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워런 버핏의 집중투자까지 읽은 이유는

조회수 2016. 12. 18. 20:3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동물보호단체 카라 대표 임순례 영화감독의 독서생활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남다르게 사는 사람 곁에는 책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냥 주어지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해서 살아보겠다는 뜻의 다른 말입니다.

그 사람은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다양한 사람들의 독서 근황을 알아보는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코너가 예측 불허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일기 릴레이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에서 뜻밖의 독서 취향을 발견하고 의외의 책과 조우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소설가 김연수->'영혼의 슬픔' 저자 이종영->출판기획자 조원식->만화가 박흥용->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준익 감독->박정민 배우->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김주환 연세대 교수->뮤지션 한희정->김대현 작가->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이재민 그래픽 디자이너->재즈 보컬리스트 허소영->영화배우 안성기->북바이북의 김진양 대표->가수 김수철->임경선 작가->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장강명 작가->조성주 전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방송인 유정아->손아람 작가->황두진 건축가->정연순 민변 회장->홍수영 콘텐츠 큐레이터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정연순 민변 회장이 추천한 임순례 영화감독입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대표이기도 한 임순례 감독님. 아주 예전부터 제가 팬이기도 하지만,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더 나아가 동물권으로 인식과 활동의 지평을 넓히고 계시는데, 그런 인식의 확장을 더해주는 독서의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연순 민변 회장 편 바로가기


임순례 감독과는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습니다. 대표를 맡고 있는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 일 말고도, 요즘 영화 작업까지 겹쳐 많이 바쁜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인터뷰에는 기꺼이 응해주었습니다. 책과 독서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문답 역시 이메일로 주고받았습니다.

-추천자인 정영순 님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요?


정연순 변호사님과는 2000년대 초반 여성영화인 모임 자문 변호사와 이사의 관계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몇 년 후 제가 집을 지으면서 시공업자와 소송을 벌이는 일이 생겼고, 소액 소송이어서 나홀로 소송을 진행할 때 정변호사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 뒤로 자신도 까칠한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으로 제가 대표로 있는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의 소송도 많이 도와주시고 하셨어요. 주로 제가 민폐를 끼치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올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여판사> 상영 전 사전 이벤트 행사의 연출자와 작가로 만나는 재미있는 경험도 함께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근황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영화감독으로서는 촬영을 곧 앞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를 맡고 있는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 업무에다, 몇 달 전부터는 인천영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그곳 업무 등의 일정을 조율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 대표를 맡고 있지요.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어떻게 그 일을 시작했고, 현황은 어떤지 소개해주시겠습니까?

2004년 가을에 카라의 운영자 한 분과 연이 닿아 명예이사직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명예이사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는데 2007년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대표직 제안까지 받았어요. 영화 일과 병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2년여를 고사하다가 결국은 맡게 되었습니다. 그게 2009년 여름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워낙 좋아했고 동물들의 열악한 처지를 계속 외면하기 힘들었습니다. 카라에서는 유기견 및 길고양이 등의 복지 개선 문제뿐만 아니라 농장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 동물원 동물 등 모든 종류의 동물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현재 만여 명의 후원회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홈페이지

-영화 일도 계속 하고 있지요? 혹시 진행 중인 거나 계획은?

영화는 내년 1월 중순에 촬영 들어가는 게 있습니다. 일본 영화가 원작인 <리틀 포레스트> 리메이크 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김태리-류준열씨가 캐스팅된 상태입니다. 예산은 그리 크지 않은데 4계절을 모두 담아야 하는... 현실적으로는 좀 어려운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촬영하는 동안에는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들과, 촬영 후에는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께 힐링을 주는 그런 영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 작업이 끝나면 이중섭 화백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계획 중입니다.

-어릴 적 책벌레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요즘은 어떤가요?

책벌레까지는 아니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한 것은 사실입니다. 요즘은 영화를 준비하는 중이다 보니 절대 시간이 부족해서 책을 거의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가 요리 영화라서 요리-귀농 관련 책을 읽고 있긴 해요.ㅎㅎ

-평소에 책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읽고 계시는지요?

