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블로터

지드래곤 ‘USB 앨범’으로 돌아보는 음반 변천사

힙한 앨범이 나왔다.

234,202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출처(사진=flickr.CC BY.Jackson Romie)

당신은 마지막으로 구매한 가수의 앨범을 기억하시나요? 기억한다면 그 앨범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잠깐. 아마 ‘앨범’이라는 두 글자를 생각했을 때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로 당신의 나이를 추측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날로그 향수가 강한 LP판부터 카세트테이프, CD…. 그러다가 MP3 플레이어가 유행을 휩쓸던 시점 이후로는 사실 우리에겐 ‘앨범을 산다’라는 인식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각종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편리해지고 나서는 더 그렇죠.

갑자기 웬 앨범 이야기냐고요?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형태의 앨범 발매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가수 지드래곤입니다. 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KWON JI YONG)’은 아래와 같은 이미지로 판매된다고 합니다.

출처(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냥 USB 메모리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사진이 실제 판매될 오프라인 앨범 모습입니다. USB 메모리 안에는 시리얼 넘버와 링크가 담겨있습니다. 아직 예약판매만 받는 중이라 실물이 확인되지는 않지만, USB 속 링크를 통해 제공되는 사이트에서 음원, 독점 이미지, 독점 영상 감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USB 메모리라니. 여전히 놀랍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드세터 답게 차별화 전략을 확실히 세운 것 같습니다. 환영할 만한 일이죠.

사실 앨범을 구매하는 행위는 그 형태에 따라, 음원을 재생하는 기기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노래를 듣는다는 큰 틀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돈을 지불했을 때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 노래를 전해줬는지가 달라도 많이 다릅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간단하게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출처(사진=flickr. CC BY. Trixi Skywalker)

LP


턴테이블 위를 한창 돌아가는 검은색 동그라미 판에 지지직거리는 소리까지. 추억의 LP는 음원 판매의 원조입니다. 바이닐 음반이라고도 하는데요. 당시엔 해외 유명 가수들의 음원이 담긴 LP를 서로 수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희귀한 앨범을 듣고 싶거나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음악카페에 죽치고 앉아있기도 했다는데요. 당시에는 이동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는 ‘휴대성’의 개념이 없었습니다.


CD가 등장하고 음악을 휴대기기로 들을 수 있게 되면서 LP는 서서히 하락세를 맞이합니다. 국내에선 생산도 중단됐는데요. 얼마 전 마장뮤직앤픽처스라는 업체가 국내 LP 생산공장 바이닐팩토리를 새롭게 런칭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최근 소위 ‘핫’하다는 지역을 중심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 LP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는 것으로 보아 LP시대의 귀환을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LP만이 줄 수 있는 추억의 소리라는 게 있기 마련이거든요.

출처(사진=flickr.CC BY.Generation Bass)

카세트테이프


‘테이프 줄이 늘어날 때까지 들었다’라는 표현 많이 들어보셨죠? 카세트테이프는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손바닥 절반만 한 크기의 네모난 그것을 말합니다. 카세트테이프는 내장된 끈 모양의 테이프가 4.75cm/s로 일정하게 움직이면서 소리를 전달하게 된다고 하네요.

워크맨은 음악 플레이어의 전설이죠.

출처(사진=flickr.CC BY.FaceMePLS)

이때 가수의 앨범을 산다는 건, 투명색 플라스틱 통에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사는 거였습니다. 플라스틱 통을 감싸고 있는 종이는 가사집이었죠. 앞으로 돌리려고 손가락을 가운데에 끼워 넣고 이쪽저쪽 돌려서 손가락 빨개진 경험도 많으실 겁니다. 이렇게 험하게 들을수록, 또 많이 들을수록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게 당연하죠.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서 다시 들었다는 사람도 꽤 봤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그때를 추억하며 ‘카세트테이프 듣는 사람들’이라는 카페도 있다고 하네요.


CD


가장 친근한 모습이네요. 아마 가장 오랫동안 앨범을 담았던 게 CD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한창 생산되고 보통 앨범이라고 상상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생산된 기간만큼 인기를 오래 누렸던 것은 아닙니다. CD플레이어가 활발히 이용되던 시절만이 CD 앨범이 가장 환영받던 때였죠. MP3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스마트폰 스트리밍 시대가 오고 나서는 CD 앨범을 구매하는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판매자들은 울상이었죠.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미니CD, N-CD라고도 불리더라고요. 일반 CD 지름이 12cm면 미니CD는 8cm였습니다.

출처(사진=유튜브)

새로운 미디어들


MP3 플레이어가 등장한 이후부터 음반 제작자들은 본격적으로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가수의 앨범을 CD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죠. 한때 앨범을 천만 장, 이천만 장으로 팔던 시절을 돌아오지 못하게 됐습니다. 음반 제작자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고민의 결과물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디지털디스크(DD)라는 것입니다. 앨범 콘텐츠를 휴대용 MP3에 담아서 판매했습니다. 재기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MP3 플레이어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출처(사진=옥션)

키노 앨범이라고 스마트 카드형 앨범입니다. NFC를 활용해 음악감상은 물론 뮤직비디오와 화보 이미지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출처(사진=옥션)

많이 특이하죠? 물론 지금은 사라진 모습들입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가수의 앨범은 단순히 노래를 듣는 차원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팬심에 기반한 물건의 의미를 띄죠. 보통 ‘굿즈’라고 합니다. 노래를 들을 수도 있지만 해당 가수의 이미지를 크게 집어넣어 굿즈 형태가 됐습니다. 가수의 앨범이 나왔고 어떤 식으로든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판매자 입장에서 생각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USB?

출처(사진=YG엔터테인먼트)

출처(사진=YG엔터테인먼트)

다시 돌아와서 지드래곤의 USB입니다. 어차피 노래는 다 스마트폰으로 들을 거, 굳이 CD로 만들 이유가 없다는 거죠. 아마 USB 링크로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할지라도 대다수의 구매자들은 자신이 원래 이용하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원을 들을 겁니다.


물론 LP가 사라져 씁쓸했던 것처럼, 또 카세트테이프가 사라져 아쉬웠던 것처럼 USB의 등장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팬 중심으로 소비되는 음반 시장에서 USB 앨범은 신박하고 흥미로운 아이템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창작자의 창작물에 대한 대가를 돈으로 지불하는 것. 그 형식만 온전히 유지되면 되는 거니까요. 오히려 다음번이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작성자 정보

블로터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