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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병상에서 읽다 펑펑 운 책

조회수 2017. 11. 2. 2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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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기자, 10대 때부터 반복해서 읽는 시집 세 권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남다르게 사는 사람 곁에는 책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냥 주어지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해서 살아보겠다는 뜻의 다른 말입니다.

그 사람은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다양한 사람들의 독서 근황을 알아보는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코너가 예측불허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일기 릴레이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에서 뜻밖의 독서 취향을 발견하고 의외의 책과 조우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소설가 김연수->'영혼의 슬픔' 저자 이종영->출판기획자 조원식->만화가 박흥용->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준익 감독->박정민 배우->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김주환 연세대 교수->뮤지션 한희정->김대현 작가->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이재민 그래픽 디자이너->재즈 보컬리스트 허소영->영화배우 안성기->북바이북의 김진양 대표->가수 김수철->임경선 작가->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장강명 작가->조성주 전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방송인 유정아->손아람 작가->황두진 건축가->정연순 민변 회장->홍수영 콘텐츠 큐레이터->임순례 영화감독->정지돈 작가->홍석재 감독->조선희 작가->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김해원 뮤지션->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조승연 작가->이성민 '한잔의 룰루랄라' 대표->음식문헌연구가 고영->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허클베리핀 리더 이기용->이승한 변호사->피아니스트 조은아->김윤철 교수 편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전홍기혜 기자 편입니다.

프레시안 편집국장을 지낸 전홍기혜 기자의 책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프레시안에서 정치·사회 기사를 썼고 최근에는 한국의 입양아 문제에 관한 기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쁜 기자 생활 중에도 소설쓰기를 겸할 정도로 문학에 대한 관심과 소양도 깊습니다. 책과 독서에 관한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윤철 교수의 추천의 말

김윤철 교수 편 바로가기


전홍기혜 기자와는 전화로 통화한 후 이메일로 문답을 주고받았습니다.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천성이 낙천적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언론 상황이 어렵다면서도 국내에서 외면받는 해외입양 문제를 오래 붙들고 기사로 써온 걸 보면 근성 있는 기자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한때 소설도 썼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 질문도 했는데 그 얘긴 웬만하면 빼주셔도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러기로 했습니다.

-추천자와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가요?

김윤철 교수님과는 17년 정도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제가 2001년 시민단체 참여연대에서 일할 때 친하게 지낸 간사의 학교 선배였습니다. 복잡하게 말했지만 ‘술자리 선배’로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 정치부 기자로 민주노동당을 출입할 때 김 교수님이 민주노동당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때도 자주 뵈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는 기자-취재원 관계를 넘어서 정말 좋은 ‘인생 선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략한 자기 소개와 근황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현재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서 기자이자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자 생활이 어느덧 20년 가까이 됐는데, 학교 졸업 전까지는 사실 한 번도 기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방황하던 때 페미니즘 잡지 <이프>의 객원기자로 기사를 쓰다가 본업으로 삼게 됐습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인생을 미리 계획하고 사는 편이라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쪽을 택하는 편입니다. 역시 ‘계획에 없던’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이 덕분에 더욱 ‘무계획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공채 1기 기자에 편집국장을 지내셨더군요. 프레시안은 대안 언론을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이지요. 요즘 언론 환경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현재 후원제와 광고수익을 겸한 사업 모델로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지금 가장 큰 어려움이나 과제는 무엇이고 나름의 전략이나 구상은 어떤지요?

프레시안은 국내, 아니 세계에서 유일하게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언론사입니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져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이유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을 독자들과 함께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혹시 대한민국에서 언론 사주가 되고 싶으시다면 프레시안 조합원이 되시기 바랍니다. 돈도 별로 들지 않습니다. 물론 동등한 권한과 의무를 가진 사주가 2500명 있다는 게 함정입니다.

프레시안은 2001년 ‘관점이 있는 뉴스’를 모토로 창간한 인터넷 매체로, 어렵사리 17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공채 1기, 창간 멤버로 어쩌다보니 뼈를 반쯤 이 매체에 묻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가장 큰 과제는 재정적인 안정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어려웠는데, 이명박 정권 시절 프레시안도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지난 9년간 조금 더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독립언론을 표방하는 매체들 역시 재정적으로 다 어렵다고 하더군요. 영국 일간 가디언도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지요.

-프레시안은 books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두고 리뷰를 비롯한 책 시사를 비중있게 다뤄왔습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기존 매체 서평 면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프레시안 북스는 2010년 8월부터 시작한 서평 섹션입니다. 기존 매체의 서평 면이 출판 담당기자가 쓰는 신간 소개나 출판 관련 뉴스로 채워졌다면, 프레시안 북스는 ‘맞춤형 서평’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었습니다.

