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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패드' 인수하니 '래디쉬' 눈독..웹소설로 맞붙는 네이버·카카오

조회수 2021. 4. 5. 1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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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Radish) 인수를 추진한다. 지난 1월 네이버가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를 인수하자 후발주자인 래디쉬 인수를 통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지적재산(IP)을 확보하기 위한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를 통해 래디쉬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수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4000억원에 인수 논의…‘래디쉬’ 뭐기에


래디쉬 운영사인 래디쉬미디어는 한국인인 이승윤 대표가 2016년 2월 미국에서 창업한 웹소설 플랫폼 기업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과 공동으로 래디쉬에 총 76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래디쉬는 짧은 호흡과 빠른 전개, 모바일 특화형 웹소설을 지향하는 플랫폼이다. 주 타깃은 영미권 시장이다. 일정시간을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소액결제를 하면 ‘미리보기’가 가능한 부분유료화를 적용했다. 특히 웹소설 연재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할리우드식 공동창작 방식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작가별로 분업을 체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자체제작 콘텐츠인 ‘래디쉬 오리지널’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의 데이터 기반 제작방식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접목시켜, 독자 반응에 따라 연재 방향을 빠르게 바꿔 나가고 있다.


매출은 상승세다. 2020년 매출은 220억원으로 전년대비 10배 상승했다. 전체 매출의 90%가 자체제작 IP에서 나오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만명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래디쉬는 도서 앱 매출 3위에서 5위 사이를 오르내린다. 이용자 규모는 왓패드가 크지만, 매출은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이 같은 잠재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웹툰은 아직 낯선 분야다. 반면 웹소설은 친근하게 여기고, 이용자 수도 많은 편이다. 넷플릭스의 <키싱부스> 등도 웹소설이 원작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들에서 가능성을 읽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 ‘글로벌행(行)’ 다리 놔 줄까


이번 래디쉬 인수는 카카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일찍이 라인으로 해외 시장을 뚫었다. 스노우·제페토 등 글로벌 서비스도 잇따라 성공시켰다. 반면 카카오는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카카오재팬이 일본에서 선보인 만화 서비스 ‘픽코마’가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2019년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지만, 지난해는 143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해외 진출이 숙원사업인 카카오가 IP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웹소설·웹툰 IP는 드라마·영화·게임·애니메이션 등 다른 장르로 확장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에게 IP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미 독자로부터 검증 받은 이야기인데다가 기본 시청층으로 팬덤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카카오페이지 IP로 제작된 영화 <승리호>는 넷플릭스에서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은 첫 공개 이후 4주 만에 세계 시장에서 누적 시청 2200만회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카카오는 본격적으로 IP사업을 키우기 위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합병을 통해 카카오엔터를 출범시켰다. 자회사들이 가진 콘텐츠를 한 데 모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웹소설이 가진 IP를 원료 삼아 카카오M이 음악·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멜론·카카오TV등에 유통해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래디쉬 인수로 영미권 IP를 확보하게 되면 카카오의 해외 진출은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그림을 그리는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미국·일본의 웹툰 사업을 할리우드에 위치한 미국 법인이 총괄하는 식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인수·투자도 공격적으로 전개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약 6억달러(6600억원)에 세계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했다. 전세계 9000만명이 매달 230억분씩 왓패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방형 창작이 가능해 ‘스토리텔링계의 유튜브’라는 별명이 붙은 곳으로, 여기서 활동하는 창작자만 500만명에 달한다. 이어 2월에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 운영사 콘텐츠퍼스트에 약 334억원 규모를 투자하면서 1대 주주로 올라섰다. 태피툰은 미국 등 90여개국에서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는 네이버웹툰 차지다. 네이버웹툰의 전세계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020년 기준 720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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