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현대차의 모빌리티 투자 성과와 파이프라인들①

조회수 2020. 8. 25. 14: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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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출처: 현대차그룹 2018년 투자 당시 보도자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앤서니 탄(Anthony Tan) 그랩 설립자 겸 CEO

주요 대기업 상반기 실적에서 관심가는 분야 중 하나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모빌리티 투자 성과입니다. 경쟁사보다 뒤늦게 미래 모빌리티 투자의 중요성을 간파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17년부터 미국 등 해외 업체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죠. 이 투자업체들의 실적 현황이 하나 둘 전해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출처: 사진=현대차그룹 보도자료
현대차 모빌리티 미래 비전 이미지

결과는 처참합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보니 아직은 이런 손실은 감내해야겠죠. 중요한 것은 교훈입니다. 무조건적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야 하고 한편 방향성이 확실하다면 끝까지 기다리는 뚝심도 필요합니다.


현대자동차의 반기보고서엔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해외 모빌리티 투자기업들의 실적이 비교적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일부 숫자 오기로 보이는 금액이 보이기는 하는데, 전체 투자 현황을 해석하는데 무리를 줄 정도는 아닙니다.

출처: 현대차 주요 투자 현황 및 최근 재무현황./자료=현대차 2020년 상반기 보고서
일부 출자 법인의 최초 취득일자 및 최초 취득금액은 현재 확인 가능한 수준으로 작성.

표의 오른쪽, ‘최근 사업연도 당기손익’ 현황을 보면 대부분 투자업체가 최근 사업연도에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업들이 모두 모빌리티 업체는 아닙니다. 대표적인 모빌리티 업체를 꼽으면 앱티브(Hyundai-Aptiv AD LLC), 그랩(Grab), 퍼셉토(Percepto), 옵시스(Opsys), 솔리드파워(Solidpower), 아이오닉머티리얼즈(Ionic Materials), 메타웨이브(Metawave), 오토톡스(Autotalks) 등 입니다.

출처: 각사 홈페이지
현대차 투자 주요 모빌리티 업체 제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옵시스, 퍼셉토, 아이오닉머티리얼즈, 솔리드파워)

앱티브의 경우 현대차가 앱티브에 직접 투자한게 아닙니다. 현대차와 앱티브는 ‘현대-앱티브’라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이 업체를 통해 미국 현지에 ‘모셔널’이라는 자율주행 합작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올해 설립됐기 때문에 실적이 존재할리 없지만 합작 투자 파트너인 앱티브의 실적은 미국 공시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앱티브는 2020년 2분기에 19억6000만달러 순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5.96% 급감했네요. 3억1100만달러의 영업손실도 기록했습니다.

출처: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보도자료
현대차-앱티브 합작법인 ‘모셔널’ 연관사진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라 불리는 싱가포르 차량 공유업체죠. 최근 배달 및 금융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고 하네요. 아시아 시장에서 우버를 물리친 유니콘 기업으로, 현대차 뿐 아니라 SK도 투자해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는 반기보고서에서 그랩의 최근 사업연도 당기손익을 마이너스(-)4조5993억원이라고 기재했습니다. 오기일 가능성이 높아보일 정도로 대규모 손실입니다.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었지만 우버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상당한 위기에 몰려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외 자율 무인항공기(드론) 개발 업체 퍼셉토는 119억원의 손실을, 자율주행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Radar) 기술 개발 업체 옵시스는 26억원의 손실을,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 솔리드파워는 106억원의 손실을, 리튬이온배터리 제조업체 아이오닉머티리얼즈는 144억원의 손실을,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 메타웨이브는 135억원의 손실을, 자율주행 기술 중 차량간 통신 개발 업체 오토톡스는 209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이익을 내고 있는 투자업체로는 트랜스링크캐피탈(TransLink Capital)이 눈에 띕니다. 벤처캐피탈 업체로 아시아권 집중 투자로 꽤 유명한 실리콘밸리 금융회사라고 하네요. 트랜스링크캐피탈을 활용한 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투자 방식은 ‘②편’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이 외에 이안펀드(IAN Fund), 마니브펀드(Maniv Fund)의 플러스(+) 실적도 눈에 띕니다. 펀드나 벤처캐피탈과 같은 투자회사를 경유해 투자하는 경우가 훨씬 안전한 투자인 셈이죠.


일부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회사가 안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앱티브와의 합작 투자, 그리고 그랩 투자를 빼면 사실 현대차의 모빌리티 투자 금액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약 4600억원 정도입니다. 모든 투자가 현대차와의 미래차 시너지를 보고 이뤄진 것이어서 투자업체의 단기적 실적은 그리 중요치 않죠. 이 투자금을 모두 날린다 하더라도 현대차가 입는 타격은 매우 미미하구요.


다만 여기서 배워야 할 점은 있습니다. ‘모빌리티’라는 분야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현실화되기가, 그리고 투자성과를 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언젠가는 미래 모빌리티 사회가 펼쳐지겠죠. 그런데 누가 그걸 장담할 수 있나요. 10년 후일지, 50년 후일지, 100년 후일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더라도 현대차는 요즘 미래차 분야 투자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일 겁니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할만한 유일한 한국 업체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넘버스]현대차의 모빌리티 투자 성과와 파이프라인들②’로 이어집니다


By 에디터 문병선

    에디터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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