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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율주행' 실현한다는 일론 머스크, 이번엔 진짜일까

조회수 2020. 9. 24. 15: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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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연내 완전자율주행 베타버전을 선보일 것이라 발언하고 있다./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자율주행 관련 코멘트를 했다. “한달 정도 뒤 오토파일럿의 완전자율주행 베타 버전을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리콘벨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 모인 차 속 사람들은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에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호응했다.


머스크의 ‘완전자율주행’ 발언이 ‘레벨4’를 뜻하는지 ‘레벨5’를 뜻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레벨4는 정해진 지역에서의 완전자율주행을 뜻하며, 레벨5는 장소와 무관하게 어느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지난 7월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그가 “연내 5단계 자율주행의 기본 기능이 완성될 수 있다”고 말한 걸 봐선 이번 행사 발언도 5단계 자율주행을 의미했을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데이에서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과 관련해 소프트웨어가 3D비디오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 말했다. 기존의 8개의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을 분석하는 방식에 오류가 많았다는 점을 인정한 그는, 새롭게 적용하는 방식에선 카메라들이 비디오 형태로 라벨을 붙여 이를 동시에 3차원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오토파일럿을 ‘근본적으로 다시 작성(fundamentally rewrite)’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2019년 얀 왕 코넬대 교수는 레이저 장비 없이도 3D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의사라이다(Pseudo-LiDAR)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사진=코넬대 홈페이지 ‘Pseudo-LiDAR from Visual Depth Estimation’ 갈무리

테슬라의 새로운 기술엔 2019년 얀 왕(Yan Wang) 코넬대 교수의 논문에 수록된 ‘의사 라이다(Pseudo-LiDAR)’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에 따르면 레이저를 기반으로 3D형상을 만드는 라이다(LiDAR) 없이도 이미지만으로 라이다의 3D 형상을 구현할 수 있다.


머스크는 지난 8월에도 본인 트위터에 “엄청난 양의 비디오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스스로 지도학습을 하는 뉴럴넷 트레이닝 컴퓨터 ‘도조(Dojo)’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자율주행이 완성되면 내년까지 운전자가 차량을 공유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말대로라면 현재 2단계 수준인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마치 한 번에 2~3단계를 뛰어넘는 기술적 ‘퀀텀 점프’를 이룰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청사진은 그 기술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머스크의 발언도 혁신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방어적 뉘앙스가 숨겨져있다.

출처: 지난 7월 일론 머스크가 중국 WAIC 행사에서 테슬라 5단계 자율주행의 기본 기능이 연내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WAIC 갈무리

예컨대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완전 자율주행의 ‘베타버전’을 출시하다고 한 발언, 지난 7월 WAIC 행사에서 연내 자율주행의 ‘기본 기능’이 완성된다는 발언 등이 그렇다. 특히 지난 WAIC에서 머스크는 “현실보다 더 이상하고 복잡한 것은 없으며, 우리가 만드는 모든 시뮬레이션들은 실제 상황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실제 주행상황에 접목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됨을 시사한다.


테슬라가 접목한 의사 라이다 기술도 아직까지 라이다를 따라가진 못하고 있다. 얀 왕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의사 라이다의 3D형상 구현은 라이다의 60~70% 수준에 그친다. 결국 나머지 30~40%는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며, 이는 구글 웨이모(Waymo)로 대표되는 라이다 진형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는 부분으로 풀이된다.


현재 테슬라가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 FSD도 다소 ‘허풍’이 들어가있다. ‘Full Self-Driving’이란 이름과 다르게 기술 수준은 2단계에 불과하며, 테슬라 또한 FSD 모드 상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놓지 않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외에서 테슬라 차로 2단계 자율주행 모드를 이용하다가 사고가 나는 케이스도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FSD는 직선도로가 많고 인구 밀집도가 적은 미국을 기반으로 데이터가 누적된 상태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FSD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테슬라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베타 테스터냐”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출처: 뉴럴넷 트레이닝 컴퓨터 도조가 언제 개발되느냐는 질문에 머스크는”아직 만들어지고 있고, 첫 버전을 출시하기까지 아마 1년 정도 더 소요될 것 같다”고 밝혔다./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뉴럴넷 트레이닝 컴퓨터 ‘도조’의 개발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머스크 본인이 트위터에 “도조는 아직 만들어지고 있고, 버전 1.0까지 1년여가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CEO로서 일단 ‘질러놓고’ 목표를 이뤄내는 스타일임을 감안할 때 관련 개발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외신들도 머스크가 과거 공언했던 기술 혁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NN>은 “과거 머스크가 테슬라의 FDS 하드웨어를 통해 2017년까지 미국 대륙을 횡단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지만 스스로 정한 시간이 뒤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수년 전 머스크가 테슬라 생산량이 2020년 100만대에 이를 것이라 약속했었다”라며 “그의 구상엔 구체적 시간표나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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