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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

조회수 2020. 9. 29. 10: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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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왼쪽부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자료=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할 경우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빅3’에서 ‘빅2’ 체제로 바뀐다. 이번에는 점유율 2위(현대건설기계)가 점유율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부족 사태로 불거진 그룹의 위기로 건설기계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등 대형 사모펀드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가 매각주간사로 참여하는 이번 인수전에 현대중공업그룹과 대형 사모펀드가 가세하면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함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한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고, KDBI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다. 현대중공업지주가 경영권을 갖고, KDBI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판매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KDBI의 참여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재무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약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크게 2가지다. FI 참여로 재무적 부담이 낮아진 데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DICC) 의 소송을 떠안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DICC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DICC의 지분 매각을 ‘안전판’으로 두고 투자했다.


하지만 IPO는 이뤄지지 않았고, DICC의 지분 매각도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되면서 현재까지 법적 조정절차를 밟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해당 소송에 패소할 경우 약 70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DICC 법적 소송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었는데, 두산그룹이 ‘용단’하면서 현대중공업 등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경우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지각변동이 뒤이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마찬가지로 현대중공업지주 산하에 두산인프라코어를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EU 등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인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로 편제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조선 3사를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건설기계(보유 지분 33.12%)를 건설기계 부문 자회사로 뒀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의 건설기계 부문 자회사가 되는 방식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독립경영과 고용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관건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적 부담과 건설기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250억원이다. 종속 및 관계기업 투자자산은 7조4000억원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룹 지주사로 올해 초 현대로보틱스를 분할하면서 사업형 지주사에서 순수형 지주사로 성격이 바뀌었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차입 또는 보유 지분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가격은 약 1조원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보유 자금으로는 인수가 어려워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떠안게 될 차입금은 약 2조800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단기성 차입금(사채 포함)은 1조9818억원, 장기 차입금은 8941억원이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는 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81억원, 530억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조원에 육박하는 차입금으로 연간 1200억원 안팎의 이자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적잖은 재무적 비용을 치룰 수밖에 없다.

출처: 현대중공업그룹 인수 추진 회사의 재무 현황./자료=사업보고서

건설기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크게 높아진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점유율이 가장 높다.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가 2위 자리를 두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국내외에서 위상이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 현대건설기계는 매출 1조9558억원, 영업이익은 413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과 신흥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시장은 2017년부터 시황이 개선되면서 인프라 건설과 광산 공사의 수요가 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업체 중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재무적 측면에서 효과가 낮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관건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인한 시너지가 재무적 부담을 떠안을 가치가 있는지 여부다.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두 회사의 부채를 모두 떠안게 된다.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은 2조8000억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인수하게 되면 약 5조6000억원의 차입금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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