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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배터리 내재화? 미래차 전략에 없었다②[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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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현대차그룹 완성차 수직계열화 구조.

출처(자료=NH투자증권)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사업은 ‘수직계열화’로 일군 사업입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990년대 IMF로 구조조정에 나온 기아차와 현대정공, 동부특수강 등을 인수해 지금의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현대제철 제철소에서 뽑은 쇳물로 자동차강판을 만들고, 현대모비스 등에서 부품을 생산해 현대차는 조립만 하는 구조죠.


하지만 배터리는 기존 현대차그룹이 추진했던 수직계열화와 규모가 다릅니다.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까지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고요. 현대차그룹이 이른바 ‘영끌’해 생산공장을 지어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 같네요.


배터리 사업은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는 반면 ‘마진’이 박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곳은 중국의 CATL 뿐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모두 전지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고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때까지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거죠.


배터리 사업이 기업의 기업가치를 견인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지만, 매년 어느 정도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우려스러운 시각이 있는 겁니다. 국내외 주요 배터리 업체는 지금도 앞다퉈 공장을 짓고 있어 투하자본을 회수할 시점을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는 배터리는 ‘미완의 에너지원’입니다. 액체 전해질로 인해 발열과 화재, 폭발의 위험성을 항상 안고 있고요. 에너지원을 갖고 있는 모든 물질은 열을 내고 있는데, 액체 전해질은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전고체전지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고, 토요타와 BWM, 현대차 등이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

출처(사진=현대차)

업계에서는 리튬이온전지의 시대는 10년 이후 종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후 수소를 탑재한 연료전지 전기차와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전기차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죠. 이 때문에 현대차가 당장의 눈앞의 이익과 경쟁 완성차 업체의 트렌드를 쫒아 배터리까지 수직계열화할 경우 사업성이 크지 않아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과거 현대차그룹은 세아베스틸이 1차 벤더로서 ‘바잉파워’를 얻게 되자 웃돈을 주고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적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평가한 기업가치는 1000억원 안팎이었는데, 3000억원 이상을 내고 인수했습니다. 현재 현대종합특수강(옛 동부특수강)의 영업이익률은 1%대를 이어가고 있고요. 당시 M&A가 현대차그룹에 핵심 소재인 특수강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데 기여했지만, 현대차그룹에 큰 시너지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배터리 사업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는 거죠.


특히 현대차그룹이 배터리를 직접생산할 경우 결과적으로 현대차의 영업마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고,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이미지.

출처(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등을 제시했죠. 이 외에도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같은 로봇 제조 업체를 인수하는 등 배터리와는 동떨어진 사업으로 사업 확장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폭스바겐과 달리 현대차는 배터리를 직접생산하기까지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며 “배터리를 직접생산한다면 수직계열화로 인한 장점보다 단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고체 전지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2017년 전고체 전지를 차세대 전기차로 낙점하고 개발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남양연구소 내에 전고체 전지 개발부서를 편재했고요. 이듬해 그룹의 모빌리티 관련 벤처 조직인 ‘현대 크래들(CRADEL)’이 미국 연료전지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죠.


실제 현대차가 투자한 회사 중 ‘솔리드파워’라는 회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을 생산하는 업체로 유럽과 호주의 주거용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SOFC는 산화지르코늄과 세리아 등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수소 연료전지죠. 2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가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SOFC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합니다. 전고체전지는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및 폭발의 가능성을 현저하게 낮췄고요. 화재는 2차전지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데, 전고체전지는 2차전지의 결함을 보완한 것입니다.

현대차의 모빌리티 벤처투자사 ‘현대크래들’이 투자한 솔리드 파워.

출처(사진=솔리드 파워)

그런데 전고체전지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덴드라이트 현상이 발생합니다. 덴드라이트 현상은 배터리 충전시 음극에 쌓이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입니다. 이 문제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고 화재나 폭발 가능성이 있는 거죠. 현대차와 삼성전자, BMW가 솔리드파워에 투자한 건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한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기 위해서이고요.


현대차가 전고체전지 개발에 직접 나서면서 배터리까지 수직계열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여러차례 배터리의 수직계열화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해 “국내 3대 배터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독자 생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강조했고요. 이어 “배터리 자체 조달은 일부에 국한된 얘기이고, 기본적인 배터리 수급은 국내 3대 전지회사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고체전지를 직접 생산할 계획은 있지만, 리튬이온전지의 직접 생산계획은 없다고 못 박은 셈이죠. 전고체전지 생산 체제는 또 미래의 일이 될테고요.지금까지 현대차가 보여준 전기차 행보 역시 배터리는 미래차 전략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행보였죠.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죠. LG, SK, 삼성이 모두 배터리를 생산하는 상황이고 한 국가 내에서 기술력을 갖춘 배터리 업체를 이렇게 많이 보유한 국가는 한국이 아마 유일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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