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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가가 세운 학교, 구경해봤니?

조회수 2016. 3. 15. 18: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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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처럼 학교를 혁신하라
교육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입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교육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기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죠. 한국에서도 다양한 학교의 모습이 있습니다. 특성화학교, 혁신학교, 대안학교까지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IT 기업 출신이 학교를 만드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이나 이공계 특성화학교를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IT 업계에서 추구하는 '혁신'의 가치를 학교 현장의 고스란히 투여하는 게 목표라고 하네요. 어떤 학교가 있는지 한번 둘러보실까요?
1. 칸랩스쿨
칸랩스쿨은 무료 온라인 강의로 유명한 칸아카데미가 만든 학교입니다. 칸아카데미는 방글라시아계 미국인인 살만 칸이 2008년 설립한 비영리단체입니다. 칸아카데미 이름도 그의 이름에서 따왔죠. 살만 칸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 전기공학, 컴퓨터과학으로 학사를 받고, 전기공학과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를 수여한 인물인데요. 졸업 후 그는 미국 보스톤에서 헤지펀드 분석가로 일하기도 했죠. 그러던 중 그는 12살인 사촌동생을 과외해주고 좋은 공부 자료를 유튜브에 올리다 칸아카데미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칸랩스쿨은 칸아카데미의 교육 철학을 오프라인 현장으로 적용한 결과물입니다. 2014년 처음 공개됐으며, 칸랩스쿨에는 미국 학년 기준으로 5학년에서 12학년까지 입학할 수 있습니다. 이 학교엔 현재 학생 58여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은 나이별로 나누지 않고, '로어스쿨(Lower School)'과 '랩X(Lab X)'로 구분해 반을 나누고 있는데요. 로어스쿨에서는 주로 한국기준으로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랩X에서는 중고등학생 학생들을 관리합니다. 로어스쿨은 1년 등록금은 2만3천달러, 우리돈 약 2700만원입니다. 랩X의 1년 등록금은 2만5천달러, 한국돈 약 2900만원입니다. 학교 위치는 구글 등 IT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고요.

칸랩스쿨에선 시험 점수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학생 개인에게 맞춤화된 수업을 지향하죠. 협업을 중시하고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학습이론을 적용해 수업을 구성합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의도적으로 다양한 아이들이 모일 수 있게 학생들을 뽑는 점입니다. 성별, 종교, 국적, 경제 수준 등에 상관하지 않고 학생들을 받고 학생들이 나와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만약 등록금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이 있다면 따로 장학금을 주기도 합니다. 칸랩스쿨에서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 기준에서 부모는 학생들의 평생 학습 동반자로서 학생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가족이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칸랩스쿨 링크
[IT열쇳말] 칸아카데미 읽기

2. 알트스쿨
알트스쿨은 구글 직원이었던 맥스 벤틸라가 2013년 공동 설립한 학교입니다. 알트스쿨은 스타트업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2014년 3300만달러(우리돈 약 390억원)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015년에는 투자금 1억달러(약 1100억원)를 받았습니다. 특히 2015년 투자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여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알트스쿨은 개인에게 맞춤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게 특징입니다. 나이에 따라 반을 나누는 대신, 아이의 흥미와 특성에 따라 반을 나눕니다. 현재 유치원생에서 중학생까지 알트스쿨에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알트스쿨은 교실을 작은 단위로 쪼갠 ‘마이크로학교’ 철학을 추구합니다. 이 때문에 교사는 전통적인 학교보다 더 적은 수의 아이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눈에 띕니다. 레지오 에밀리오 접근법은 이탈리아에서 나온 교육이론으로 어린이, 부모, 교사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작은 집단의 수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배운 것을 기록하고, 교사와 학부모를 이를 참고해 아이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미국 IT 언론사 <테크크런치>가 2015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맥스 벤틸라 공동설립자는 자신의 아이에게 홈스쿨링을 제공하는 대신 새로운 학교를 만들려고 했는데요.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알트스쿨이었다고 합니다.

구글 출신 설립자 답게 알트스쿨은 기술을 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알트스쿨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공통된 디지털 플랫폼에 피드백을 남기며, 교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에게 알맞은 교육 커리큘럼을 완성합니다. 알트스쿨 직원들은 3분의 1이 교육가, 3분의 1은 운영관리자, 3분의 1은 기술전문가로 구성됐다고 하네요. 학교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브루클린에 위치해 있습니다.

