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유준호'가 알려주는 재밌는 동영상 만드는 법!

조회수 2017. 9. 11. 09:0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억섭호'의 '호'를 만나고 왔다!! 호우-
안녕하세요! 블로터 독자 여러분. 유준호입니다.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콘텐츠 제작 포맷에서 유통까지 고려해 자기 아이디어의 표출 방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1인 미디어 창작자에게는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의 플랫폼 선택권이 주어진다. 그런데 만약 전혀 다른 형식의 플랫폼이 생긴다면? 이를테면 스마트스피커라던가 말이다. 궁금해졌다.


이런 의문이 들게 된 건 크리에이터 유준호 씨를 만나러 가면서부터다. 유준호 씨는 유튜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영상에 입혀 콘텐츠를 만드는 더빙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수 62만명을 보유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유준호 씨의 강력한 무기는 바로 재치있는 입담과 목소리다. 마침 스마트 홈스피커를 앞다투어 출시하던 때다. 유준호 씨 같은 더빙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스마트 홈스피커를 선택한다면, 이를테면 아마존 ‘에코’에서 유준호 씨의 목소리로 서비스가 이뤄진다면 어떨까. 다소 엉뚱한 질문에 유준호 씨는 꽤 진지한 답변을 전했다.

“생각은 해봤죠. 물론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아서 고민 중이에요. 본격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퍼져나갔을 때, 제가 어떤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죠”


역시, 크리에이터도 엄연한 전문가다.

유튜브에서 더빙 콘텐츠는 보통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하다. 영상과 동떨어진 느낌의 음성 배치. 오히려 그 괴리감이 클수록 인기가 좋다. 유준호 씨의 채널도 그렇다. 사람들은 유준호 씨 영상 콘텐츠에서 나오는 ‘병맛’에 환호한다.

“제가 콘텐츠의 재미를 따질 때 ’99’대 ‘1’이라고 생각하는 법칙이 있어요. 99퍼센트만큼 재밌는 거에서 남들이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표현해야 나머지 1%를 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건드렸다는 것으로 되게 크게 재미를 느끼더라고요.”

유준호 씨는 성우가 아니다. 초등학교 때 잠깐 꿈이 성우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냥 흘러가는 꿈이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지 영상디자인을 전공해 취직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고픈 마음이었다. 보통 영상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마련이다. 유준호 씨는 자신의 영상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올렸을 때 나오는 사람들의 반응이 하나의 특별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노래로 시작했는데, ‘예빈이는 다 좋아’ 더빙 영상이 말 그대로 빵 터지고부터는 더빙에 집중했다.

전략 1. 성우가 아니라 더빙 크리에이터! 중요한 건 재밌는 멘트다


더빙 콘텐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건 아무래도 원본 영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원본 영상은 두 가지로 나뉜다. 기존에 있던 영상에 크리에이터의 더빙을 입히는 것과, 직접 영상을 촬영해 그것을 원본 삼아 멘트만 따로 녹음하는 것이다. 초창기 인기 영상은 거의 전자에 속한다. 유준호 씨 채널의 최고 인기 동영상인 ‘노랑걸레 더빙’이 이런 장르다. 해외 홈쇼핑 콘텐츠에 유준호 씨만의 재치있는 멘트를 더해 큰 바이럴이 됐다.


더빙 콘텐츠의 바이럴을 위해 중요한 요소는 뭘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목소리, 녹음 장비, 싱크 맞추는 노하우 등이 있다. 하지만 유준호 씨는 전문 성우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오로지 멘트다. 일반적으로 더빙된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다’를 생각하지만, 유튜브 더빙 콘텐츠를 보면서는 ‘웃기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더빙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물어보는 학생들은 보통 목소리 좋아지는 방법을 먼저 물어봐요. 사실 저는 더빙 콘텐츠 흥행이랑 목소리는 별개라고 생각해요. 더빙 콘텐츠에서 중요한 건 영상에서 싱크 맞추는 게 아니라 말을 얼마나 재밌게 하느냐 같아요.”
유준호 씨의 초반 인기 콘텐츠는 주로 '홈쇼핑 더빙 영상'이었다. 여기서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상품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것입니다.”라는 유행어가 탄생했다.

