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고기잡이 사피엔스

조회수 2018. 7. 4. 11:1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6월 마지막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바다와 고기잡이라는 관점에서 인류 문명을 조명한 책입니다.


저자 브라이언 페이건(Brian Fagan, 1936년생)은 영국 태생의 고고학자이자 저술가로 현재 UC 산타바바라 대학 고고학과 명예교수입니다. 대중을 위한 저술과 강연으로 유명합니다.


여덟 살 때부터 배를 탔고 직접 항해술을 익히기도 한 독특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자신의 오랜 경험과 학식을 토대로 재미있게 엮어 쓴 책입니다.


저자는 고기잡이가 농경 못지않게 인류 문명에 지대한 역할을 했음을 다각도로 보여줍니다. 농업 이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주로 사냥, 채집, 고기잡이에 의존했습니다.


목축과 농경 이후 사냥과 채집은 밀려났지만 어업은 지금까지 핵심 산업으로 건재합니다. 문명사적으로 농경과 목축이 인간에게 정착 생활을 부추겼다면 고기잡이는 탐험, 교역, 항해 등 인간의 이동 생활을 자극했습니다.


인류의 초기 어업 방식부터 수천 년 문명에 기여한 다양한 어부와 고기잡이 이야기, 근대에 와서 인류가 바다를 활용해온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Fishing: How the Sea Fed Civilization. 2017년 9월 출간.

350년도 더 전에 아이작 월턴은 "물이 땅보다 생산력이 풍부하다"라고 말했다... 월턴이 칭송한 어부의 자질인 '근면성, 관찰력, 훈련'을 상기해야 한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이런 교훈을 잘 따라왔다.

하지만 지난 몇 백 년 사이에 근면성은 파괴적 어획에 밀려나 버렸다. 이전까지 아주 풍요로웠던 바다를 영영 사막화시키고 싶지 않다면, 지속가능한 어업은 월턴의 조용한 낚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편이 낫다. 안 그러면 바다에서 더 이상 물고기를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현대 자본주의에서 아이디어와 지식 같은 무형자산이 더 중요해지면서 생기는 변화를 진단한 책입니다.


주 저자인 조너선 해스컬(Jonathan Haskel)은 영국 경제학자입니다. 현재 임페리얼 칼리지 비즈니스 스쿨 교수로 있으면서 정책 개발 활동도 활발합니다. 공동 저자인 스티언 웨스틀레이크(Stian Westlake)는 영국 혁신재단 네스타(NESTA)의 정책연구팀장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지난 40년간 선진국에서 진행된 투자 유형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점점 비중이 커져가는 무형 투자의 특성 및 여파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전통적인 자본주의에서 투자 대상은 대개 형태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기계, 차량, 건물, 그리고 공공 인프라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R&D, 디자인, 예술품 원작, 시장조사, 훈련, 새로운 사업공정 같은 지식 관련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유형자산(tangible assets)에서 아이디어와 지식, 사회적 관계 같은 무형(intangible) 자산으로의 자본 이동입니다.


저자들은 이것이 초래할 위험을 지적합니다. 무형자산의 확장성은 소수 거대 고수익 기업과 다른 대다수 기업들 간 격차는 물론 노동자들 소득 격차도 더 커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공 정책에서도 지식 인프라와 지식재산 규제 등이 중요해진다고 말합니다.


원제 Capitalism Without Capital: The Rise of the Intangible. 2017년 11월 출간.

이 모든 것이 정부에는 심각한 도전 과제를 창출한다. 무형 경제의 번영을 돕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은 신뢰와 강력한 제도를 장려하고, 기회를 촉진하고, 분열적인 사회갈등을 약화하고, 강한 기업들이 지대추구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효율적인 무형 경제는 그 모든 문제를 악화시키고, 특히 사회에 부담을 주는 형태의 불평등을 창출하며, 사회적 자본을 위협하고, 경쟁이 치열한 자사의 무형자산을 보호하는 데 강한 관심을 가진 막강한 회사들을 출현시키는 듯하다... 이런 긴장이 향후 정치경제학을 지배할 거시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어느 나라건 위대한 번영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보다 앞서 나온 책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론을 진단하는 책입니다.


