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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창' 네이버는 지금①] 네이버의 어제·오늘·내일

조회수 2020. 8. 19. 21: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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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반열에 오른 네이버. 우리나라 벤처의 상징이자 선망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이 회사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이커머스, 부동산 등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집어삼기는 공룡. 실질적인 뉴스 권력으로 정치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다. 이번 기획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네이버라는 기업이 풀어야 할 과제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1) 네이버의 어제-오늘-내일
2) 네이버와 이커머스
3) 네이버와 금융
4) 네이버와 콘텐츠
5) 네이버와 뉴스

시총 50조 기업 네이버. 벤처기업의 피가 흐르지만 이미 대기업이 돼버린 네이버는 자타 공히 우리 사회의 주류 플랫폼이다. 지난 1999년 검색 포털로 시작한 네이버는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검색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했다. 이후 빠르게 성장했으며, 이제는 인터넷 기반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네이버라는 강력한 플랫폼은 기업의 성장을 가져왔지만, 너무 커져버린 영향력 탓에 독과점 논란과 사회적 책임감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의 시작과 성장통, 무엇이 네이버를 공룡으로 만들었나


현재의 네이버는 이해진 네이버 GIO와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김범수 의장이 공동 창업했다. 둘은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1992년에 삼성SDS에 입사해 같이 근무한 적도 있다. 그러다 김범수 의장은 1998년 게임포털인 한게임을 창업했고,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1999년 검색포털 네이버를 창업했다. 당시 네이버가 시장 1위 포털이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이들 두명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은 합병해 NHN으로 거듭난다. 이해진과 김범수가 공동창업자로 손을 잡자 회사는 수직 상승세를 타면서, 대한민국 부동의 1위 인터넷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초기에는 한게임이 ‘맞고’ 게임의 대박으로 NHN을 성장시켰다. 이어 검색 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서비스로 정점을 찍게 된다.


처음부터 네이버가 구글과 같은 뛰어난 검색 엔진이나 기술력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구글이나 야후에 비해 검색 기술이 떨어졌고, 특히 검색 결과(데이터)가 부실했던 현실에서 네이버는 ‘지식인’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첨단 인터넷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게 인해전술 전략을 써야했던 웃지못할 상황도 있었다. 터무니 없이 부족한 검색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중국 등지에 소위 ‘검색 공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네이버 사용자가 검색한 내용에 대한 일부 검색 결과를 값싼 중국 노동인력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제공해 주는 방식이다.


동시에 네이버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검색 엔진을 고도화 하고, 양질의 검색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우수한 IT 개발자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현 크래프트 이사회 의장인 장병규 씨가 창업한 검색전문 사이트(포털 서비스까지는 아니었지만, 검색 기술력이 돋보이는 회사였다) ‘첫눈’을 통째로 삼킨 사건(?)이다. 검색 솔루션이 사업의 중심에 있던 네이버가 미래의 경쟁자를 인수합병한 것으로, 네이버가 국내 ‘IT 개발인재의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오던 시기였다.

장병규 의장이 창업했던 검색전문사이트 첫눈. 창업 당시 찍었던 프로필 사진.

국내 핵심 IT 인재를 독식하다시피 한 네이버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 영역을 키우기 시작했다. 2000년대는 네이버가 몸집 불리기로 사세를 확장하던 시기였다. 요즘처럼 다양한 생활 플랫폼이 없었기에, 검색 포털이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1위’ 네이버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부동산, 뉴스 콘텐츠, 블로그, 광고 영역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동종업계를 압도하는 포식자로 성장하게 된다.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은 물론, 소규모 인터넷 사업자부터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까지, 또 네이버 뉴스 채널을 활용하던 언론사 역시 네이버에 종속적인 파트너가 돼버렸다. 고의는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독과점 시비’, ‘골목상권 죽이기’, ‘뉴스의 권력화’ 등 이슈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역차별-망중립성-뉴스권력에 발목…탈출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는 제조만 안했을 뿐, 사실상 모든 산업과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익 실현을 해야 하는 기업이지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만큼 상대적으로 더욱 큰 책임감을 사회로부터 요구 받고 있다. 정부의 서릿발 같은 규제 칼날에 직면해 있고,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며, 정치적인 입김에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강력한 경쟁 서비스가 해외 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규제를 피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와 같은 국내 기업으로서 규제와 세금에 묶여 역차별을 호소해야 하는 입장이다.

