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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카풀 서비스 '우버 쉐어', 한국서 경쟁력 있나?

조회수 2017. 9. 22. 14: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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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쉐어, 9월21일 서비스 출시

우버가 한국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번엔 더 직접적인 승부로 보입니다. 우버를 대표하는 개념인 차량 공유 서비스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우버는 9월21일 출퇴근 전용 카풀 서비스 ‘우버 쉐어‘를 출시하고, 서울 일부 지역(강남 출발)을 대상으로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버는 공유 경제의 글로벌 성공 신화로 불리는 기업입니다. 개인 운전자의 차량을 타인과 함께 공유한다는 가치와 명분으로 현재 전 세계 77개국 600개 넘는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맥을 못 췄는데요. 한국에선 공유경제보다 더 막강한 ‘택시경제’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버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프리미엄 콜택시 서비스 ‘우버블랙’,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 등 해외 시장에서 운영하는 우버의 서비스 모델을 국내에도 런칭해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우버의 핵심은 일반 차량을 공유하는 개념에 있는데요. 우버의 여타 서비스들이 한국에서 안착했다고 한들 팥소 없는 찐빵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9월21일 ‘우버쉐어 서울’ 런칭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브룩스 엔트위슬 우버 아태지역 최고사업책임자

이런 우버가 다시 팥소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단, 이전보다 조금은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자의 반 타의 반입니다. 국내법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위법으로 삼고 있지만, 해당 법 제81조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시 이용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우버쉐어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요일에 출퇴근 목적으로 정해진 시간대에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정확히 오전 6시에서 10시, 오후 5시에서 자정까지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목적도 출퇴근임이 명확해야 합니다. 드라이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버 드라이버 파트너 가입을 하려면 재직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등록된 직장 주소지를 기반으로, 출발지와 목적지가 유사한 이용자와 일대일 매칭을 해주기 위함입니다.

이용방법은 간단합니다. 우버쉐어 서비스는 기존 우버 앱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앱을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 후 ‘쉐어’ 아이콘을 눌러 요청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와 매칭이 완료되면 바로 우버쉐어 드라이버 파트너의 이름, 사진과 함께 차량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금은 전체 이동 거리 및 서비스 이용 시간에 따라 산정돼 사전 등록한 결제 정보로 자동 정산됩니다.


우버는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과 ‘나홀로 차량’을 줄일 수 있는 카풀 서비스 우버쉐어를 통해 서울의 도시환경을 더 좋게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브룩스 엔트위슬 우버 아태지역 최고사업책임자는 9월21일 우버쉐어 한국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우버가 그동안 쌓아온 엄청난 기술 노하우들과 회사만의 철학을 이번 우버쉐어 서울 출시로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라며 “우버쉐어 서비스로 서울의 ▲교통 혼잡 완화 ▲탄소 배출량 감소 ▲대체 출퇴근 수단 제공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우버쉐어의 서울 서비스 시작은 기쁜 일입니다. 우버 앱 버튼 하나로 차량을 공유해 목적지로 이동하는 시스템은 전 세계 대중교통 개념을 새롭게, 더 좋은 쪽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버 역시 우버쉐어의 한국 서비스 시작을 커다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우버는 별도 정책팀을 구성해 정부 기관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규정에 관한 솔루션을 맞춰나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9월21일 ‘우버쉐어 서울’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 발표 자료

하지만 우버가 긴장해야 할 지점도 분명 있습니다. 도약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첫 출범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이미 국내 시장을 선점한 카풀 서비스 업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이후 우버가 주춤한 사이, 한국에는 카풀을 명목으로 시작한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법 테두리의 틈새를 차지했습니다. ‘풀러스’, ‘럭시’, ‘티티카카’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최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풀러스의 경우 누적 이용 실적이 최근 300만명에 이릅니다. 우버는 국내 업체들과 경쟁해 소비자의 이용을 끌어내야 합니다.


우버쉐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내용적으로 명확한 차이는 아직 크지 않아 보입니다. 카풀 서비스라는 제한 요건상 드라이버-이용자 매칭 시스템, 이용 후 결제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서비스 주체가 드라이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게 될 가장 단순한 비교 지점은 가격입니다. 우버 측은 우버쉐어 서비스 가격을 기본료 1500원, 운행 종료 후 1분당 50원의 운행 시간 요금과 km당 450원의 운행 거리 요금이 합산된 가격이 정산된다고 요금 정책을 공개했습니다. 이런 계산 방법으로는 ‘택시보다 확실히 싸겠구나’ 정도밖에 감이 안 오실 겁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우버쉐어는 강남역에서 출발해 광화문으로 가는 경로의 예상 요금을 7천-9천원으로 설명했습니다. 경쟁력이 있는 가격인지, 여타 교통수단과 비교해봤습니다. 우버 앱을 실행해 매칭을 시도하니 6700원~8400원으로 예상 가격이 책정됩니다. 네이버 길찾기 서비스에서는 예상 택시비로 1만2천-1만5천원이 나옵니다. 확실히 택시비 반값 수준으로 저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버쉐어 예상 이용 가격(좌), 네이버 지도 서비스 기준 예상 택시비

국내 카풀 서비스와 비교해봤습니다. 같은 강남역 출발, 광화문 도착을 기준으로 약 8380원을 예상합니다. 우버의 예상가격 범위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풀러스 앱은 매일 출퇴근 이용자에게 30% 할인쿠폰을 제공합니다. 오랜 기간 매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쿠폰 적용가를 실제 이용가로 봐도 무방합니다. 때문에 쿠폰 적용을 마친 뒤 가격을 살피니 최종 예상가 5860원이 책정됩니다. 우버쉐어와 비교해 약 1천원 이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업체 ‘풀러스’의 예상 측정 가격. 매일 제공하는 출퇴근 쿠폰까지 적용하면 가격이 매우 저렴해진다.

물론 무조건 요금이 저렴한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언급한 국내 카풀 서비스 역시 막대한 쿠폰 지급을 두고 논란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버쉐어 런칭에서 우리가 살펴야 할 핵심은 국내 경쟁력입니다. 특별한 서비스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 한, 소비자 입장에서 최우선은 가격 경쟁력 아닐까요.


이날 우버는 우버쉐어의 국내 경쟁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6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며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많은 노하우와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거듭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력에 의문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차별점은 있습니다. 드라이버를 대상으로 한 별도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제공하고, 드라이버 차량도 2007년 연식 4개 좌석 이상의 차량만 받습니다. 인지도 재고를 위해 환경재단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에코 드라이버 1명이 추가될 때마다 1천원을 기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버니까 그저 믿고 이용하기엔, 더 뚜렷한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카풀 시장엔 이미 한 번의 혁신이 지나간 후입니다. 혁신이 지나간 자리를 장악하기 위해선 더 큰 필살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아직 한국 소비자들에겐 우버에 대해 일종의 환상이 유효합니다. 해외에 다녀온 사람에게 ‘우버 타봤어?’라는 게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공유경제 모빌리티 서비스의 글로벌 신화. 우버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기술력이 우버쉐어 서울에서 어떤 형식의 필살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기대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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