저자 데이비드 런시먼(David Runciman, 1967년생)은 최근 활동이 돋보이는 영국 정치학자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정치사상을 가르치고 있으면서 언론 기고와 저술도 활발합니다.


이 책에서는 토크빌의 민주주의론에 기대어, 민주주의는 주기적인 위기와 극복이 특유의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변론합니다.


문제는 민주주의가 특유의 유연성으로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커진 끝에 근본적인 문제에 눈감고 현실에 안주하는 '자만의 덫'에 빠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세계대전과 대공황부터 2008년 경제위기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위기의 순간들을 분석하면서, 역사가 비슷한 패턴을 반복해 왔음을 논증합니다.


저자는 민주주의는 역사라는 강을 따라 흐르는 배와 같으며, 민주주의가 처한 갖가지 곤경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저자는 프럼프 당선 이후 최근 좀더 비관적인 메시지를 담은 How Democracy Ends를 출간하면서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원제 The Confidence Trap: A History of Democracy in Crisis from World War I to the Present. 2013년 10월 출간.

민주주의는 역사라는 강을 따라 흐르는 배와 같다. 우리는 곧 부서질 듯한 배 위에 있다. 강은 바다로 향하지만 아득히 멀고 어느 누구도 바다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 표류한다. 어떻게 조종할 것인가? 멀리 있는 해안에 맞춰 조종한다면 바로 앞의 장애물을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

또 바로 앞에 있는 소용돌이만 신경 쓰다 보면 목적지가 어디였는지 감을 잃게 될 것이다. 둘 중 어느 쪽도 당신이 키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진 않는다. 쉬운 방법이란 없으며 그저 꾸준히 이리저리 나아갈 뿐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처한 곤경이다. 어려움을 안다고 완벽한 조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게 낫다.”

프랑스의 철학 교수와 양봉 전문가 형제가 함께 쓴 독특한 책입니다. 부제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니체까지, 왜 철학자들은 꿀벌의 세계에 탐닉했는가'입니다.


프랑수아 타부아요 & 피에르앙리 타부아요 형제(Francois Tavoillot & Pierre-Henri Tavoillot)는 각각 파리 소르본대학 철학교수, 20년 이상 된 양봉가입니다.


저자들은 고대 희랍 철학자부터 니체와 마르크스, 혁명가, 페미니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상가와 역사적 인물 들이 꿀벌에 관심을 갖고 지혜와 교훈을 얻어왔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이들에 따르면 수천 년 동안 벌집은 인류에게 “모든 차원의 인간 조건에 대해 물어보도록 부추기는 가상 실험장”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꿀벌의 수분 방식에서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을 발견하려는 시도나, 꿀벌에게서 현재의 불평등한 민주주의를 변화시킬 ‘집단 지성’을 찾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입니다.


꿀벌을 다루는 수많은 고전 텍스트를 분석해 시대와 분야를 넘나드는 꿀벌의 사상적 궤적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원제 L'Abeille et le philosophe. 2015년 5월 출간.

수분 매개형 자본주의를 대표한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디지털기업들을 보라. 이들 기업(양봉업자)은 네티즌(꿀벌)에게 하나의 플랫폼(생태계)을 제공하고 네티즌(꿀벌)은 별다른 의심 없이 검색엔진에 초당 3,000만에 육박하는 클릭을 하면서 사실상 기업(양봉업자)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웹상에서 네티즌이 수분 역할을 하며 만들어낸 결실을 포획하는 새로운 포식자”인 것이다.

한자 문화권에서 불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경전의 번역이 미친 영향을 살핀 책입니다.


