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상장 앞둔 빅히트..적정 가치는 '갑론을박'

조회수 2020. 9. 24. 16: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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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입성을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적정 기업가치를 두고 증권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소속 그룹인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빅히트 측은 IT기술 결합 등의 노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상태다.


빅히트는 24일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가가 확정되면 10월 5~6일에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신청을 받고, 10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빅히트는 공모하는 증권수량은 총 713만주이며, 공모가 희망 범위는 10만5000원~13만5000원이다. 이를 토대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7000억~4조8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3대 엔터사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1조2957억원), YG엔터테인먼트(9984억원), SM엔터테인먼트(8196억원)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크다. 상장 직후 단번에 ‘엔터 대장주’로 등극하는 셈이다.


그러나 상장한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크다. 증권사가 본 빅히트 상장 후 기업가치는 하나금융투자 14조원, 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 10조원, 하이투자증권 7조2745억원, KTB투자증권 4조7000억에서 7조2000억원 사이 등이다. 증권사에 따라 최저·최고 예측치가 거의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이다.


‘절대 비중’ 방탄소년단이 관건

출처: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잘 알려진 문제는 방탄소년단에 지나치게 쏠린 매출 구조다. 빅히트 매출액에서 방탄소년단의 비중은 지난해 97.4%, 올해 상반기 87.7%다.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큰 상황에서 멤버들이 입대를 앞둔 점은 큰 불안 요소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1992~1997년생으로 모두 현역병 입영대상이다. 출생연도가 가장 빠른 진(본명 김석진)의 경우 2021년 말일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빅히트 측은 보고 있다.


바꿔 말하면 2022년부터는 빅히트에서 가장 매출 비중이 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입대가 이어지고, 당장 이를 대체할 요소가 없다면 회사 수익성 및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


빅히트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방탄소년단과 계약 기간을 2024년 말까지 연장해 향후 계약 관련 논란을 최소화했다. 또한 특정 아티스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쏘스뮤직, 올해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의 지분 인수를 통해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했고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 주요 아이돌 그룹을 보유하면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IT기술의 접목은 빅히트의 신무기다. 스마트폰 앱 ‘위버스’는 빅히트의 아티스트와 전 세계 팬이 만나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데 해당 앱은 안드로이드와 애플 양대 플랫폼서 합계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올해 7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12만명 이상에 달한다. 위버스와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샵은 서로 연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발생한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27억원으로 빅히트 총 매출의 38.3%에 달한다.

출처: 위버스 광고 이미지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된 공연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6월 유료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 ‘방방콘 The Live’는 위버스를 통해 방영됐고 전 세계 100여국 이상에서 최대 동시접속자 수 75만6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빅히트 측은 온라인·모바일 관련 플랫폼 고도화 등 기술개발을 지속하고, 온라인 공연과 오프라인 공연을 결합한 형태의 콘서트 등 공연방식의 다변화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거둔 성공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는 무형적 요소다.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전문성과 자본력을 갖춘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개편되는 추세다. 중소 규모 제작사가 끼어들 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팬들은 기획사나 아티스트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음악 소비를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빅히트 측은 “성공적인 아티스트를 배출한 경험이 있는 회사에 대한 브랜드 경쟁우위가 작용함에 따라 신규업체의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의 증가

출처: 갤럭시S20+ BTS 에디션을 들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삼성전자 제공

또한 빅히트는 아티스트의 직접 활동에 의존하기 쉬운 엔터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2차 콘텐츠 중심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빅히트아이피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411억에 달한다. 2차 콘텐츠 개발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자체 판매는 물론 일부는 협력사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한다. 라이선싱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 스타벅스, 마텔 등 세계적인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빅히트의 앨범·공연 등 ‘아티스트 직접참여형’ 매출 비중은 2018년 68.8%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52.2%로 상승했다. 반대로 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매출 등이 포함된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은 2018년 31.2%에서 올해 상반기 47.8%로 올라갔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매출이 줄어든 탓이 크지만 앞으로도 빅히트는 2차 콘텐츠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최근 공시에서 빅히트는 “입대,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아티스트의 활동 중단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MD, 영상콘텐츠, 게임, 교육 등 아티스트 IP로부터 파생된 2차 저작물 중심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에 따라 아티스트의 직접 활동이 수반되지 않는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산정한 하나금융투자는 목표가를 38만원으로 제시했다. 이 예상대로라면 최대 공모가인 13만5000원에 사더라도 180%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버스의 확장성과 글로벌 1위 아티스트인 BTS 유니버스의 가치 등을 고려하면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1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전 위험요소 충분히 고려해야

출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로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고평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38만원이라는 목표 주가는 지난해 매출액 5872억원과 738억원인 지배주주 순이익이 2022년에 각각 1조9250억원과 272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전망에 기초한 것이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를 딛고 이 정도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빅히트 투자 전 고려할 요소는 꽤 남아있다. 빅히트는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비교기업으로 네이버나 카카오를 포함시켰다. 네이버뮤직, 카카오뮤직 등 음악 플랫폼을 가졌다는 이유 때문인데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가가 높은 회사를 비교 대상으로 넣으면 공모가 산정 시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속 그룹에 90%에 가까운 방탄소년단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당장 대신할 팀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현재 빅히트는 총 155명의 아티스트 및 연습생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데뷔한 아티스트는 50명이고, 아직 데뷔하지 않은 연습생은 105명인데 이들을 방탄소년단 규모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공연 차질 등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2018년 빅히트에서 공연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9.1%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0.5%로 축소됐다. 이외에도 아티스트와의 계약 문제, 평판 하락,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 미디어 환경 변화, 이용자 취향 변화 가능성 등은 투자 전 충분히 고민해야할 요소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기준 빅히트 전체 매출액의 97%가 방탄소년단으로부터 나왔다“면서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지나친 편중 현상을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빅히트 공연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다”며 “온라인 공연이 대체 수단으로 떠오르긴 했으나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시점 지연은 이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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