영화를 찍지 않는 시즌에는 일주일에 한두 권 정도 읽는 것 같습니다. 주로 자기 전에 한두 시간쯤 시간을 내어 읽는 편인데... 너무 재미있다 싶으면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끝까지 읽기도 하구요.

-특별히 즐겨보는 장르나, 나름의 독서의 안배 방식이 있나요? 근래 들어 어떤 취향의 변화가 있나요?

책에 관해서는 딱히 체계나 계획은 없이 닥치는 대로 읽는... 잡식성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최근 10년 사이에는 아무래도 관심 영역인 동물-환경-불교 책을 자주 보게 되는군요.

-빼놓지 않고 보는 저자의 책이 있다면?

오르한 파묵, 폴 오스터, 파울로 코엘료, 바르가스 요사, 살만 루시디, 마루야마 겐지, 조정래, 성석제, 공선옥, 허수경...

-지금 읽고 있거나 최근에 인상 인상깊게 읽은 책은요?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안희경의 <문명,그 길을 묻다>와 공지영의 <시인의 밥상>. 현재 읽고 있는 책은 허수경의 <너 없이 걸었다>입니다.

-그 책을 읽게 된 계기나 동기는? 간단한 소개와 소감도 부탁합니다.

<문명, 그 길을 묻다>는 정연순 변호사를 통해 안희경 작가를 소개받았고, 안 작가가 이 책을 제게 보내주었습니다. 경향신문에 연재한 내용을 묶은 책인데, 연재 당시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석학들 중에는 제가 모르는 분도 많았지만, 세계적 지성들이 분석하고 예언하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에 공감하고 배운 바가 많았습니다.
<시인의 밥상>은 요리 영화를 준비 중이기도 하고 박남준 시인과 공지영 작가의 글을 좋아해서 읽게 된 책인데 기대만큼 좋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시간이 오래오래 남는 유기농 에세이입니다.
<너 없이 걸었다>는 작년에 나온 책이지만 놓치고 있다가 얼마 전 전숙희 문학상 시상식에 갔다가 알게 된 책입니다. 허수경 시인이,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뮌스터라는 독일의 한 작은 도시의 공간을 배경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문학인들, 평범한 사람들, 자신만의 감성과 기억을 강물에 물감 풀어 놓듯... 살며시 조근조근 풀어 놓은 책입니다. 아주 느리게 읽고 싶은 책입니다.

-여성을 좀더 잘 이해하려는 남성들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레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모던하면서도 도식적이지 않게 페미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곁에 두고 오래 반복해서 보는 책이 있나요?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의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 아무 쪽이나 펼쳐 읽어도 지혜와 성찰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는 언제나 진리입니다.

<스콧 니어링 자서전>. 그가 설계하고 실현한 삶이 제게는 가장 완벽해 보입니다.

-서가에 꽂힌 책 중에 사람들이 알면 깜짝 놀랄 만한 책이 있을까요?

<워런 버핏, 집중투자>. 제가 돈 욕심은 없는 편인데 가끔 낼 때가 있습니다. 동물애호가들은 아마 모두들 공감하실 텐데... 학대받는 동물들을 볼 때마다 로또를 맞거나 거액의 돈을 벌어서 유기견이나 길고양이 보호소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몇 년 전에 이 책을 사서 읽은 후에 주식투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바로 깨닫기도 했지만, 워런 버핏이 단순한 주식투자의 대가가 아니라 자신의 철학과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의 장단점을 냉철히 파악하고 실천하는, 인간적으로 현명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책입니다.

-앞으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동물보호 운동과 영화의 접점에서 개식용을 근절하는 데 기여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원래 제가 잔인하고 폭력적인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고 액션 영화의 폭력적인 장면에서는 거의 눈을 감고 소리만 들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한 해에 200만 마리 이상이 희생되는 개식용 근절에 보탬이 되는 영화를 언젠가는 꼭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농장의 비참한 현실과 그들의 죽음까지도 다루는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내적인 힘을 키워야겠지요.

-그 다음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요? 이유는?

조선희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신문사 기자, 영화잡지 편집장, 소설가, 문화 관련 기관장을 거쳐 다시 소설가로 돌아간... 그리고 진짜로 책을 좋아하는 그녀의 독서지형도를 보고 싶어요.

[북클럽 오리진] 컨텐츠 카톡으로 받아보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