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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손자회사'여도 M&A 명분 얻었다

조회수 2021. 4. 14.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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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story G)는 테크(Tech) 기업, 전통 기업, 금융회사, IT(정보기술)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축적합니다. 기업과 기술의 거버넌스를 돌아보고,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캐 내 보겠습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SK그룹이 사실상 반도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SK㈜와 SK텔레콤의 ‘ICT 투자전문회사’(중간지주회사) 간 합병이 없더라도 중간지주회사가 만들어지면서 하이닉스의 투자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14일 발표한 인적분할 안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중간지주회사의 자회사로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과 함께 편입된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KIOXIA·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때보다 더 활발히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처: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갈무리)
SK텔레콤이 ICT 투자전문회사를 중간지주회사 형태로 인적분할하는 안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회사 차원에서의 반도체 회사 투자도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고했다.

SK텔레콤이 SK㈜와 중간지주회사 간 합병을 부인한 만큼, 당장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 지위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경우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회사는 지주회사의 증손회사가 돼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등 투자제한을 받게 된다.


다만 이번 분할을 통해 SK하이닉스로선 반도체 사업에 직접 투자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산하에 꼭 반도체 자회사를 둘 필요 없이 중간지주회사가 투자를 원하는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분 일부만 인수할 회사라면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투자하고, 지분 100%를 인수하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다면 SK하이닉스 아래 자회사(SK(주) 증손회사)로 편입시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 부문이 분리돼 경영전략에 따라 중간지주회사가 회사를 매각하는 것도 용이해진다.


이 경우 SK그룹은 향후 타 반도체 회사에 투자하는 데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기존엔 SK하이닉스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이 통신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어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는 데 있어 주주 반발이 있었지만, 투자전문회사가 되면서 반도체에 투자할 확실한 명분을 얻게 된다.

출처: (표=SK텔레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안.

SK로선 이 같은 방식이 일거양득이 된다. SK㈜와 중간지주회사 간 합병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기존 주주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고, 개정 공정거래법의 상장 자회사 지분 30% 취득 규제도 법 시행 전 중간지주회사가 만들어지면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지주회사 분할이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일가의 이득을 위한 게 아니란 분석도 나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비통신 부문이 맡게 될 반도체, 온라인 커머스, 보안,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모빌리티, 앱 스토어는 여러 산업군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산업군”이라며 “의도적으로 기업 가치를 낮추기 위해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은 경쟁 이탈, IPO(기업공개) 지연, 성장 산업에 대한 더딘 진출 등을 상상해볼 수 있다. 과연 SK텔레콤 비통신 부문이 그런 액션을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 분할 후 중간지주회사 설립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회사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분할 후 현물출자를 하거나 자사주를 지렛대 삼아 특수관계인의 지배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사업보고서상 SK텔레콤의 발행주식 가운데 자사주는 941만8558주로 비중은 11.66%다. 다만 SK텔레콤은 자사주 매입 이유가 ‘기업가치 제고’ 때문이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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