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사]소액주주들은 왜 반발할까

조회수 2020. 9. 18. 18: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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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LG화학이 긴급이사회를 열고 배터리사업부 분사를 결의했다. LG화학 측은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라며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런데 이 같은 소식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회사가 자의로 배터리사업부를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로 분사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 LG를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출처: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 물적분할 소식에 주식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사진=네이버 종목토론실, 클리앙 홈페이지 갈무리

물적분할이 악재임은 주가에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LG화학은 전일 종가 대비 5.97%(4만1000원) 낮은 64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LG화학은 지난 16일 배터리사업부가 분사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진 오후 2시 30분경부터 주가가 급락해 종가 기준 5.37%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이어 17일도 전일 종가 대비 2만5000원(3.63%) 낮은 66만2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LG화학 이사회가 분사를 결의한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또 한 번 폭락했다. 이틀 만에 빠진 주가만 10%가 넘는다.

출처: 배터리사업부 분사 소식이 알려진 어제 오후 2시 30분경부터 LG화학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는 LG화학 배터리 분사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에는 하루 새 무려 1만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클리앙과 팍스넷, 디씨인사이드 주식 갤러리 등 여타 커뮤니티에도 LG화학의 배터리 분사 관련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LG화학 배터리 분사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방식으로 배터리사업부가 나눠져 피해를 보게 됐다는 내용의 이 게시글은 17일 오후 1시 현재 33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LG화학 소액주주들은 배터리사업부 분사가 물적분할로 이뤄지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인적분할을 할 경우 기존 주주들은 LG화학의 총 주식 대비 보유지분 비중만큼 존속법인 LG화학과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동시에 갖게 된다. 반면 물적분할을 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종속회사가 되고, 기존 주주들은 LG화학 주식만 그대로 갖게 된다.

출처: 회사를 인적분할하면 기존 주주들은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지분을 모두 갖는다. 반면 물적분할을 할 경우 존속회사 지분만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LG그룹의 배터리사업부 상장 가능성과도 맞물린다. LG화학은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룹도 배터리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두고 있다. 이에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설비투자를 해야 하고, 자금 확보를 위해 신설법인을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해 주가가 상승한다고 가정해보자. 인적분할의 경우 신설법인 주식을 받은 기존 주주들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물적분할로 주식을 못 받는 기존 주주들은 그 차익을 거두지 못한다. 또 상장 시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 지분이 희석되면서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지분 가치도 간접적으로 훼손된다. 두 분할 방식이 회계상 차이가 없음에도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물적분할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LG화학 물적분할 반대 청원글에 3300여명 동의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린 청원인은 “분사를 하면 저희가 투자한 이유와 전혀 다른 화학 관련주에 투자한 것이 되고, 이로 인해 저희의 손해는 어디서도 보상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저희에게 의견을 묻지도 않는다면 저희 같은 개인 투자자는 저희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저희 투자금까지 모든 것을 손해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종목게시판에서도 “배터리사업부가 물적분할하면 LG화학은 플라스틱 제조 공장으로 변하는 것”, “기존 사례를 봐도 물적분할하면 주가가 크게 떨어진다”, “LG화학과 배터리사업부 주식이 따로 있다면 당연히 배터리 쪽 주식을 살 것”이라는 등 이번 물적분할 결정을 성토하는 네티즌의 글이 다수 보이고 있다.


By 리포터 이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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