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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창' 네이버는 지금④]네이버와 콘텐츠

조회수 2020. 9. 2. 23: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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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반열에 오른 네이버. 우리나라 벤처의 상징이자 선망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이 회사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이커머스, 부동산 등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집어삼키는 공룡. 실질적인 뉴스 권력으로 정치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이번 기획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네이버라는 기업이 풀어야 할 과제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네이버의 어제-오늘-내일

2) 네이버와 이커머스

3) 네이버와 금융

4) 네이버와 콘텐츠

5) 네이버와 뉴스

콘텐츠는 네이버가 고른 미래 먹거리다. 사업을 지탱하는 두 축은 웹툰·브이라이브(V LIVE)다. 네이버의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콘텐츠 부문은 웹툰의 성장과 브이라이브 아티스트의 활동 재개로 전년동기 대비 58.9%, 전분기 대비로는 43.8% 성장한 7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성장률이 가파르다.


둘다 ‘네이버 DNA’에서 탄생한 신(新)유형의 서비스인 데다가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네이버의 기대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초록창’보다 유튜브가 더 가까운 ‘Z세대(1997년 이후 출생한 세대)’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어 전망이 밝다. 이렇듯 네이버가 성장할수록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웹툰, 세계서 통할까


2004년 첫 선을 보인 네이버웹툰은 2006년 아마추어 작가들이 작품을 올려 등단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공간인 ‘도전만화’를 내놨다. 2012년 ‘유료보기(미리보기·완결보기)’를, 2013년 광고와 콘텐츠 판매를 결합한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수익화에 성공했다. 2014년 ‘라인웹툰(이하 네이버웹툰으로 통칭)’으로 세계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국내 웹툰 판에서 네이버웹툰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이용자의 91.8%(중복기준)가 네이버웹툰을 이용 중이다. 이달 2일에는 업계 최초로 유료 콘텐츠 하루 거래액 30억원을 돌파했다. 작가 수익도 크게 개선됐다. 초창기에는 “주2회 연재로 받는 월 고료가 20만원(조석 작가)” 꼴이었지만 올해 기준 국내 정식연재 중인 한국 작가 중 최상위 작가 10명의 평균 연 수익은 31억원에 달한다. 또, 연재 중인 작가의 58%(249명)는 연 1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세다. 올해 7월 전세계 월간활성사용자수(MAU) 6500만명을 돌파했다. 작년 12월 출시한 프랑스어 서비스의 MAU도 단기간 내 200만명을 넘어섰다. 주력시장인 미국에서는 연평균 성장률 71%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는 넷플릭스처럼 현지 콘텐츠를 키우기 위해 도전만화 시스템을 각국에 적용했는데, 이를 통해 전세계 아마추어 창작자 64만여명, 프로페셔널 창작자 2000명이 활동하는 대규모 창작 생태계가 조성됐다. 특히, 미국의 ‘캔버스(CANVAS)’에는 전세계 창작자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일종의 ‘등용문’ 역할이다.