외부 전문가 편집위원들이 책을 고르고 그 책에 가장 적합한 서평자를 추천받아서 서평을 선보였습니다. 전담 에디터와 기자가 1주일에 10건 이상의 서평과 기사를 발행하는 별도 섹션으로 운영해오다가 현재는 안타깝게도 재정적인 이유로 본지와 통합해 부정기적으로 기사를 발행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쓰힌 기사를 보니 요즘 해외입양 문제에 관한 기획물을 이어가고 있더군요. 시작하게 된 이유나 계기라면?

해외입양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당시 회사 사무실이 종로구 통인동에 있었는데 근처에 해외입양인 지원단체인 ‘뿌리의 집’이 있었습니다. 뿌리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도현 목사님을 만나면서 그때 짧은 기획기사를 썼습니다.

그 뒤에도 ‘해외입양인, 말 걸기’라는 연재를 통해 성인이 된 입양인들이 바라보는 입양과 한국 사회에 대한 글을 실은 적이 있습니다.

올해 다시 해외입양 문제에 대한 심층취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 5월 입양인 필립 클레이 씨의 자살이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허술한 법 제도 때문에 미국에 입양된 후에도 미국 국적은 취득하지 못해 다시 한국으로 추방됐다가 타국이나 다름없는 한국에 적응하려 애쓰던 끝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건입니다.

그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립처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시민권을 얻지 못한 이들이 1만9000여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제가 석사학위 논문을 ‘결혼 이주자’에 대해 썼습니다. 그때 조사한 바로는, 대다수의 이주자는 자신이 원래 속했던 사회와 이주한 사회에서 모두 차별과 배제의 대상으로 이중의 차별을 겪습니다.

입양인도 이주자로서 이중의 차별을 경험하지만, 이주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대체로 2세 미만의 영아기, 조금 더 넓힌다고 해도 유아기에 입양이 되는데, 이것은 아동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친생부모, 입양기관 관계자, 양부모 등 어른들의 선택과 결정에 따른 것이지요.

아동 복지의 첫 번째 원칙이 ‘아동 최선의 이익’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낸 나라입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부터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을 내보냈는데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아동 최선의 이익’을 고민하고 입양을 보내고 있는 걸까요? ‘가난한 친생부모(대체로 미혼모)가 키우느니 잘 사는 나라의 양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전제로 한 해외입양 담론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가 과연 무엇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입양 문제에 대해 심층취재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아동, 더 나아가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개인(장애인, 노인 등)들이 어떤 존재로 여겨지는지 절감하게 됐습니다.

-현직 기자로서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뭐지요?

저널리즘의 미래입니다. 제가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때와 지금은 언론 환경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페이스북 등 SNS의 발달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이 넘쳐납니다. 많은 이들이 신문이나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SNS, 유튜브,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뉴스를 소비합니다. 정치인들은 기자들과 인터뷰하기보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더 선호합니다.

로봇저널리즘의 발달로 기자는 조만간 사라질 직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돈 없고, 백 없는 독립언론 기자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몇 년 전 뉴욕타임즈의 ‘혁신보고서’가 큰 화제가 됐을 때 편집국장이라서 꼼꼼히 읽어봤는데, 답이 없더라구요. 왜? 돈이 없어 ‘혁신’을 할 수가 없겠더군요.

반면 국장 임기를 끝내고 다시 일선 기자로 돌아와 기사를 쓰면서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언론인들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외입양은 65년이나 지속해온 정책인데, 이번에 심층취재하면서 제가 처음 지적한 문제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찾아보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얼마나 많은 부조리와 적폐가 쌓여 있을까요?

최근에 한국에 살고 있는 몇몇 외국인 지식인을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을 쓴 다니엘 튜더 작가,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의 저자인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타라이쉬) 경희대 교수 등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사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 공론장으로서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책은 평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읽으시는지요?

작년까지 4년 동안 편집국장을 맡았는데, 그 시기에 책을 볼 시간은 가장 적었습니다. 마감이 없는 인터넷 매체의 성격상 과장을 좀 섞어서 말하면 ‘눈 뜨면 출근하고 눈 감으면 퇴근’하는 일상이었습니다.

편집국장을 마치고 올해부터 책을 좀 읽을 수 있게 됐는데, 2-3권을 한꺼번에 읽어 나가는 편입니다. 무거운 주제의 사회과학 서적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돌아가며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회과학 서적은 인상적인 부분은 별도로 메모를 하며 읽습니다. ‘나중에 기사 쓸 때 인용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따로 적어놓지만 정작 기사 쓸 때 많이 써먹지는 못한 것 같네요.

-책을 골라 보는 나름의 방법이 있습니까?

직업과 연관된 습관인데, 한 주제에 꽂히면 그 주제와 관련된 책을 찾아서 보는 방식으로 읽습니다. 가령 요즘은 입양 문제를 취재하다보니 입양이나 이주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서 보고 있는데 캐서린 조이스의 <구원과 밀매>, 제인 정 트렌카의 <덧없는 환영들>을 읽었습니다.

