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광고에게 스토킹 당하고 있어요

조회수 2020. 9. 19. 14: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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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는 돈을 받고 남의 뒤를 밟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블로터 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을 대신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IT에 관한 질문, 아낌없이 던져주세요. 블로터 흥신소는 공짜입니다. 이메일(bloter@bloter.net),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loter.net) 모두 열려 있습니다.

“똑같은 광고가 사용하는 서비스마다 눈에 보여서 거슬려요. 스토커 같아요.”

출처: 이런 내맘 모르고 나를 따라다니는 광고 너무해 너무해 / 사진=픽사베이

쇼핑몰, SNS, 앱, 웹 서비스 등을 이용하다 보면 왠지 똑같은 광고가 계속 보인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네, 그건 느낌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런 광고들은 24시간 쉬지 않고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관심을 갈구하죠. 처음 1~2번이야 그렇다 쳐도, 이게 며칠씩 계속되면 짜증도 나기 시작합니다. 대체 이런 광고는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요? 피할 수는 있을까요?


‘먹는’ 쿠키 말고 ‘적는’ 쿠키가 있다


생각해보면 이들 광고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가 한 번쯤 검색해보거나, 어떤 이유로 찾아봤던 정보들과 관련된 상품이 주로 보인다는 건데요. 광고 업계에서는 이를 ‘맞춤형 광고’라고 합니다. 맞춤형 광고를 가능케 하는 원흉(?)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쿠키(Cookie)’란 파일이 있습니다. 


군침 도는 이름이지만 먹는 쿠키가 아니고요. ‘적는(Write)’ 쿠키입니다. 뭘 적냐고요? 바로 사용자들의 웹사이트 접속 내역, 로그인/활동 기록, 브라우저 설정 내역 등입니다.

출처: 모 업체의 맞춤형 광고 설명 갈무리, 대부분 비슷하다.

예를 들어 배너 광고에서 ‘오늘 다시 보지 않음’ 체크를 하면 정말로 그날 광고가 더 뜨지 않는 이유도 해당 명령이 쿠키 파일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편리하게 쓰는 자동 로그인 기능도 쿠키 정보를 활용하는데요. 이처럼 원래 쿠키 자체는 원래 안정적이고 편리한 브라우징을 위해 개발됐지만 실제 쿠키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광고업체들입니다.

출처: 맞춤형 광고 프로세스, 행태정보에 쿠키 및 활동 기록 등이 포함된다 /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갈무리

다행히 이런 쿠키만으론 내가 누구인지 식별하지 못합니다. 단지 접속에 사용된 웹브라우저나 기기 정보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인데요. 어쨌든 나를 따라다니는 광고가 기분 나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니 다소 과격한 방법을 쓰자면 웹브라우저에서 쿠키 기록을 삭제해버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신 다른 편의성 쿠키 정보들도 함께 삭제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광고의 원천을 차단하자


이 때문에 인터넷이 발달한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쿠키 수집이나 맞춤형 광고에 대해 다양한 사용자 보호 조항을 만들어왔는데요.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함께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이드라인 내 주요 조항으론 광고 집행 시 ‘별도의 표식을 통해 이용자가 광고임을 인지하게 하고 안내 페이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가장 흔히 보이는 구글의 맞춤형 광고 배너만 보더라도 오른쪽 상단에 작은 단추가 표시돼 있는데요.

버튼을 누르면 구글의 맞춤형 광고 표기 정보 안내 및 최적화 기능 비활성화로 이동할 수 있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경우 “구글 계정에 추가한 개인정보(성별, 연령대 등), 구글과 파트너 관계를 맺은 광고주의 데이터(쿠키를 받는다는 뜻), 구글이 추정한 관심 분야(구글 검색, 유튜브 등을 활용할 때 구글 계정에 쌓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시됩니다”라고 안내하네요.


또 여기서 ‘광고 개인 최적화’를 끄는 것만으로도 구글의 맞춤형 배너 광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광고를 아예 차단하는 게 아니라 지역, 시간대에 근거한 광고는 따로 표시됩니다. 혹은 관심 없는 광고, 여러 번 표시된 광고 등 해당 광고가 불편한 이유에 대해 표시해줘도 맞춤형 광고는 유지하면서 불편한 광고는 더 이상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세상엔 구글 외에도 이런 맞춤형 광고 기업들이 대단히 많다는 점인데요. 그럼 그들의 광고가 보일 때마다 일일이 다 차단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당연히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YourADChoices(https://optout.aboutads.info)란 사이트에 접속해봅시다. 글로벌 디지털광고연합(DAA)이 운영하는 곳으로, 현재 내 기기가 어떤 광고 플랫폼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접속 시 자동 실행), 차단도 가능한 곳입니다. 접속 후 환경 체크가 끝나면 목록에서 원치 않는 특정 플랫폼을 비활성화하거나 ‘Optout of all’을 클릭해 전체 목록을 한 번에 비활성화 할 수 있습니다.


옵트아웃(Optout)이란, 사용자가 허가하지 않으면 데이터 수집을 금지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즉, 해당 명령을 통해 옵트아웃을 선언하면 광고 플랫폼들은 해당 사용자의 정보를 더 이상 수집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맞춤형 광고도 불가능해집니다.


또 스마트폰 앱 내 광고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아이폰) 기기에 내장된 광고ID를 활용을 막는 방법인데요. 광고ID도 쿠키처럼 제휴 광고 업체들에 사용자의 활동 기록을 비식별 정보로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안드로이드 기준 설정 ▷ Google ▷ 광고 ▷ 광고 개인 최적화 선택 해제 기능을 활성화하면 됩니다. 아이폰도 설정 ▷ 개인정보보호 ▷ 광고 ▷ 광고 추적 제한 설정이 같은 기능을 합니다.


그냥 광고를 보지 않는다면


맞춤형 광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광고를 차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는데요. 요즘 많이 사용하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 파이어폭스 등의 확장 프로그램 마켓에는 웹사이트 사용 시 대부분의 광고를 제거해주는 프로그램들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ADblock’이나, ‘ADGUARD’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스마트폰 앱 중에도 광고 차단 기능을 제공하는 브라우저들이 여럿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Brave brower’를 들 수 있겠네요. 다만 광고차단 앱들은 PC보다 불안정하거나 속도가 느리다는 평이 많습니다.

광고와의 상생, 가능할까?


2010년대 이후 디지털 공간에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자 그 안에서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 정보를 찾아준다는 ‘큐레이션’ 개념이 유행했던 것처럼, 기왕이면 광고도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광고를 보여주자는 것이 광고 업계의 생각이었습니다.


사업 측면에서도 이를 통해 상품 구입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들만 골라서 광고를 할 수 있다면, 그만큼 광고비는 적게 들이면서 높은 판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이것이 겉으로 보면 광고주나 소비자나 윈윈(Win-Win)하는 전략 같습니다만, 주변을 보면 맞춤형 광고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복 노출로 인한 스트레스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관심사가 언제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으니까요. 만약 실수로(?) 누른 성인물 광고 배너 때문에 회사 컴퓨터 사용 중에도 계속 성인물 광고가 따라다닌다면 그것만큼 창피한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광고를 무조건 막고 차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우리가 편리하게 쓰는 많은 무료 서비스들이 이런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운영되므로 내가 만약 어떤 서비스를 쓰며 즐거움을 얻고 있다면, 돈을 내지 않는 대가로 작은 광고 정도는 참아주는 것도 상생의 측면에서 필요한 배려니까요. 그만큼 광고 업계에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불편함은 줄이면서도 적재적소에 필요한 만큼만 광고를 표기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By 리포터 이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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