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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와 표절 사이'..봉봉, 타로 챗봇 베끼기 논란

조회수 2017. 9. 11. 13: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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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한 것"이라는 해명내놔

IT업계에 또 ‘베끼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번에는 콘텐츠 플랫폼 봉봉이 챗봇 스타트업 띵스플로우의 챗봇 서비스를 똑같이 카피했는데요, 논란이 일자 봉봉은 “프로토타입을 만든 것이었고 서비스를 테스트해본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타로챗봇 라마마’는 페이지에 대화를 걸면, 간단한 타로를 봐주는 페이스북 챗봇 서비스입니다. 인공지능 챗봇 스타트업 띵스플로우가 올해 4월 내놓은 서비스로, 오픈 5개월여 만에 26만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서비스죠. 


그런데 지난 9월5일 페이스북에 라마마와 유사한 ‘연애챗봇 타로냥’이라는 페이지가 등장했습니다.

라마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띵스플로우의 이수지 대표는 해당 카피 서비스를 인지하고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수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챗봇 페이지의 사진을 게재하며 ‘베끼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이 대표는 “기획과 내용의 유사성이 매우 악의적으로 느껴진다”라며 “고의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카피 서비스로 지목된 ‘연애챗봇 타로냥’ 페이지를 만든 것은 유명 콘텐츠 플랫폼인 ‘봉봉’이었습니다.


논란이 일자 김종화 봉봉 대표는 이수지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바이럴로 먹고 사는 회사이다보니 바이럴한 게 있으면 항상 연구해보고 테스트해본다”며 “테스트로 타로냥을 만들었는데 미처 콘텐츠도 다 넣기 전에 일반 유저가 사용해 당황스러웠다”라는 내용의 해명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수지 대표가 김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죠.

봉봉은 논란이 불거진 후 ‘연애챗봇 타로냥’ 페이지를 닫았습니다.


이번 베끼기 논란에 대해 김종화 대표는 “페이지와 챗봇 서비스 연동을 확인해보려 한 것이다”라며 “연구개발 차원에서 테스트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문제 발생 후 챗봇 서비스를 바로 내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대표는 “결제 연동도 되어 있지 않았다”면서 “라마마와 직접 경쟁을 생각하고 사업으로 접근했다면 더 많은 인력이 붙어서 제대로 마케팅했을 것이다”라며 베끼기 논란이 오해임을 강조했습니다.

출처: 봉봉의 '테스트' 페이지, 타로냥

하지만 테스트였다는 주장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띵스플로우와 봉봉에 확인한 결과, 봉봉은 띵스플로우가 라마마를 만들 때 사용한 ‘퓨어챗’이라는 채팅봇 빌더를 동일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퓨어챗은 콘텐츠를 넣은 상태에서 페이스북 페이지 연동을 하지 않고도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타로냥 페이지를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하지 않고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죠.

이에 대해 김종화 대표는 “페이지에서 메시지 보내기 버튼을 눌렀을 때 제대로 챗봇이 뜨는지 확인하는 것도 충분히 테스트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라며 “예상치 못하게 외부 사용자들이 들어와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지, 저희가 테스트하는 범위를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변화와 유행에 민감한 IT업계인 만큼 하나의 서비스가 뜨면 유사 서비스가 우후죽순 만들어지곤 합니다. 기술력의 문제라면 특허를 내면 되지만, 서비스의 디자인이나 일부 아이디어를 따라가는 것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려운 윤리의 문제지요. 이 때문에 IT업계에서는 ‘베끼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NBT의 잠금화면 광고 앱 ‘캐시슬라이드’는 지난해 쿠차의 쿠차슬라이드에 디자인 표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같은 해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카메라 앱 ‘싸이메라’에 오디너리팩토리의 ‘아날로그 필름’의 일부 필터를 도용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필터를 내리기로 결정했었죠. 하지만 <머니투데이>에 “비슷한 류의 효과를 내는 필터들은 카메라앱 시장에 매우 많다”라며 무단 도용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최근에는 정부와 공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스타트업은 자본이 탄탄하지도 않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오로지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밖에 없죠. 물론 자본논리에 따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고 잘 팔리는 것을 따라서 만들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당연한 일이겠습니다만, 서로간의 '상도덕'을 좀더 존중한다면 더 좋은 IT생태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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