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가속 페달 밟는 SKT·KT·LGU+[넘버스]

조회수 2021. 5. 12. 18: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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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탈통신'을 내세우면서 그들이 실적발표를 하면 비통신 분야에서 얼마나 잘했는지에 대해 따져보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무선사업에서는 각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거나 나빠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SKT·KT·LG유플러스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4대3대2의 점유율을 거의 고정적으로 나눠갖고 있기 때문이죠. 나머지 1은 알뜰폰의 몫입니다.


국내 휴대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가운데 이통사들은 통신 외 사업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탈통신을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이통 3사는 기지국 세워서 통신 요금만 받는 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다루는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입니다.

출처: 자료=SK텔레콤 실적발표

이통사들의 비통신 사업의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본격적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SKT부터 살펴보겠습니다. SKT의 주요 사업부문은 △MNO(무선) △미디어 △S&C(융합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으로 구분됩니다. 이중 MNO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이 비통신 사업으로 분류되는데요. SKT의 비통신 사업의 1분기 실적을 따져보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했습니다.


특히 SK브로드밴드(SKB)가 포진한 미디어 부문의 실적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미디어 부문의 1분기 매출은 9670억원, 영업이익은 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6%, 98.8%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4월 SKB와 당시 케이블TV 2위 업체 티브로드가 합병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SKB의 1분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도 IPTV 580만명, 케이블TV 290만명 등 총 870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SKT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 개발하며 미디어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SKB는 카카오·SM C&C 제휴 독점 콘텐츠를 방영했고 또 다른 미디어 자회사인 콘텐츠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와 지상파 콘텐츠 '펜트하우스'의 흥행에 힘입어 유료 가입자가 늘고 있습니다. 콘텐츠웨이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유료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융합보안 사업을 담당하는 S&C사업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습니다. 물리보안 업계 2위 ADT캡스와 정보보안 업계 1위 SK인포섹의 합병으로 탄생한 ADT캡스는 물리·정보보안 서비스에 SKT의 AI를 결합한 융합보안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AI가 접목된 CCTV로 빌딩 내·외부를 감시하면서 기업의 시스템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는 셈이죠. 융합보안 사업을 하는만큼 경쟁사들도 에스원·KT텔레캅 등 기존 물리보안 업체와 안랩·시큐아이·이글루시큐리티 등 정보보안 업체들과도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업종 특성상 이익을 내기 어려웠던 커머스 사업부문에서도 조금씩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SKT의 커머스 부문에는 대표 오픈마켓 11번가와 티커머스 업체 SK스토아가 있습니다. 1분기 11번가는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SK스토아가 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커머스 부문 전체로는 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커머스는 향후 어떻게 진화할지가 더 기대되는 부문입니다. SKT는 지난해 아마존과 11번가와의 협업을 발표한 바 있죠. 그리고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황입니다. 11번가가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출처: 자료=KT 실적발표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KT는 AI(인공지능)·DX(디지털전환)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AI·DX부문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13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AI·DX부문에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클라우드·AI 플랫폼·블록체인·스마트 모빌리티 등이 포함됩니다.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KT에게 핵심 사업이죠.


하지만 KT의 B2B(기업간거래) 사업에서 AI·DX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습니다. 1분기 B2B 매출에서 AI·DX는 20%에 그친 반면 기업·IT 솔루션은 41%, 기업회선은 39%를 차지했습니다. 아직은 AI·DX가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전용회선이나 SI(시스템통합), 에너지 등의 사업보다는 규모가 작은 셈이죠. 이 부분은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KT에게 과제이기도 합니다.

출처: 자료=LG유플러스 실적발표

LG유플러스는 SKT와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통신 분야의 사업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인프라의 솔루션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중계메시징이나 웹하드 서비스가 포함된 e-비즈와 네트워크 솔루션, 중소기업용 솔루션 등이 포함된 솔루션 부문의 1분기 매출은 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1일 신규 IDC 구축에 3181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죠. IDC에 대한 수요가 늘다보니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국내외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해 IDC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KT와 네이버클라우드(옛 NBP)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하죠. LG전자와 LG화학 등 제조 시설을 갖춘 기업을 같은 그룹의 계열사로 둔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에도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이처럼 이통사들이 비통신으로 사업 영역을 펼치는 것은 회사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용과 인력이 추가로 투입돼야 합니다. 비통신 분야의 쟁쟁한 ICT 기업들과 새로운 경쟁도 펼쳐야하죠. 이통사들은 5G와 같은 통신 인프라를 갖춘 것이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ICT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통신 인프라를 보유한 이통사들이 새로운 시장에서 얼마나 사업을 키워 빅테크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ICT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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