보다 나은 세계를 상상할 수 없으므로 지금까지 꾸어온 꿈을 대체할 새 꿈이 없다. 실제로 부유한 국가의 국민은 대부분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잘 살지 못하리라 확신한다.

일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시대를 맞아, 직업에 연연하기보다 창업을 권하고 실행 방법을 조언하는 책입니다.


저자 테일러 피어슨(Taylor Pearson)은 미국의 사업가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입니다.


일자리 불안은 이제 화이트칼라 지식 노동자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학위를 비롯한 갖가지 자격 조건을 얻기 위해 애쓰지만, 자격에 따르는 보상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해 평범한 직장인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합니다. 그 대신 자신만의 능력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가치 있는 기회를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합니다.


고학력자의 급증, 소프트웨어의  발달은 직장인이나 구직자에게는 위협이 될지 모르지만, 스스로 비즈니스 시스템을 창출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합니다.


당장 창업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단계별로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하고 비즈니스 세계에 진입하는 실천 방안을 소개합니다.


원제 The End of Jobs. 2015년 6월 출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우리 부모 세대가 누린 직업에 대한 약속이 이제는 사라져 버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통적인 자격을 얻는 데 너무나 많은 투자를 해 왔고 여전히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정의하라는 물음을 받았을 때, 우리는 대개 좀처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정의 내리지 못한다. 그보다는 자신을 규정하는 조직이나 집단을 기준으로 스스로를 정의 내린다. 하지만 창업가정신을 실현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와 전혀 다른 일이다.

개인이 겪는 다양한 질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짚어보고 해법을 제시한 책입니다


저자 김승섭은 현재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로 재직 중인 사회역학자(social epidemiologist)입니다. 차별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결혼이주여성이나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해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고용 불안이나 차별 경험, 혐오발언 같은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사회적 요인이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사회적 환경과 완전히 단절되어 진행되는 병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인간의 몸과 건강을 어떻게 바라보고,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여야 하는지에 대해 묻습니다.


최첨단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자 수준에서 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게 가능해지더라도, 사회의 변화 없이 개인은 건강해질 수 없다면서 더불어 건강하기 위해 공동체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해 길을 제시합니다.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인류의 유별난 진화 과정의 계기를 내일을 상상하기 시작한 데서 찾는 책입니다.


저자 다니엘 S. 밀로(Daniel S. Milo)는 이스라엘 태생 역사학자로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저자는 인간과 동물을 구별 짓는 특징을 내일을 상상할 수 있게 된 능력과, 그 상상에서 비롯된 과잉에서 찾습니다. '내일의 발명'은 놀라운 추진력인 동시에 화근이었다는 거지요.


5만 8,000년 전 인류가 아프리카의 비옥한 환경을 떠나 지구 전역으로 퍼진 것도, 동료의 시신을 매장하고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게 된 것도 미래를 떠올리게 된 결과였습니다.


뇌의 과도한 성장은 인류에게 만성적인 영양 부족과 난산, 특별하게 긴 유년기 생존의 위협이란 위험을 초래한 한편, 지루함과 더불어 쓸데없는 상상을 낳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를 만드는 과잉의 반복을 불러왔다고 해석합니다.


인류는 늘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야 했고, 상상된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축적과 잉여가 탄생했으며, ‘과잉’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었다고 진단합니다.


불어판 원제 L' Invention de demain. 2011년 10월 출간.

케냐와 에티오피아 중간쯤 되는 어디에선가 기적이 일어났다. 동굴에 살던 웬 인간이 동굴에 살던 다른 인간에게 “내일 보자!”라는 인사말을 건네면서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40억 년 전에 일어난 빅뱅 이후 그 같은 일은 그때까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전자, 양자, 태양, 별, 미생물, 동물, 식물 등 모든 존재가 영원한 현재의 포로였다.

도시 환경과 개인의 행복감의 관계에 대해 쓴 책입니다.


저자 폴 키드웰(Paul Keedwell)은 건축과 신경과학을 함께 공부한 영국 심리학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도시 공간이 우리 일상과 행복에 미치는 심리학적 영향에 대해 논합니다. 집은 물론 이웃 환경과 지역, 학교, 직장, 휴식 공간과 병원 등 도시 전역의 공간을 망라합니다.