유준호 씨의 멘트는 80%가 애드리브다. 대본을 안 쓰는 건 아니지만 거의 주제 정도만 가이드라인 삼는 수준이다. 팬들이 제보한 영상이나 직접 찾은 영상들을 먼저 본 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주제로 설정한다. 기존 영상과 주제는 다를수록 좋다. 엉뚱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일수록 웃기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주제에 맞게 대사를 조금씩 짜며 녹음을 해나간다. 글을 미리 다 써놓으면 말의 빠르기와 녹음 길이를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애드리브를 선호한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도 아예 없지는 않다. 원본 영상 콘셉트마다 사운드 설정도 달리한다. 울리는 공간에서 찍은 영상에 더빙할 때는 울리는 공간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리를 만든다. 하지만 이 역시 더빙의 자연스러움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더 현장감 있게 웃기기 위해서다.

전략 2. 내가 재밌어야 남들도 재밌다. 타깃은 ‘나’!


음성은 섬세하다. 생각보다 감정을 잘 전달한다. 본인이 신나서 재밌게 녹음을 했다면 듣는 사람도 비슷하게 느낀다. 반면 콘텐츠 발행을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녹음을 하면 상대도 재미없게 듣는다. 내가 재밌어야 남들도 재밌다는 말이다. 그래서 유준호 씨는 타깃을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고 콘텐츠를 만든다.

“저도 재밌다고 생각해서 올리면 댓글에 ‘오늘 이거 레전드네’라는 말이 달리더라고요. 그래저 저는 타깃이 저에요. 제 콘텐츠를 보시는 분들은 주로 10대에서 20대 초중반, 남녀 성비는 남자 6.5대3.5 정도예요. 하지만 특정 층을 타깃으로 잡으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힘든 것 같아요.”

감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드는 직업 특성상 이슈나 트렌드에 대한 업데이트는 중요하다. 따로 공부하지는 않아도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는 항상 눈여겨보는 편이다.

유준호 씨

크리에이터 스스로가 재밌고 편한 분위기여야 하는 건 광고를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평소 집에서 혼자 녹음 작업을 하는데, 광고 콘텐츠를 작업할 땐 외부 녹음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자꾸 유리창 너머로 광고주들과 감독님들이 신경이 쓰이더란다. 한 마디를 뱉었을 때 그분들이 웃고 있지 않으면 계속 경직되는 게 스스로 느껴졌다. 눈치를 보고 있으면 콘텐츠가 재밌게 나올리가 없다. 그래서 유준호 씨는 녹음실에서 ‘오케이’를 받아도 집에 와서 다시 처음부터 녹음해서 광고주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전략 3. 조회수 로켓을 타기 위해선 ‘토요일’, 그리고 ‘4시’를 기억하자. 예열을 위해 초반 댓글 참여는 필수!


유준호 씨는 ‘1일 1콘텐츠’를 규칙으로 업로드를 진행한다. 주로 더빙에 집중하지만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패러디 영상, 노래 등을 올리기도 한다. 시간은 매일 오후 5시로 정했다. 이유를 물었다.

“오후 5시부터 사람들이 많이 보기 시작해요. 10시까지 피크로 제일 많이 보고, 자정까지는 계속 보죠. 근데 4시에 올리는 게 좋아요. 예열시간이라고 하죠. 사람들이 많이 보는 시간 조금 이전에 업로드해서 초반에 댓글을 열심히 달면 인기 영상에 올라갈 확률이 높아져요.”
유튜브 ‘유준호’ 채널의 업로드 시간표

예열시간이라는 비유가 찰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가 노출되게 하기 위해선 ‘인기’, ‘추천’ 리스트에 올라가는 게 좋다. 특히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는 시간에 그런 리스트에 올라가려면 그보다 약간 직전 시간에 유튜브 알고리즘의 관심을 끌어야 할 테다. 초반에 댓글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서 알고리즘이 해당 동영상을 ‘이슈가 될 만하다’로 판단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다만 이 방법도 플랫폼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유준호 씨는 해당 방법은 유튜브에 한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유통 경로로 삼는 크리에이터라면 그냥 5시에 올리는 편이 낫다고 추천했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특성상 업로드와 동시에 사람들의 뉴스피드에 무작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려던 즈음, 유준호 씨가 소개한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 전략이 있어 마지막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제목을 붙이자면, ‘키보드로 살펴본 바이럴 콘텐츠 만드는 방법’이다. 여태까지 자신의 콘텐츠 중 바이럴이 됐던 콘텐츠를 생각해보다가 떠올린 것이라고 했다. 키보드 왼쪽 상단의 물결(~) 기호부터 순서대로 숫자 5 위치의 기호(%)까지 담겨있는 전략 팁을 <블로터> 독자들을 위해 공개했다. 인터뷰 중 키보드를 하나하나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해주던 것을 이미지로 정리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