미국의 종교전문 탐사 기자인 캐서린 조이스가 쓴 <구원과 밀매>는 미국에서 국제입양이 일종의 ‘천국으로 가는 티켓’으로 여겨지게 된 종교적 배경을 파헤친 책입니다. 입양을 선교의 방법으로 생각하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들 중 일부는 7-8명의 아이를 한꺼번에 입양하기도 합니다. 이들 때문에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아이들을 미국으로 입양시킨다며 사실상 납치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1972년 미국 미네소타로 입양된 제인 정 트렌카 작가가 쓴 <덧없는 환영들>은 입양인이 경험한 입양,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해외입양인들이 말하는 입양에 대해 귀 기울이는 것이 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즐겨보는 장르나, 안배 방식이 있나요? 근래에 독서 취향의 변화가 있나요?

그전에는 주로 사회과학 서적과 소설을 봤는데, 나이가 드니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 류도 읽게 되더군요. 특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를 좀 엿볼 수 있는 내용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최근에 읽은 에세이 중에서 소개하고 싶은 것으로는 헨미 요의 <먹는 인간>, 이나가키 에미코의 <퇴사하겠습니다>가 있습니다.

<먹는 인간>은 교도통신 기자인 저가가 1992년부터 2년 동안 분쟁 지역과 오지를 다니면서 현지인들의 음식을 먹으며 ‘먹는 행위’에 얼마나 많은 역사와 정치가 결부돼 있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퇴사하겠습니다>는 아사히신문 기자가 월급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퇴사한 후 스스로의 변화에 대해 쓴 책입니다.

-빼놓지 않고 보거나 특별히 신뢰하는 저자가 있나요?

빼놓지 않고 보는 저자라기보다 좋아하는 작가는 임철우, 공선옥, 한강, 장강명 등입니다. 임철우 작가는 중학교 3학년 때 <붉은 방>이라는 소설을 읽고 매료된 작가입니다. 전남대 4학년 때 5.18을 경험한 임철우 작가의 <봄날>은 ‘5.18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고 들었습니다.

공선옥 작가도 10대 때 <피어라 수선화>라는 책을 보고 좋아하게 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우연히 술자리를 한번 함께 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요. 최근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장강명 작가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페미니즘 관련 서적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요즘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라고 하는데 정말 많은 페미니즘 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페미니스트 중엔 <페미니즘의 도전>과 <아주 친밀한 폭력>을 쓴 정희진, <대한민국 넷페미사>의 권김현영, 그리고 해외 페미니스트로는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의 저자인 벨 훅스,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와 <엄마는 페미니스트>의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등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도 페미니즘 소설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제가 올해 초 수술을 받았습니다. 편집국장을 하느라 생긴 ‘산재’라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병원에 있다보니 ‘죽음’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게 됐습니다. 그중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칼 폴라니티의 <숨결이 바람이 될 때>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둘 다 의사가 쓴 책입니다. 가완디의 책은 아버지의 죽음, 폴라니티의 책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성찰한 책입니다. 두 권 모두 펑펑 울면서 읽었고, 정말 ‘강추’하고 싶은 책입니다.

-곁에 두고 오래 반복해서 보는 책이 있나요?

반복해보는 책은 주로 시집입니다.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황인숙의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등은 10대 때부터 보는 책입니다.

-서가에 꽂힌 책 중에 엉뚱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알면 놀랄 만한 책이 있을까요?

음식 관련 만화를 좋아합니다. <심야식당>, <식객>, <오무라이스 잼잼>, <고독한 미식가> 등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언론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우리가 아는 유명 작가들 중 많은 분들이 기자 출신이죠. 그중에서도 조지 오웰의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기자, 특히 기사를 쓰는 펜기자가 되고 싶은 분들께 탄광 지대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스페인 내전에 대해 다룬 <카탈루냐 찬가>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는데 최근 ‘기자 헤밍웨이’의 기사 모음집(<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이 국내에 출간됐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다음 추천하고 싶은 사람과 추천 이유를 부탁드립니다.

개그우먼 남정미 씨를 추천합니다. SBS ‘웃찾사’, MBC ‘개그야’ 등에 출연했던 남정미 씨는 출판평론가 김성신 씨와 함께 <북톡카톡>이라는 서평집을 내기도 한 ‘대한민국 최초의 코미디 서평가’입니다. 여러 매체에 책 관련 기고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저와는 ‘이웃사촌’이라는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마포구에 있는 성미산 마을의 공동주택인 '소통이 있는 행복한 주택'(줄여서 소행주)에 사는데, 남정미 씨도 '소행주'에 있는 독립생활자(싱글) 그룹홈인 ‘특집’에 삽니다. 소행주 주민들은 위, 아래, 옆집끼리 주말에 가끔 마실도 오가고, 한 달에 한 번씩 진하게 입주자회의(사실상 술자리)도 하며 가깝게 지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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