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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안에 크롬 잡는다" 네이버 웨일, 국내 1위 도전장

조회수 2021. 4. 27.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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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구글 ‘크롬’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방위적인 ‘틈새전략’으로 3년 안에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을 1위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웨일 서비스를 이끄는 김효 네이버 책임리더는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네이버 밋업에서 이 같은 목표를 밝히고 “운영체제(OS)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자들과 겨뤄 브라우저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건 어려운 도전”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도전해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의 존재감을 더욱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사진=네이버)
△김효 네이버 웨일 책임리더는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네이버 밋업에서 “브라우저는 사용자에게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가장 기본 통로이고, 웹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기술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기반 플랫폼”이라며 웨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크롬과의 차이점은 ‘편의성’


웨일은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 브라우저로 2017년 10월 정식 출시됐다. 구글 오픈소스인 ‘크로미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네이버는 국내서 웨일을 키우기 위해 ‘로컬 유저 퍼스트(Local User First)’를 내세웠다. 이용자 편의에 주력하는 한편 한국인 맞춤형 기능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브라우저의 HWP 파일을 브라우저에서 바로 볼 수 있도록 ‘한글 뷰어’를 탑재한 것이 대표 사례다.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 편의도구를 한데 모아보는 ‘사이드바’도 기성 브라우저에는 없는 기능이다.


모바일과의 연결성도 경쟁력으로 꼽는다. 예를 들어 ‘그린드랍’ 기능은 기기나 OS에 상관없이 웨일로 파일을 끊김없이 주고받을 수 있게 돕는다. 네이버 앱에서 보던 웹 페이지를 PC웨일에서 이어서 보거나 탐색한 파일을 PC로 손쉽게 보내주는 식이다. 이달 출시한 ‘사이드바 단독모드’는 문서창과 웨일 브라우저를 오가지 않고도 모바일 앱과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들을 실행할 수 있게 지원한다. 김 책임리더는 “웨일은 모바일 중심으로 사용성을 있다”며 “브라우저가 ‘창’ 밖으로 나갈 수는 없을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웹 브라우저 만든 이유


그러나 브라우저 시장은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웨일의 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7.63%다. 크롬(52.77%)과 뼈대는 같지만 격차가 크다. 점유율이 한 자릿수대에 불과한 웨일이 시장 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운 상황. 네이버는 ①웹 생태계에서의 안정성 유지 ②데이터 주권 확보 등의 이유로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네이버는 자체 브라우저가 있을 경우 구글·MS 등 글로벌 기업의 정책 변경으로 인한 타격을 줄일 수 있고 데이터 주권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웹이란 기술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전부 웹 기반인 네이버 서비스 중에선 남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니 당연히 네이버는 웹 기술에 투자해야 하고, 코어(핵심)인 브라우저를 개발해야 한다”는 게 김 책임리더의 설명이다. 그는 “크롬이 제3자 쿠키 수집을 금지했는데, 여기에 대한 대응을 고민 중이다. 이 자체로 (브라우저를 만든) 의미가 있다”며, “브라우저를 만들지 않았다면 고민 없이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지금 우리는 해당 (수집 금지)기술의 사이드 이펙트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네이버는 2016년 개발자 행사인 '데뷰(DEVIEW)'에서 웨일을 처음 공개했다.

크롬 못 이긴단 시선은 여전


그러나 크로미엄 기반인 이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웨일도 출범 초기까지는 자체 엔진(슬링) 개발을 시도했지만 호환성 문제로 인해 크로미엄에 뿌리를 내렸다. 웨일은 이 같은 선택이 유의미했다고 보고 있다. 김 책임리더는 “우리만 쓰는 웹 엔진 기술을 만들어 가져가는 건 어렵다고 봤다”며 “지금은 슬링으로 (엔진을) 전환할 계획은 없다. MS조차 브라우저 엔진을 크로미엄으로 바꾼 만큼 자체 엔진 개발은 글로벌 시장에선 무의미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MS 엣지도 크로미엄을 택한 것을 보고 우리가 틀리지 않았단 걸 알았다. 크로미엄 생태계에서 점유율을 가져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형’ 브라우저를 강조해 글로벌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네이버는 웨일이 한국에서 생태계를 구축하면 이를 해외에 ‘묶음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서의 성공이 선행돼야 하는 계획이다. 김 책임리더는 “우리도 글로벌 전략을 고민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공격적인 대응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언어 설정은 다 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데 데이터 주권을 고민하는 국가들을 겨냥하려 한다. 한국 시장에서 만드는 생태계가 어느 정도 작동하면 패키지화해서 글로벌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보는 브라우저 너머


네이버가 웨일을 만드는 궁극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브라우저가 다양한 웹 기반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웹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거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모빌리티 등 각종 산업의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면 크롬과의 격차도 좁혀 나갈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관점이다.


김 책임리더는 “웨일을 처음 만들 때부터 단순히 브라우저를 만들려던 게 아니었다. 브라우저는 OS처럼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라며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가 있는 차량, 로봇, 공장 등으로 브라우저 생태계가 무궁무진하게 확장 가능해 점차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방위적인 플랫폼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일상생활의 각 부분, 다양한 기기·환경에서 웨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부분이 전체로 묶이게 되면 OS를 가진 기업의 점유율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프로젝트는 교육용 웹 서비스 플랫폼인 ‘웨일 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for Education)’이다. 하나의 통합 계정으로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다양한 수업용 도구와 제휴 서비스들을 웨일 내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컴, 퀄컴 등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웨일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LG전자와 협업해 만든 웨일 기반의 교육용 노트북 ‘웨일북’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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