세계 만화 콘텐츠 시장은 ‘웹툰 종주국’ 한국을 제외하면 아직도 출판만화가 주류다. 코로나 확산은 출판만화 창작자들이 캔버스에 대거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네이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캔버스 창작자와 작품 수 모두 50% 가까이 증가했다. 결제 전환율과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월간 결제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2배, ARPPU는 50% 가까이 성장하며 거래액 성장을 견인했다. 캔버스의 연재 작품 수도 지난 3년간 연 108%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가 제시한 지표 가운데 가장 유의미하게 읽힌 숫자는 ‘나이’다. 미국, 멕시코, 프랑스의 네이버웹툰 이용자 가운데 Z세대 비율은 각각 69%, 67%, 75%를 기록 중이다. 네이버도 웹툰의 글로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5월에는 LA에 위치한 미국법인(웹툰 엔터테인먼트)을 중심으로 일본·중국의 글로벌 웹툰 사업 재편을 결정했다. 웹툰을 애니메이션·영화·게임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IP(지적재산권) 사업을 가속화해, ‘아시아의 디즈니’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코로나로 온라인 길 열린 브이라이브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글로벌 영향력을 갖추게 되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브이라이브’도 동반성장을 이루고 있다. 브이라이브는 아이돌이 직접 방송을 켜고 끌 수 있는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아이돌 팬들에게는 필수 앱이다. 아이돌의 활동을 직접 챙기기 어려운 해외 팬들에게도 유용한 서비스다. 실제로 브이라이브는 해외 이용자가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5월 기준 3472만명. 6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는 9318만건으로, 네이버에서는 올해 1억 다운로드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브이라이브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공연이 잠정중단되고, 온라인 팬미팅·공연 수요가 늘면서 브이라이브 전체 유료 거래액은 지난 5월 연초 대비 최대 11.7배 증가했다. 네이버측은 “1~2월은 평시 공연 비수기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이 중단되면서 브이라이브로 (수요가) 옮겨진 특수한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유료 콘텐츠 상품(V LIVE+) 건수는 5배, 구매자 수는 33배 증가했다. 판매건수는 38.2배, 거래액은 25배 성장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전용 유료 라이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비욘드 라이브는 전세계 7만5000명이 동시 관람, 1회 공연으로 오프라인 대비 7.5배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네이버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1000억원 투자를 진행하고, 팬클럽 서비스인 ‘팬십(Fanship)’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서도 ‘글로벌향(向)’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얼굴인식, AR(증강현실), 3D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만든 아바타를 만드는 ‘제페토’는 글로벌 누적 가입자 1.4억명을 확보했다. 해외 이용자와 10대 이용자 비중이 각각 90%, 80%일 정도로 글로벌에서, 또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4월 네이버가 스노우에 700억원 출자를 결정한 이유다. 네이버의 스노우 누적 출자액은 지금까지 3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숙제들


약세인 콘텐츠 사업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음원이다. 지난 3월 코리안클릭 조사결과 네이버의 음원시장 점유율은 5%대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의 멜론(36%), KT의 지니뮤직(24%), SK텔레콤의 플로(17%)에 비하면 존재감은 ‘제로’ 수준이다. 인별 정산방식 도입으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돌파구가 보이지는 않는 듯하다.


오디오 콘텐츠는 여전히 투자에 집중하는 단계다. 앞서 네이버는 KTB네트워크와 총 300억원 규모로 오디오콘텐츠 전문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새로운 포맷의 오디오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투자해온 바 있다. 웹툰, 웹소설 원작 오디오 드라마·시네마를 선보이고 상담소·레슨 등 콘텐츠 다변화를 지속하면서 오디오클립은 작년 5월 대비 연재채널 3059개를 기록하는 등 2배 성장을 이뤘지만, 가입자수나 월간 청취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규모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관계자는 “웹툰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디오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보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웹소설·웹툰에 비해 오디오 콘텐츠의 활용범위는 다소 한정적이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몸집이 커지면서 네이버가 플랫폼으로서 져야 할 책임의 영역도 강조되고 있다. 웹툰의 사회적 약자 대상 혐오·비하표현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올해 웹툰 <복학왕>은 여성혐오를 담고 있다는 비판을, 지난해는 청각장애인이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묘사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항의를 받았다. 2017년에는 웹툰 <뷰티풀 군바리>의 여군에 대한 과도한 성적 대상화에 반발한 일부 독자들이 연재중단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감자고등학교’에 다니는 지방 학생들이 감자만 먹는다고 묘사해 지역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에는 중국인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로 등장하는 작중 전개로 도마에 올랐다. 이는 작가의 사과와 중국 사이트에서의 <외모지상주의> 연재중단으로 일단락됐다.


물론, 이 같은 논란들이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을 강요하며 ‘표현·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작가의 퇴출이나 연재 중단 요구는 부당하다는 문제제기 역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웹툰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국내 웹툰도 북미・유럽 등 각국으로 연재처가 확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심의 가이드라인이 혐오·비하표현과 관련해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회사측도 고민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회적인 정서가 점점 변화함에 따라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모니터링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하방에 대한 보상책이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정식연재를 시작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국내 아마추어 웹툰 창작자에 대한 보상체계는 미비한 편이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캔버스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에게는 광고수익을 배분해주고 있다. 웹소설의 경우, 챌린지리그에서 베스트리그로 승격된 작품들은 유료 상품 등록을 통해 시리즈앱의 유료판매 수익이 지원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개편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2014년부터 베스트도전만화 PPS를 적용한 바 있으나 현재는 종료됐다. 미리보기를 적용할 순 있지만 작가들의 바람은 정식연재이기 때문에 포텐업(제작비 지원 및 프로듀싱)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보다 확대된 개념의 후원 시스템을 적용하고자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By 리포터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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