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던파 모바일' 발 묶인 텐센트, 판호 발급은 OK?

조회수 2020. 9. 24. 15: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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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국 심천에 위치한 텐센트 본사 전경.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12일 중국 현지에서 출시될 예정이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 시스템 적용을 이유로 서비스가 지연됐다. 이에 현지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텐센트게임즈를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시스템 적용을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텐센트의 관련 대응이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텐센트가 한국 개발사 및 협업 관계에 있는 파트너사의 게임을 대량 유통 중인 만큼 중국 정부가 이를 관리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9월 2차 내자판호(자국 기업 서비스 허가권)에 텐센트 게임 라인업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내부 견제? “판호 발급됐다”


지난 21일 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9월 2차 판호(허가권) 목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2차 판호 취득 게임은 65개로 이번 달만 총 122개 게임이 서비스 허가권을 취득했다.


2차 명단에는 텐센트 산하 개발사인 넥스트 스튜디오의 ‘골든 셔블 배틀’을 비롯해 넷이즈의 ‘영원한 시련’, 4399의 ‘리틀 코만도2’, 다당 네트워크의 ‘레뎀션 랜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플랫폼별로는 웹 게임, 콘솔(플레이스테이션4)게임, PC 게임이 각각 1개씩 판호를 획득했고 나머지 62개는 모두 모바일이다.

출처: 지난 21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발표한 9월 2차 판호 목록. /사진=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갈무리

현지 게임업계에서는 2차 내자판호 목록이 텐센트와 중국 정부 간 이해관계를 엿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판호를 획득한 던파 모바일 외에 2차 목록에 텐센트의 신규 게임이 등재되지 않을 경우 관계 당국의 통제를 받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텐센트의 개발 스튜디오의 타이틀이 판호를 획득해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는 복합적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내부 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급증했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내자판호를 대거 발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다.


시나닷컴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내 모바일 게임 매출은 1046억7300만위안(약 17조9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게임 매출 1394억9300만위안(약 23조9272억원)의 75%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이번 2차 내자판호 규모는 월 기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텐센트나 넷이즈 등 현지 1, 2위 업체의 영향력을 관리하면서도 게임 산업으로 재정적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업체의 판호를 발급했다는 분석이다.

출처: 텐센트 산하 넥스트 스튜디오의 게임이 2차 판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갈무리

텐센트와 중국 정부의 갈등이나 통제 수준이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텐센트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내부적으로도 판호 발급 등에 대한 압박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100%를 소유한 것은 물론 그라인딩기어게임즈(80%), 에픽게임즈(40%), 액티비전블리자드(5%), 슈퍼셀(84.3%)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주요 게임사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국내 게임사인 넷마블(17.5%), 크래프톤(13.3%), 카카오게임즈(5.6%)의 지분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던파 모바일은 왜 안 나올까


중국 정부의 압박이 없다는 가정을 한다면 던파 모바일 출시 지연의 이유는 미궁에 빠진다. 원작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는 현재 중국에서 연 2조원 이상을 벌어들일 만큼 현지에서 큰 인기를 받고 있다. 던파 모바일 사전등록에만 60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참여할 만큼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현지 매체에서도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을 만큼 중국 내 흥행이 예상된 타이틀이었다.


현지 게임업계와 전문가들은 외부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왕자영요’와 ‘몬스터헌터 월드’가 규제를 받고 서비스 및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지만 이번 규제의 경우 관련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수개월을 소요할 규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텐센트가 지분을 보유한 현지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데이터 보호 규약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명목상으로는 관련 업체 소속 미국인에 대한 정보 유출 우려 차원이지만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히든카드’가 실질적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국에 돌아가는 로열티 지급도 변수로 떠올랐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로 벌어들이는 수익 상당수를 개발사 네오플의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던파 모바일 역시 네오플이 개발을 맡아 원작의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 로열티 지급 등에 대한 부담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내수 기업을 통제함에 따라 수출 반사이익을 얻었던 것은 2~3년 전 이야기”라며 “최근 중국에서 던파 모바일을 모방한 앱까지 나온 것을 볼 때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데 수익 배분 등 다양한 문제를 검토하는 차원에서 출시를 미루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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