알트스쿨 등록금은 한국 기준으로 봤을 때 매우 비쌉니다. 한달 평균 등록금이 2900달러, 우리돈 약 350만원입니다. 알트스쿨은 10개월 단위로 운영하기 때문에 최소 1년에 3천만원 이상 든다는 뜻이겠죠. <테크크런치>는 기존 샌프란시스코 사립 학교에 비해서는 10-15% 정도 저렴한 금액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따로 장학금 제도를 두어 등록금을 일부 보조하고 있다고 하네요.

알트스쿨 링크

3. 미네르바스쿨
미네르바스쿨은 대학 컨소시엄인 'KGI'에 인가된 공식 대학입니다. 2011년 설립됐고, 2014년부터 학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 입학한 학생은 28명, 2015년 입학생은 111명이고요. 교수는 20여명입니다. 아직 설립 초기라 성공 여부를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관심을 보이는 학생 수는 꽤 많은 걸로 보입니다. 2015년에 입학원서를 지원하는 학생은 1만1천명이었다고 하네요.

미네르바스쿨을 졸업하면 일반 학교처럼 학위를 받습니다. 미네르바스쿨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적인 교실이 없다는 점입니다. 모든 학생은 4년 내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습니다. 동시에 학생들 100%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학생들은 기숙사 위치를 1년마다 바꿔야 합니다. 1학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숙사 생활를 하고, 2학년은 아르헨티나나 독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식입니다. 3학년은 인도나 한국에서, 4학년은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내고요.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거주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사는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 있는 많은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미네르바스쿨에서 진행하는 수업이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네르바스쿨의 인터넷 강의는 일방적으로 강의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영상통화 도구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학생과 교수가 얼굴을 보는 것에 끝나는게 아니라 교육에 필요한 협업 도구 및 수업 도구를 기술로 구현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rel]예를 들어, 미네르바스쿨에서 수업이 시작하면 모든 학생과 교수의 얼굴이 보입니다. 모든 강의는 20명 이하로 진행되고 수업은 세미나 형식입니다. 전통적인 강의실에서 교수가 질문을 하면 소수의 학생들이 손을 들어 의견을 말합니다. 교수는 발표 학생 외에 대다수의 학생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네르바스쿨 강의에선 교수는 20명의 학생 얼굴 밑에 ‘동의한다’와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교수는 덕분에 매번 발표를 잘하던 학생보단 지난시간 발표를 하지 않았던 친구의 이름을 부르고 의견을 묻기도 하고요.

시간이 지나면 20명 학생 중 말을 많이 한 학생 화면에 빨간색 배경이 입혀집니다. 말을 적게 한 학생 화면에게는 초록색 배경이 뜨고요. 교수는 모든 사람의 발표 내용을 기억하지 않고도 화면 색깔을 확인해 수업에 덜 참여한 사람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교수는 초록색 화면의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교수와 학생이 일대일 면담을 할 때도 좀 더 맞춤화된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교수는 단순히 학점만 보고 학생에게 상담을 하지 않고, 수업시간을 녹화한 영상을 직접 참고해 피드백을 줍니다. 예를 들어 “지난 A 수업에서 2분52초 부분에서 네가 말한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라고 평가하는 식입니다. 수업에서 발표했던 영상, 조별과제 때 작성했던 글, 그동안 제출한 과제들은 자동으로 모이기 때문에 교사는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학생에게 줄 수 있습니다. 교수뿐만 아니라 학교 관리자도 녹화된 수업을 보면서 교수의 역량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미네르바스쿨은 스타트업처럼 투자를 받아 개교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벤치마크캐피털로부터 2500만달러(약 290억원)를 투자받았다고 하네요. 2014년에는 TAL에듀케이션그룹, 젠펀드, 용진그룹 등으로부터 7천만달러(약 835억원)를 투자받았습니다. 미네르바스쿨 최고경영자(CEO) 벤 넬슨은 HP에 인수된 스냅피시라는 IT 기업을 설립한 벤처기업가이기도 합니다.

미네르바스쿨의 등록금은 1년에 1만달러, 우리돈 약 1천만원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조금 비싼 금액일 수 인데요. 미국 평균 대학등록금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켄 로스 디렉터는 “미국 대학교 평균 등록금의 4분1 수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미네르바스쿨은 따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저금리 학자금 대출이나 유급인턴 기회를 연동해 경제적인 지원을 보태고 있다고 하네요.
▲미네르바 스쿨 수업 예
▲미네르바 스쿨 수업 예

미네르바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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