저자는 오늘날 도시의 공간들이 ‘삶의 공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기능적 차원을 넘어 사람들 개개인의 고유한 인격과 열정, 흥미, 삶의 여정뿐 아니라 공동체의 역사와 가치관, 공유 의식 등을 표현한 물리적 구현체가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간이 공간으로서 의미와 가치를 가지게 되는 순간은 사람들이 그 공간에 장소성을 부여하고 그 공간을 활용할 때라면서, 공간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건축과 공간의 주인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원제 Headspace: The Psychology of City Living. 2017년 3월 출간.

집은 우리의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는(장식과 가구 등의 선택을 통해) 수단이 되어야 하며, 실제적으로든 상징적으로든, 우리가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드러내줄 수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가 사는 집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좋은 집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표현하도록 도와주지만, 나쁜 집은 너무 엄숙하거나 화려하여 거주자의 개성이 표현될 여지를 남겨주지 않는다. 이처럼 집의 디자인은 우리의 창의성을 촉진시킬 수도 있고(활기 넘치는 이웃과 주변에 있는 훌륭한 공공시설이 그런 것처럼), 억누를 수도 있는 것이다.

다산 연구로 성가를 쌓아온 정민 한양대 교수의 신작입니다. 다산이 자식과 제자, 가까운 벗에게 그때그때 자투리 천이나 종이에 적어 건넨 가르침을 모은 책입니다.


상대가 누구며 처지가 어떤지에 따라 맞춤형으로 조언한 것이 특징입니다. 총명하지만 주춤대고 미적거리는 초의에게 적극적으로 《논어》 공부를 시작하라고 재촉한 반면, 지기 싫어하고 조급한 성격을 지닌 윤종진에게는 차분하고 꼼꼼하게 책을 읽으라고 조언합니다.


과거 공부에 회의를 품는 초당 제자들에게 과거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충고하는가 하면, 가문이 무너져내리고 있는 윤씨 제자들에게는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과거 급제에 마음을 쏟기보다 집안일을 먼저 돌보라고 이야기합니다.


두 가지 판으로 출간됐습니다. 전문가 소장용으로 큰 판형(46배판)으로 낸 《다산 증언첩》은 친필 증언첩 사진과 함께 지금까지 발견된 다산의 모든 증언을 담았고, 원문과 번역문뿐만 아니라 증언첩의 서지, 전후 맥락, 내용 구성 등의 해설을 덧붙였습니다.


보급판 《다산의 제자 교육법》은 일반 독자들이 곁에 두고 음미할 만한 글을 추렸습니다. 사물에서 읽는 의미, 산거 생활과 이상 주거, 학문을 해야 하는 까닭, 공부법, 공직자의 마음가짐 등 다섯 가지 주제별로 수록했습니다.

“산석아! 너는 논을 넓혀 연 심는 못을 만드는 사람이 되도록 해라. 연 심은 못을 논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지는 말거라. 연 밭을 헐어 논으로 일구면 거둘 곡식이야 늘어나겠지만, 잗단 이익에 매이는 사이에 삶의 정취는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되면 안 되지. 아등바등 먹고사는 데 목숨을 걸면 늘 그 사이에서 허덕이며 살고, 조금 부족해도 삶의 여유를 가꿔야 인품이 깊어지고 삶의 질이 올라간다. 절대 작은 이익에 목숨 걸지 말고 생활 속에 정서와 무늬를 깃들이도록 해라.”

난해하기로 유명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기를 돕는 책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는 1913년 첫 권이 출간된 이래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과 더불어 현대 소설의 새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7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다,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 2013년 여름 프랑스 국영 라디오가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을 기획한 결과물입니다. 프랑스에서 프루스트 전문가로 꼽히는 8명이 이 대작을 주요 테마별로 분석하고, 창작 과정을 쉽게 설명한 글을 묶었습니다.


롤랑 바르트의 뒤를 잇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평론가로 올해 5월에 열린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초청된 바 있는 앙투안 콩파뇽, 정신분석학자이자 세계적인 페미니즘 이론가 줄리아 크리스테바, 프루스트 연구의 권위자 장 이브 타디에 등이 참여했습니다.


난해한 소설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읽기를 주저해온 독자들에게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독서를 시도해보도록 하는 입문서입니다.


원제 Un Ete Avec Proust. 2014년 6월 출간.