망중립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이통사처럼 통신망 제공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 망중립성이다. 문제는 이통사가 네이버에 트래픽이 많다며 망이용대가 인상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 논란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트래픽이 몰리는 전용 서비스에 대해 망사업자(이통사)와 서비스업체(네이버)가 망 사용료를 분담하고 있는데, 네이버는 734억원(2017년 기준) 가량을 내고 있다. 반면 네이버 보다 수배 많은 트래픽의 페이스북은 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튜브(구글) 또한 마찬가지다. 이 또한 역차별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 나온 이해진 GIO. 이 자리에서 이 GIO는 뉴스 서비스에 대한 개선점을 인정하는 동시에, 역차별에 대해 강변했다.


근래 들어 네이버는 국정감사에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불려 나간다. 국감에서 네이버가 지적 받는 단골 메뉴는 ‘언론(뉴스) 권력화’다. 네이버 역시 자사 뉴스 서비스가 여론조성에 대한 영향력이 있음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는 한 국회의원이 “여기 있는 기자도, 국회의원들도 모두 네이버(뉴스)에 올라가기 위해 이러고 있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였다. 당시 이해진 GIO도 상당 부분 공감한다며, 이후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물론 네이버는 자주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되지만 하늘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이러한 논란을 벗어날 탈출구는 늘 마련돼 있었다. 대기업화된 조직에서 구성원의 벤처정신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이해진 GIO가 일침을 날린 적이 있다. 회사를 축구 동호회 쯤으로 생각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강성 발언이었다. 이 발언에 대해 훗날 이해진 GIO는 “동호회는 참여가 중요하지만, IT분야 같은 프로 세계는 승패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설명했다.


네이버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라인을 필두로 최근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의 해외 진출 등을 통해 혁신에 나섰다. 또한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 조직인 D2SF를 통해 기술기업 지원 및 해외 유망 기술기업 인수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검색 포털에서 벗어나 구글과 같은 기술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이다.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컨택트에 집중한 네이버…선한 영향력은 어디까지


혁신기술 IT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네이버의 주력 사업분야는 검색광고 등 광고다. 여기에 이커머스와 콘텐츠 분야에 아직 의지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를 보며 디지털 컨택트에 떠오르는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최근 2분기 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


광고 영역에서는 스마트채널 등 성과형 광고를 확장해 자동입찰 고도화 및 타게팅 강화로 광고 효율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주 수입원에서 채널 강화를 통한 수익 강화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공격을 받아왔던 네이버는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하는 이커머스 전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 축으로 성장한 커머스 부문에서는 소상공인 대상의 대출 서비스 출시 등으로 창업을 돕고, 유료 멤버십을 기반으로 네이버 쇼핑 사용자 층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 쇼핑이 미래성장동력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적으로 네이버 쇼핑에 적합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기 위해 각종 투자와 구조들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쇼핑 분야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말하고 있지만, 네이버의 플랫폼 영향력이 순차적으로 소상공인을 향해 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웹툰 경쟁력을 높여 콘텐츠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미국 LA로 이전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방침도 밝히고 있다. 국내 우수한 웹툰을 미국을 통해 유럽과 남미의 신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이다. 이는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 통로를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 작가의 해외진출과 웹툰 시장을 키우는 효과도 있다.

네이버는 국내 시장에서 공룡이라는 수식어를 종종 듣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존재감이나 영향력이 크지 않은 한국의 IT기업이다. 다만 구글(유튜브)이 지배하는 전세계 플랫폼 시장에서 한국 시장을 내주지 않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 이를 통해 미약하지만 웹툰플랫폼으로 해외로 나가는 점, 소상공인에 대한 상생전략을 강화한다는 점 등 ‘선한 영향력’을 더 행사해 줬으면 한다. 누구나 동등하게 접속하는 인터넷 세상을 선도하는 기업은 그 책임감이 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By 에디터 김효정

hjkim@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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