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큐레이션] 행복이 쾌락이라면 왜 그 고생을 하겠나

조회수 2016. 12. 13. 17: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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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행복의 역사에 관한 유발 하라리의 10문 10답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오늘의 큐레이션]으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새로운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인류의 행복에 관한 짧지만 대단히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최근 자신의 신작 '호모 데우스: 인류 미래의 약사(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를 내고 강연과 인터뷰를 하는 중에 캐나다 온타리오의 공영 교육방송 tvo와 가진 문답입니다.


신작 내용과 관련해 '인류의 행복에 관한 한 역사가 얼마나 우연적이고 무계획적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맨 아래에 원 동영상도 링크했습니다.

1. 인류 진화의 방향은 행복하도록 설계돼 있나?

전혀 그렇지 않다. 진화는 행복과 고통에는 개의치 않는다. 단지 (종의) 생존과 재생산에만 관심 있을 뿐이다. 행복과 고통조차 동물의 생존과 재생산으로 이끌기 위한 막대기(기제)로 사용해왔다. 그게 다다.

2. 농업혁명 덕분에 인간은 행복해졌나?

누구냐에 따라 답은 다르다. 왕이나 학자나 사제와 같은 소수 집단은 더 행복해졌다. 반면 다수 민중의 삶은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 고대 이집트 평민의 삶만 해도 1-2만년 이전의 수렵채집 때의 삶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3. 그러면 산업혁명은 어땠나? 냉장고, 자동차, 모바일폰과 같은 근대 세계는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었나?

그 역시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는 평균적인 다수에게 이로웠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부분 사람이 기근과 질병, 그리고 전쟁과 같은 대규모 폭력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 점에서 산업혁명은 인류의 아주 많은 다수에게 이로운 것이었다.

4.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같은 경제지표와 개인의 행복의 상관관계는?

어느 정도까지는 비례해서 좋아진다. 하지만 부가, 가령 1인당 평균 GDP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중요성은 훨씬 낮아진다. 게다가 국가나 국민이 부자가 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5. 미국 헌법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오늘날 모두가 행복의 추구를 중시한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행복해지는지 당신은 알고 있나?

모른다. 그동안 수천 년간에 걸친 여러가지 연구와 실험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여전히 행복과 고통의 진정한 원인에 대해서는 4만 년 전과 마찬가지로 무지한 것 같다.

6. 내 경우에는 언제 행복해지는지 안다. 스탠리컵이다(=내셔널하키리그에서 우승하면 된다). 그건 두고 보기로 하고.(웃음) 19세기 농부는 행복에 대해 지금처럼 관심이 많지 않았을 수 있다. 지금부터 100년 후에도 인류가 여전히 행복에 대해 관심을 쏟을까?

그 질문 역시 우리가 누구인가에 달렸다. 지금부터 100년 후에는 사회자나 나 같은 인간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지구상에는 우리 같은 인류가 사라지고 사이보그나 AI(인공지능) 같은 아주 다른 종류의 존재들이 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런 존재들이 어떤 류의 감정적 정신적 삶을 살게 될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7. 행복을 우리가 너무 과대평가하는 걸까?

아니다. 오히려 행복을 너무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행복을 오해하고 있다. 너무나 자주 행복을 쾌락(pleasure)과 동일시한다. 행복을 쾌락과 동일시하는 것은 행복을 너무 낮게 보는 것이라는 말에는 일리가 있다. 행복이 쾌락에 불과하다면 왜 평생 동안 그 잠깐의 순간적인 덧없는 자극을 위해 그 고생을 하겠나? 행복을 쾌락과 같은 것으로 본다면 그렇게까지 중요할 게 없다. 나는 행복이 쾌락보다 훨씬 더 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8. 불교에서 부처는 모든 고통이 욕망에서 온다고 가르친다. 역설적이게도, 행복에 대한 욕망이 그 반대의 결과인 불행을 가져온다.

어떤 것을 꿈꾸고 열망하는데, 거기에 이르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어떤 욕망이든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의 깊은 원인이 된다.

9. 행복에 대해 글을 쓰는 역사가는 많지 않다. 당신은 왜 그 문제에 관심을 갖나?

나는 행복이야말로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역사가가 역사적 사건을 평가하고 판단할 때, 나로서는 궁극의 기준이 그것이 이전에 비해 사람과 다른 동물을 행복하게 했는지 불행하게 했는지 여부이다. 그게 아니라면 역사의 전개가 이로운 것인지 평가하고 판단할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다. 행복과 고통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역사적 과정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10.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실(truth)의 이해다. 행복의 진정한 열쇠는 나 자신과 진정한 실체(reality)에 대한 이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나를 둘러싼 진정한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진정으로 행복할 것이다. 그런 사람은 고통과 비참함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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