프루스트는 쉬운 작가가 아니다. 그의 문장은 길고, 그의 사교계 파티는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독자에게 두려움을 준다. 그런데 우리가 그의 책들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책들은 우리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프루스트의 소설과 같은 작품에 과감히 뛰어들어 그 작품을 진정으로 끝까지 읽으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나온다.

독서에 관한 깊은 글쓰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작가 알베르토 망구엘의 에세이입니다.


서양문학사의 주요 작품과 주인공을 가지고 독서와 독자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서양문학에서 독자는 크게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로 여겨졌다고 말합니다. 가령,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독서를 “텍스트를 독파하는 여행”이라고 했고, 은둔자 유형의 대표인 햄릿은 책을 통해서만 지식을 습득한, 우유부단한 책상물림을 나타냅니다.


독서를 통해 지혜를 얻기보다 좀벌레가 책을 먹어 치우듯 닥치는 대로 읽는 책벌레 유형으로로는 보바리 부인과 돈키호테, 안나 카레니나 등을 꼽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단어를 통해 현실을 파악하고, 자아도 확인하게 되는 운명에 처해져 있는 존재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현대인의 지향점 없고 즉흥적인 생활 태도를 지적하면서 계획적이고 의미 있는 독서 습관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원제 The Traveler, the Tower, and the Worm: The Reader as Metaphor. 2013년 6월 출간. 

책은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 전까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양심을 찌른다. 거기까지가 책의 역할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위대하다고 일컫는 텍스트가 모두 그렇듯, 궁극적 이해는 우리의 능력을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아무도 모르므로, 그곳을 묘사할 단어가 없다.

버락 오바마 못지 않은, 아니 임기 후반에는 그보다 더 인기를 누린 그의 아내 미셸의 전기입니다.


저자 피터 슬레빈(Peter Slevin)은 워싱턴 포스트 기자를 지낸 후 지금은 노스웨스턴대학 메딜언론대학원 교수로 있습니다.


이 책은 시카고 변두리의 흑인 소녀로 태어나 성공적인 영부인의 역할을 수행한 미셸 오바마의 삶을 종합적으로 조명한 기록입니다.


저자는 미셸이 흑인 노동자의 딸로 태어나 프린스턴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후 남편을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을 뿐 아니라, 취임 후 끊임없이 인신공격과 모략에 휩싸이는 흑인 대통령이 온전히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한 든든한 우군이었다고 씁니다.


또한 기존의 수동적인 영부인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운동가, 법률가라는 자기만의 이력을 적극 활용해 오바마의 정치를 지원했으며, 주류 정치와 정책에서 외면받기 쉬운 소외계층, 공평하게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청소년과 불우한 노동자층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음지를 살폈다고 평가합니다.


원제 Michelle Obama: A Life. 2015년 4월 출간.


약관 20세에 등단해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가 된 이시영 시인의 새 시집입니다.


'호야네 말'(창비 2014)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열네번째 시집입니다. 이 시인은 그동안 단시, 산문시, 인용시 등 다양한 형식의 시적 탐구와 갱신을 통해 서정시 본연의 정서를 견지하면서 시대의 진실을 드러내는 리얼리즘 시의 경지를 보여준다는 평을 들어왔습니다.


이번 시집에서도 삶과 자연의 풍경에서 잡아챈 직관적 사유가 빛나는 가운데 대담한 생략과 비약이 도드라지는 단시가 돋보인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형의 어깨 뒤에 기대어 저무는 아우 능선의 모습은 아름답다/어느 저녁이 와서 저들의 아슬한 평화를 깰 것인가

「능선」 전문
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같아. 화개장터 너머 악양면 평사리나 (…) 하여간 그쯤이면 되겠네. 섬진강이 흐르다가 바다를 만나기 전 숨을 고르는 곳. 수량이 많은 철에는 재첩도 많이 잡히고 가녘에 반짝이던 은빛 모래 사구들. (…) 섬진강은 평사리에서 바라볼 때가 제일 좋더라. 그래, 코앞의 바다 앞에서 솔바람 소리도 듣고 복사꽃 매화꽃도 싣고 이젠 죽으러 가는 일만 남은 물의 고요 숙연한 흐름. 하동으로 갈 거야. 죽은 어머니 손목을 꼬옥 붙잡고 천천히, 되도록 천천히. 대숲에서 후다닥 날아오른 참새들이 두 눈 글썽이며 내려앉는 작은 마당으로.

「하동」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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