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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LGU+가 메타버스에 빠진 이유[넘버스]

조회수 2021. 5. 1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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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지난 4월27일 오후. 'SK텔레콤이 그리는 메타버스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사람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서로 가까이 앉아있었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없었습니다. 그곳은 가상공간이었기 때문이죠. SKT가 마련한 '점프 버추얼 밋업' 앱에 마련된 가상공간에서 열린 강의에 사람들은 각자의 아바타로 참여했습니다. 참여자들은 발표자가 제시한 PDF 파일을 함께 보며 자신의 아바타로 채팅을 통해 의견도 주고받았습니다.

출처: (사진=SKT)
SKT가 지난 4월27일 메타버스 서비스를 통해 개최한 'T프렌즈 2021 T-TALK'의 한 장면.

이는 메타버스로 불리는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와 가공이나 추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합니다. 이렇게 뜻을 풀이하면 기존의 가상현실(VR)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메타버스는 VR보다 진보된 개념의 용어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VR로 가상의 세계에서 각 개인이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겼다면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에 여러명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회의를 하는 등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가상 플랫폼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마치 오프라인에서 하던 활동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비롯해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공개, 팬사인회 등을 가상세계에서 할 수 있게 된 셈이죠.


메타버스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오프라인 활동이 위축되면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메타버스의 시장규모가 오는 2025년 현재의 6배 이상인 270억달러(약 31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국내외 콘텐츠 기업들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서비스하는 제페토가 대표적 메타버스로 꼽힙니다. 콘텐츠 기업들은 메타버스에 각종 콘텐츠를 얹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기업뿐만 아니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메타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LTE와 5G 등 통신망을 구축하고 모바일·IPTV·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해 매출을 올리는 이통사들이 대표적 콘텐츠 사업인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것은 통신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탈통신' 전략과 통하기 때문입니다.


SKT는 종합 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회사까지 분할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회사를 무선 사업 및 미디어(SK브로드밴드)를 포함하는 AI&디지털컴퍼니(존속회사, 가칭)와 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자회사로 거느린 ICT투자전문자회사(신설회사, 가칭)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입니다. 통신 외의 사업들을 신설회사의 자회사로 두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것이 이번 분할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KT는 구현모 대표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KT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하는 등 특히 콘텐츠 분야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KT는 실감형 커머스 서비스인 'AR(증강현실) 쇼룸'을 선보였습니다. AR 쇼룸은 홈쇼핑 3사의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는 상품을 스마트폰과 TV 화면에 3D 콘텐츠로 구현한 서비스입니다. 모바일 화면에 구현된 가구나 가전 등을 3D로 집의 원하는 위치에 가상으로 배치하거나 손가락으로 터치해 360도 돌려가며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미국의 AR·VR 협업 플랫폼 개발 기업 '스페이셜'과 함께 가상회의 솔루션을 개발 중입니다. 가상공간에서 각자의 아바타로 회의에 참여해 텍스트로 채팅을 하고 아바타의 몸짓을 통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AR글라스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AR글라스가 5G망과 연결돼 메타버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시범서비스 중이며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출처: 자료=SKT·KT·LG유플러스 실적발표

이통사들이 이처럼 새로운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은 기존 무선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아직은 커 다른 매출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가입자들로부터 매달 통신요금을 받지만 국내 휴대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선 상태에서 무선 사업에만 안주한다면 회사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겠죠. 이통사들이 기존 무선 사업만 지속한다면 회사의 주주들도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통사들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5G 활성화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는 기존 VR이나 AR에 비해 많은 데이터를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주고받아야 합니다. 그만큼 원활환 서비스의 사용을 위해 통신망의 빠른 속도와 저지연 특성이 필수적입니다.


이통사들이 최근 선보인 일부 메타버스 서비스는 기존 LTE망에서 가능할 수 있겠지만 향후 사용자들이 늘어난다면 5G망과의 연결은 필수 사항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메타버스에서 기존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며 5G 확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열리는 입학식이나 인기가수의 팬 사인회에 참여하려면 5G망과 연결되는 기기와 요금제가 필요하고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5G로 유입되는 것을 노린다고 볼 수 있겠죠.


이런 메타버스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려면 우선 가상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다양해져야 할 것입니다. 기기의 대중화도 필요합니다. 기존에 출시된 VR헤드셋이나 AR글라스보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저렴해져야 일반 소비자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겠죠. 방대한 데이터가 오갈 수 있는 탄탄한 5G망도 필수적입니다. 이통사들은 콘텐츠·기기·5G망 관련 사업을 모두 하고 있는만큼 다른 콘텐츠 기업보다 메타버스 시장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있습니다. 이통사들이 탈통신 전략을 구사하며 메타버스 시장에서 얼마나 활약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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