저자 후나야마 도루(船山徹)는 일본의 종교학자입니다. 현재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 교수로 있으면서 중국 중세 불교사와 인도 불교 인지론을 중심으로 불교사를 연구해 왔습니다.


이 책은 불교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으로 전파되어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한역漢譯 경전 번역이 미친 영향을 살펴봅니다.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을 통해 동아시아의 종합 문화로 확산됐지만 핵심은 교설敎說이었습니다. 이를 기록한 인도의 텍스트를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거기에 담긴 사상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불경 번역은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교리도 새로웠지만 산스크리트 어 등 인도 말을 옮기면서 그에 대응하는 한자를 찾거나 만들어야 했습니다. 예컨대 '세계世界’라는 단어도 불전 번역 과정에서 생겨났습니다.


불전 한역의 역사를 개관하는 한편 역어譯語 성립 과정, 불전 한역이 한자어에 미친 영향 등 ‘문화번역’의 영역까지 다뤘습니다.

한역 불전의 원어인 주요 ‘인도어’로는 산스크리트어Sanskrit(梵語), 팔리어[Pali], 간다라어[Gandhari], 그리고 나중에 다룰 불교 혼성 범어[Buddhist Hybrid Sanskrit]를 들 수 있다. 몇몇 예외는 있지만 대체로 이 네 종류의 말이 인도 불교의 원어다...

역사적으로도 주류를 이루는 언어는 산스크리트어다. 산스크리트Sanskrit는 ‘완성된 (말), 세련된 (말)’을 뜻하는 ‘samskrta’라는 말의 현대어 표기다. 산스크리트어는 인도의 규범적인 언어이고 학술 언어의 역할을 해왔다. 유럽 역사에서 라틴어가 해온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면 된다.

우리 근현대를 수놓은 다양한 상품 디자인을 통해 문화적 변천을 짚어본 책입니다.


저자 조현신은 한국 디자인 역사 연구자입니다. 현재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이 책은 근대 개화기 이후 130년 동안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를 장식해온 디자인의 연대기라고 하겠습니다.


자동차와 라면의 포장지, 소주 레이블, 책 표지, 핸드폰 디자인 등을 통해 시기별로 드러난 한국인의 삶과 정서, 미감, 성정을 읽어 나갑니다.


자료 사진도 많이 수록해 마치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라고 묻고 답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런 일상의 미감야야말로 우리가 살면서 느낄 미감의 대부분이라면서, 진정한 일상 미감에 기초한 새로운 디자인의 시대를 희망합니다.

디자인된 인공물 모두가 태어나서 변화하여 지속되다가 소멸하는 생명체 같다. 일단 태어난 어떤 물건은 일정 기간 성장하면서 이에 따라 변화하며 존속하다가 위기의 순간이 오면 어떻게든 개체의 보존을 위해 환경에 맞추어 변형을 꾀하게 된다. 환경이 좋은 곳에서는 어쩌면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적응하여 발전하겠지만 열악한 환경에 부딪히면 친숙한 형상에서 왜곡되고, 일탈된 모습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건축가이면서 여행기를 써온 오기사의 대륙 횡단 열차 탑승기입니다.


지난 봄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해 프랑스, 독일, 폴란드, 벨라루스, 러시아, 몽골, 중국, 북한을 지나 서울역에 도착하기까지 아홉 개 나라 국경을 넘는 대륙횡단 여정을 담았습니다.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처럼 담백한 소감과 정보, 특유의 섬세한 지도그림, 일러스트와 사진을 수록한 에세이입니다.


평소 기차 여행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천천히 달리는 대륙횡단 열차 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으면서 종착역까지 달렸습니다.


대륙 기차 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여행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요동치는 순간은 어쩌면 떠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시점일지도 모른다. 행복과 아쉬움, 그리움과 슬픔, 후련함과 노곤함이 여행자 인원만큼이나 많은 가짓수의 비율로 조합된다. 긴 철도여행 끝에 미지의 세계에 이르는 느낌 이상으로 아주 먼 곳에서 내가 살던 곳까지 육로를 통해 돌아오는 기분이 궁금했다. 흔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 위해 러시아 극동지역로 날아가 서쪽을 향해 출발하는 것과 달리 동쪽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택한 이유다.

