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쳐] 빅히트 해부, 경쟁력과 변수는?

조회수 2020. 9. 28. 17: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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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지난 24~25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가를 13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9626억원 규모다. 전체 공모 물량의 60%에 해당하는 427만8000주에 대해 진행된 이번 수요 예측에는 국내외 총 1420개 기관이 참여해 1117.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M&A로 레이블 확장


빅히트는 아티스트 발굴·육성 및 음악 제작을 담당하는 ‘레이블 조직’과 관련 지적재산권(IP)의 사업화를 담당하는 ‘도메인 조직’으로 사업을 이원화했다. 레이블 조직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재팬, 트레이닝 & 디벨롭먼트 재팬 등 5개로 구성됐다.


빅히트는 설립 초기 발라드 가수를 중심으로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했지만 2013년 방탄소년단(BTS) 데뷔 후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개편했다. 지난해 쏘스뮤직의 지분을 인수해 여자친구를 소속 아티스트로 영입하는 한편, 올 들어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 세븐틴과 뉴이스트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빅히트의 주요 아이돌 아티스트는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 5팀으로 압축할 수 있다.

현재 스트리밍 비중이 높은 음악 시장 판도와 달리 국내외 아이돌 시장의 경우 실물 음반 판매의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 아이돌 팬들이 실물 음반을 음악 청취의 수단이 아닌 소유 대상으로 여기는 문화가 정착했기 때문이다. 앨범 판매량은 팬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톱400 앨범 판매량 중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앨범 판매량이 약 38%에 달했다. 해당 기간 BTS와 세븐틴은 각각 495만5953장과 129만8122장을 기록해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빅히트는 음원 스트리밍 측면에서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발매된 BTS의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철저히 해외 음원시장을 조준해 영어 가사로 발매했다. 다이너마이트는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5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발매일에 약 778만회의 스트리밍을 기록했고 올해 발매한 음원 기준 글로벌 첫날 최다 스트리밍 신기록을 세웠다.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의 경우 약 24시간 만에 조회수 1억회를 달성해 유튜브 역대 최단 시간 1억뷰 달성 기록을 갱신했다. 또한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IP 사업을 담당하는 도메인 조직의 경우 빅히트쓰리식스티, 빅히트아이피, 비엔엑스, 수퍼브, 빅히트에듀, 빅히트 솔루션즈 재팬, 빅히트 아메리카 등 7개다.


빅히트쓰리식스티는 공연 기획 및 대행, 음반·음원유통,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유통, 광고 대행 등을 병행한다. 빅히트아이피의 경우 MD, 캐릭터, 출판물 등 아티스트 기반 2차 콘텐츠 개발 및 유통을 담당하며 비엔엑스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관련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을 운영 중이다. 수퍼브와 빅히트에듀는 각각 리듬 게임과 출판·교육 콘텐츠를 개발 중이며 2개의 해외 법인은 일본과 북미 지역의 음반·음원, 콘텐츠, MD, 공연 팬클럽을 총괄한다.


코로나19·군입대 리스크가 변수


이처럼 빅히트가 사업을 투트랙으로 이원화 하는 것은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공연 매출 감소와 주요 멤버들에 대한 신상 변화다.


2018년 877억원에 달했던 공연 매출은 지난해 1910억원으로 성장해 빅히트 전체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5억원 규모까지 급감했다. 지난해 빅히트 연 매출의 32.5%의 비중을 차지했던 공연 매출이 0.5%까지 줄어든 만큼 앨범과 MD 및 라이선싱을 기반으로 한 2차 콘텐츠의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음반 매출의 비중은 지난해 18.4%까지 줄었지만 매출액만 놓고 보면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음반 매출은 올 상반기 기준 지난해 연 매출 규모를 넘어설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음반 매출은 내수와 수출이 각각 586억원과 594억원 수준으로 비슷했다. 특히 올 상반기 BTS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 7’의 발매 효과로 독보적인 앨범 매출을 거둔 빅히트는 하반기에도 다이너마이트를 중심으로 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변수는 방탄소년단에 편중된 사업 구조와 군입대 리스크다. 빅히트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 기준 BTS 관련 매출은 약 2578억원으로 전체의 87.7%에 달한다. 일부 아이돌 그룹 편중 현상이 무척 큰 것이다.


현재 BTS는 1992년생 내지 1997년생의 현역병 입영대상 멤버로 구성됐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멤버 군입대에 따른 일시적 활동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소속 아이돌 그룹인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이 오는 2022년경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빅히트는 재계약에 실패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빅히트 측은 “(1992년생인) 진은 내년 말까지 병역법에 따른 입영 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군입대,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아티스트 활동 중단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MD 및 라이선싱 매출, 영상 콘텐츠 매출 등 직접 활동이 수반되지 않는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MD 및 라이선싱 매출을 보면 매년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2018년 17.0%에 그쳤던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지난해 28.6%까지 상승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30.6%에 달해 앨범 매출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프라 확대, 성장 DNA 만든다


BTS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한 빅히트는 자체 육성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신규 아티스트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분 인수를 통해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한 만큼 이를 활용해 신규 아티스트를 매해 출범해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늘릴 전망이다. 빅히트는 각 레이블의 프로듀싱 성향 및 음악성 등을 고려해 보이그룹, 걸그룹 등 자체 육성한 신규 아티스트 데뷔를 계획 중이다.


또 빅히트는 경쟁력 있는 국내외 주요 레이블 지분 인수하거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빅히트는 “국내 중소 레이블 지분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MD 및 라이선싱 사업도 확대한다. 지난해 상반기 시카고, LA, 뉴욕, 런던, 파리 등에서 BTS 투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빅히트는 복합체험형 팝업스토어인 ‘BTS POP_UP : HOUSE OF BTS’를 서울, 일본, 멕시코 등에 선보인 바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상시 운영되는 상설 MD 스토어를 개설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 입주 예정인 신사옥 내 아티스트 뮤지엄 개관을 통해 아티스트 및 음악 IP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상품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출처: BTS 유니버스 스토리. /사진=넷마블

콘텐츠를 통한 상품성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4일 전략적 투자자인 넷마블이 BTS 세계관 기반 게임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출시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이후 수퍼브를 통해 리듬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해당 게임 역시 BTS의 캐릭터와 음악을 활용한다. BTS 세계관에 기반한 드라마, 한국어 교육콘텐츠(Learn Korean with BTS), 아티스트 기반 캐릭터 사업을 기획해 간접참여형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 콘서트 등 공연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빅히트는 지난해 이후 공간적 제약에 큰 영향을 받는 공연 사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라이브 뷰잉’,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빅히트는 온라인·모바일 공연 문화의 확산 및 정착을 위해 관련 플랫폼 고도화 등 기술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공연을 결합한 형태의 콘서트 등 공연 방식 다변화도 추진한다.


빅히트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아티스트와 음악을 확장성을 가진 강력한 IP로 만들기 위해 빅히트만의 세계관을 정립하고 각 아티스트의 캐릭터와 콘셉트에 맞는 세계관 및 스토리를 부여하고 있다”며 “음악을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수익을 다각화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세계관을 통한 이해와 공감을 더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빅히트의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은 내달 5~6일에 진행된다. 일반 투자자들은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을 통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By 리포터 채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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