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에 'K-주사기' 보내줘야"..日 언론 주장

조회수 2021. 3. 10.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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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제공)

최근 일본에서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의 의료 혜택’을 입은 한국이 ‘K-주사기’를 일본에 보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에서 개발해 K-주사기로 불리는 특수 주사기는 코로나19 백신 1병당 접종 횟수를 5회에서 7회로 늘려준다. 하지만 일본은 이러한 특수 주사기 확보에 실패하면서 백신 접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출처: (야후재팬 뉴스 갈무리)

일본의 한류전문매체 ‘와우코리아’는 10일 ‘한국의 문 대통령이 K-주사기를 일본에 보내야 하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한국의 근대화에서 일본의 공헌은 의료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100여 년 전부터 일본의 의료는 한국인을 도왔다. (한국이 K-주사기로) 일본 의료에 기여한다면 좋든 나쁘든 한일 교류의 의미가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일본이 과거 한국에 의료 혜택을 베풀었다고 강조했다. 기사에서는 “1877년 일본 외무성은 지금의 부산 중구에 관립 ‘제생의원’을 설립했고 그해 조선인 2533명이 이용했다”며 “일본인 전용 병원인데 조선의 의료에도 크게 기여한 것”이라고 썼다.


또한 “천연두 퇴치의 아버지로 불리는 지석영 씨가 종두 접종법을 배운 곳이 제생의원이고, 1884년 왕비(명성황후)의 조카 민영익이 미국 선교사 의사와 일본인 의사의 외과수술로 목숨을 건진 덕에 1885년 조선 최초의 국립 현대 의료기관 ‘제중원’이 설립됐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러한 사례를 들면서 “‘일본 덕에’ 근대화의 세례를 받은 한국의 의료기술은 (현재) 눈부시게 발전했다”며 “한국의 반일로 일본의 기여를 모두 부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양식 있는 한국인들은 그걸 알면서도 말할 수 없을 뿐”이라고 썼다.


이어 “올해 ‘K-주사기’ 논쟁은 코로나 백신이 더 많은 일본인에게 접종되도록 하는데 자극이 되고 있다”며 “한국의 문 대통령이 남은 주사기를 일본에 보내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일본에 남는 백신을 한국에 보냈더라면 하는 망상에 빠진다”고 적었다.

출처: (픽사베이 제공)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일제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식민사관(植民史觀)에 기반한 것이다. 일본이 조선을 식민 지배한 것은 어디까지나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일본 정부가 부산에 제생의원을 설립한 목적 역시 조선인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조선으로 건너간 일본인과 기타 외국인을 위해서였다. 아울러 조선인을 치료한 것은 일본의 의료 기술을 통해 개화를 유도하고 민심을 누그러뜨려 통치를 수월하게 하려는 측면도 있었다.


“日, 국민 백신 접종에 126년 걸려”

출처: (픽사베이 제공)

일본 언론에서 이러한 억지 주장이 나온 것은 특수 주사기 부족 문제 때문으로 추정된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백신 공급 및 특수 주사기 부족으로 접종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일본은 특수 주사기 준비 실패로 화이자 백신 1병에서 5회분만 추출할 수 있는 일반 주사기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국내 업체가 개발해 ‘K-주사기’로 불리는 ‘최소 잔여형 주사기’(LDV·Low Dead Volume)를 통해 화이자 백신 1병에서 7회분을 추출할 수 있다. 같은 백신으로 접종 횟수를 20% 더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일본이 특수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하면 1200만명분의 백신이 폐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1병당 접종 횟수를 6회에서 5회로 줄인다”며 “(접종이 불가능한) 남는 1회분은 폐기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일본보다 1주일여 늦게 접종을 시작한 한국이 거의 7배나 많은 접종을 실시했다”며 “이 추세라면 일본인 1억26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 126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ANN 뉴스 갈무리)
백신 1병에 ‘7회 접종’이 가능한 주사기 관련 뉴스

이에 일본도 뒤늦게 특수 주사기 생산에 나섰다. 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일본 의료기기 업체 테루모가 화이자 백신 1병에서 7회 접종 가능한 주사기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업체는 내년 3월 말까지 특수 주사기를 약 2000만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미 연간이 아닌 월 2000만개를 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상태라서 비교가 되고 있다. 국내 최대 주사기 업체인 풍림파마텍은 “신설한 3공장 가동이 이르면 오는 10일 생산에 들어간다”며 “이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월 2000만개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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