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AI가 복원한 유관순 열사의 '미소'

조회수 2020. 9. 29. 18: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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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0년 9월 28일.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4월 1일 병천 아우내장터에서 열린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후 옥중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

출처: 유관순 열사의 수형기록표 /독립기념관 제공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열사의 모습은 수형기록표의 사진이다. 유관순 열사가 3·1운동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을 때 찍힌 것이다. 수감번호가 적힌 수의를 입고 당당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왼쪽 얼굴을 심하게 다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 눈에 부기가 있고 충혈돼 있으며, 왼쪽 콧방울이 아래로 쳐질 정도로 부었다. 이 때문에 숨을 잘 쉬지 못해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유관순 열사의 수형기록표 사진 /독립기념관 제공

2012년 조용진 전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는 ‘유관순 얼굴의 3D 디지털 복원과 활용방안’이라는 연구에서 열사가 촬영 3~4일 전 누군가에 의해 양쪽 뺨, 특히 왼쪽 뺨을 손바닥과 주먹으로 약 20여 차례 반복 구타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10대 소녀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수형기록표의 사진은 실제 유관순 열사의 본래 모습과는 다르다. 얼굴에 타박상을 입으면 하루에 보통 15㎜씩 부종이 번져 3일째에 가장 넓어지는데 조 전 교수는 유 열사의 왼쪽 뺨이 약 5~6㎜ 부었고, 이 부종에 따른 총 부종량은 약 32,181㎣가 된다고 분석했다.

출처: 유관순 열사 부종량 분석

시간이 더 흐르고 올해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맞이했다.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나 사업도 펼쳐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독립만세운동을 이끄는 유관순 열사 모습과 일본 헌병대에 잡힌 후 직접 일갈한 유관순 열사의 한 마디를 담은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유관순 열사의 독립 유공 훈격을 ‘독립장'(3등급)에서 ‘대한민국장'(1등급)으로 높이기로 의결한 바 있다.

출처: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기념우표 /우정사업본부 제공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형기록표 사진을 바탕으로 유관순 열사의 고문 받기 전 얼굴 원형을 복원한 사진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에서 만든 페이스앱의 도움을 받아 복원한 사진이다. 페이스앱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사진 속 인물 얼굴을 수정해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하다.

출처: 페이스앱 AI가 복원한 유관순 열사 얼굴 원형 추정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을 게시한 누리꾼은 “유관순 열사 사진을 볼 때마다 고문으로 부은 얼굴이 안쓰러웠다. 17세면 제 아이보다 겨우 4살 많은데, 이렇게 고생한 얼굴 밖에 없다니”라며 페이스앱으로 “생전 모습을 그려본다”고 밝혔다.


AI가 복원한 부기 빠진 유관순 열사의 본 모습은 보통의 10대 소녀와 다를 바가 없다. 순국 당시 나이는 겨우 만 17세. 꽃다운 나이에 일제의 고문으로 죽음을 맞이한 유관순 열사는 어린 나이에도 굴하지 않는 의기를 가지고 거대한 악에 맞섰다.


유관순 열사는 눈을 감기 전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라며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출처: 페이스앱 AI가 구현한 고문 당하기 전 유관순 열사의 미소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순국 100주년을 맞아 누리꾼이 복원한 10대 소녀 유관순 열사의 미소는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열사의 모습에 겹쳐치는 역사의 비극과 잔인했던 일제의 그림자. 누리꾼들은 “오직 바칠 것이 감사의 마음 뿐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유관순 열사의 높은 뜻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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