프랑스 초현실주의 시인 로트레아몽(Le comte de Lautréamont)의 유명한 시집을 불문학자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가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본명이 이지도르 뒤카스(Isidore L. Ducasse)인 로트레아몽은 『말도로르의 노래』(1869)와 『시법Poésies』(1870)이란 글을 발표하고 무명으로 살다 스물넷에 요절한 시인이라는 정도로만 알려졌습니다.


보들레르와 마찬가지로 악을 예찬하고 오늘날 랭보와 함께 저주받은 시인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꼽힙니다.


이 시집은 총 6편의 노래로 구성된 장편 산문시집입니다. 1868년 「첫번째 노래」가 이름 대신 별 세 개로 표시되어 먼저 발표되었고, 이듬해 1869년에 총 여섯 편의 노래가 담긴 『말도로르의 노래』가 ‘로트레아몽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창조주와 인간을 향한 반영웅 말도로르의 잔혹한 복수와 반항이 무시무시하고 기괴한 상상력을 통해 그려집니다.

 

작가 사후에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해 저주받은 천재의 광기와 독창성이 빚어낸 걸작으로 재평가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교수의 새로운 산문집도 함께 출간됐습니다. 첫번째 산문집인 <밤이 선생이다>가 나온 지 5년 만입니다.


그동안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 글들을 묶었습니다.

예술도 밥을 먹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니 밥벌이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업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일까. 논의를 좁혀 문학에 관해서만 말한다면, 문학 관련 학과를 졸업한 많은 작가가 출판계나 문화 관련 직종에서 직장인으로 생활하기도 하지만, 한 문인이 취직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작가로서 성공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교수직을 그만둔 작가도 많다. 그들이 자기 모교에 불명예를 안겼는가. 대통령이 어디선가 가수 싸이를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꼽았다는데 싸이가 4대 보험 직장인인가.
나는 창조경제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창조를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 정장을 하고 4대 보험 직장에 출근하는 것만이 취업이 아니란 것을 아는 것이 창조의 시작이다.

올해 8회를 맞은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입니다. 수상작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를 포함해 총 11명(김효나, 임솔아, 김금희, 박민정, 허희정, 박상영, 오한기, 이주란, 손보미, 정영수)의 소설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백수린은 그간 이국적 이미지를 배경으로 우리의 모습을 낯설게 바라보도록 하거나 국경을 넘어 형성된 사람 사이의 관계를 심도 있게 파고들어온 자신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평을 받았습니다.


소설은 삼십대 한국인 시간강사, 독일인 노부부와 그들의 손녀 레오니가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 함께 보낸 며칠간의 여름휴가를 다뤘습니다.

「여름의 빌라」는 인종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 그와 관련한 이야기임에 틀림없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이 소설을 폭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썼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몰이해가 어떻게 뜻하지 않게 폭력이 되는지, 무언가를 훼손하고 파괴하는 것은 어째서 많은 경우, 다수가 합의할 수 있는 악의가 아니라 나에게만 진실한 선의인지, 소설을 구상하던 단계의 나는 그런 것들이 궁금했던 것 같다. 소설을 거의 완성해놓고 결말을 짓지 못해 여러 날을 보냈다...

이야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아, 마감을 도무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내용의 사과 메일을 작성해 임시로 저장해두고 잠자리에 들었던 어느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소설에 대해 골몰하다가 레오니가 웃는 장면을 그려보면 어떻게 될지 처음으로 생각해보았다. 한 인물이 타인을 향해 그저 웃었을 뿐이었는데 소설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고, 가슴이 뛰었다. /작가의 말

[북클럽 오리진] 컨텐츠 카톡으로 받아보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